조혈모세포 기증 바로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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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은호 기자
  • 승인 2016.08.23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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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분의 1’ 확률 조혈모세포기증, 1% 나눔문화 확산

▲ 환자와 기증자 간의 조직적합성항원(HLA)형 일치 확률은 부모 5%, 형제자매 25%, 타인의 경우 수천에서 수만 분의 1로 매우 낮다.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등록자가 더욱 많아야 하는 이유다.

대학생 최원익(25, 서울 일원동)군은 지난해 12월, 교환학생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날 반가운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을 환자가 나타났다는 연락이었다. 5년 전 조혈모세포기증 희망등록 했던 것이 기억난 원익군은 그 자리에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식하겠다”고 말했다.

혈액세포 만드는 조혈모세포
일치 확률  수천~수만분의 1
까다로운 건강검진 거치기에
기증자의 신체 건강이 필수


원익군이 조혈모세포기증 희망등록을 한 때는 새내기였던 지난 2010년. 대학축제가 한창이었던 교내 캠퍼스를 지나다 갖가지 먹거리와 놀거리가 가득한 부스들 가운데에서도 조용히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조혈모세포기증 희망등록 부스를 발견하고 나서다. 일치 확률이 남남일 경우 2만분의 1에 불과하다는 설명을 듣고 “로또 당첨보다 어려울 것 같은 확률에 일치하면 환자뿐 아니라 나에게도 행운이겠다고 생각했다”는 원익군은 “입대와 교환학생 등으로 희망등록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5년 만에 일치 환자가 나타났다는 소식에 두려움보다는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골수 기증 기회가 생겨 기뻤다”고 말했다.

원익군은 이후 정밀검사를 받고 일치율이 소수점 4자리 이하까지도 정확히 맞아 이식할 수 있다는 최종 진단을 받았다. 환자 건강상태로 인해 이식 날짜가 늦어지면서 오는 10월 이식을 앞두고 있다.

원익군은 “나야 잠시 아프면 되지만 백혈병 등 병마와 싸우는 누군가는 생사를 오가는 문제”라며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조혈모세포기증 희망자가 더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혈모세포(Hemopoietic stem cell)란 혈액을 만드는 어머니 세포를 말한다. 정상인의 혈액에 약 1% 정도 해당되는 조혈모세포는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 모든 혈액세포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진 세포다. 골반뼈, 척추, 대퇴골, 흉골, 갈비뼈 등 뼈 내부에 존재하는 골수에서 대량생산되며 산모의 태반 및 탯줄의 혈액에도 조혈모세포가 존재한다.

조혈모세포 기능에 장애가 생겨 정상적인 혈액을 만들어내지 못해 발생하게 되는 질병에는 백혈병, 재생불량성빈혈, 혈액암 등이 있다. 이와 같은 난치성 혈액종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적절한 시기 이식을 받으면 완치될 수 있다. 항암제, 방사선 등으로 병든 조혈모세포를 모두 소멸시킨 이후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받는 것이다.

환자와 기증자 간의 조직적합성항원(HLA)형이 일치해야 하는데 이들의 일치 확률은 부모 5%, 형제자매 25%, 타인의 경우 수천에서 수만 분의 1로 매우 낮다. 기증자의 조혈모세포는 기증 후 2~3주 이내에는 기증 전 상태로 원상회복이 가능하며 기증자의 혈액세포 생산능력에는 전혀 지장을 받지 않는다.

 
조혈모세포 기증은 기증 희망등록, 기증 과정, 채취 과정으로 진행된다. 먼저 조혈모세포 기증희망자 등록신청서를 작성하고 조직적합성항원형 검사를 위해 3~5ml 정도의 혈액을 채취한다. 이후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 조혈모세포 기증희망자로 등록한다.

조직적합성항원형이 일치하는 환자가 나타난다고 해서 바로 이식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담을 거쳐 최종 기증 의사를 확인하고 건강 상태 확인을 위한 까다로운 검진을 거친다. 조혈모세포 이식을 안전하게 실시하기 위해서는 기증자의 조직적합성항원이 환자의 것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을 때 조직적합성항원 타입이 일치하지 않은 경우 환자의 몸에 백혈구가 남아 이식된 조혈모세포를 배척해 이식 후에도 혈액을 만드는 능력이 회복되지 않는 생착부전 상태가 되거나 ‘이식편대 숙주반응(GVHD)’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만 18세 이상 40세 미만의 건강한 사람만이 기증할 수 있고 까다로운 검사를 거쳐야 하기에 기증자의 신체 건강이 필수다.

2004년 보건복지부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 모집 기관으로 선정된 생명나눔실천본부(이사장 일면 스님)는 조혈모세포기증 희망자를 모집하고 희망자의 혈액샘플을 통해 조직적합성항원형을 검사해 일치자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조혈모세포 희망등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 생명나눔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기증에 동참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전국 사찰 및 대학, 군부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조혈모세포 희망등록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지난 한 해에만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등록자가 2500명에 이른다. 생명나눔실천본부는 올해 전국 30여 사찰과 업무협약을 추진하고 희망등록자 생명나눔 문화 확산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시작된 조혈모세포 착한릴레이는 기증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실기증률을 높이기 위해 생명나눔실천본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국민 희망캠페인이다. 5인 이상 단체가 미리 캠페인을 신청하면 생명나눔실천본부 직원들이 원하는 장소에 직접 방문,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등록 캠페인을 함께 진행한다. 신청자가 조혈모세포 희망등록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직접 자원봉사자로 나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홍보까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면 스님은 “부처님께서는 나 한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온 우주 만물의 기운이 필요하다고 하셨다”며 “그만큼 생명은 귀하게 받는 것이며 내 몸을 아끼듯 다른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 나눔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이식만이 마지막 수단인 수많은 이식대기자가 애타게 기증자를 기다리고 있다”며 “어려움 속에서 삶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는 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는 자비 실천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02)734-8050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356호 / 2016년 8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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