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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틱한 여인들 삶 속 붓다

  • 불서
  • 입력 2016.08.23 16:16
  • 수정 2016.08.2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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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다시 태어나지 않기로 했다’ / 조민기 글·견동한 그림 / 조계종출판사

▲ ‘그녀는 다시 태어나지 않기로 했다’
부처님 곁에는 여인들이 많았다, 아니 많다.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부처님 모신 사찰 법당에 자리를 차지한 대다수가 여인들이다.

철저한 지계로 수행하고 대중을 교화해온 부처님이 왜 여성에게 인기가 많을까. 그것도 2600여년 동안 오래 인기 있는 비결이 뭘까. 어째서 한 남성에게 예나 지금이나 제각각의 사연을 품고 털어놓을까. 그 마력(?)이 궁금했다.

작가 조민기의 톡톡 튀는 호기심과 상상력이 ‘그녀는 다시 태어나지 않기로 했다’를 세상에 내놨다. 부제가 ‘붓다를 만난 여인들’이다. ‘부처님의 십대제자’에 이어 다시 한번 작가 조민기가 사심 발휘해 ‘팬질’을 했다. 사캬족 왕자 신분으로 태어난 ‘원조 엄친아’ 싯다르타를 차지한 아내 야소다라부터 요염하게 치장해 교태를 부린 마왕의 딸들까지 작가에겐 이야깃거리가 됐다. 잘 생긴 ‘오래된 오빠’ 부처님에게 다가간 ‘이모팬’들 사연을 뒤적였다.

수행자의 길을 걷게 된 후에도 부처님은 여러 여인들의 사랑과 도전(?)을 받았다. 누군가는 부처님에게 귀의해 많은 재물을 시주했다. 누군가는 책 제목처럼 윤회의 고통스러운 삶을 여의고자 부처님과 같은 길을 걸었다. 어떤 여인은 이성으로서 사랑의 감정을 품었고, 청혼까지 했다. 반면 플라토닉을 지향하는 팬도 있지만 악성 팬도 있기 마련이다. 의도적으로 접근해 추문을 일으키거나 앙심을 품고 복수를 결행한 여인도 있었다. 계층 역시 다양했다. 왕비가 있었고 노예가 있었고 유녀도 있었다.

 
작가는 싯다르타의 여인들, 귀의한 왕의 여인들, 부처님을 따랐던 좋은 여인들과 괴롭힌 나쁜 여인들, 기구한 사연의 이상한 여인들 21명을 책에 담았다. 여느 멜로, 복수극을 보는 것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케마 왕비는 황금가마를 타고 출가한다. 지금으로선 믿기지 않는 일이다. 재벌가 딸로 남부럽지 않게 살다 가난하지만 올바르게 사는 평범한 남성에게 반한 엉터리 드라마 같다. 얼굴에 점하나 찍고 나타났음직한 복수의 화신이 된 악녀 마간디야, 스캔들을 일으킨 순다리와 찐짜 등 부처님 재세에도 나쁜 여인들이 있었단 사실이 새삼스럽다.

알고 보면, 수많은 여인들의 사연 속에서 부처님 가르침이 오롯이 빛난다. 기녀에 불가한 암바빨리도 성스러운 부처님을 따랐다. 아들과 남편을 잃고 미쳐 버린 ‘이상한 여인’ 빠다짜라는 극적으로 부처님에게 귀의했다.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아름다운 창부 웁빨라완나는 자비롭게 자신을 바라보는 부처님 앞에서 쉴 새 없이 눈물을 흘렸고, 부처님은 그를 제자로 받아 들였다.

도대체 어떤 사연들이 있었을까. 작가는 부처님의 위대한 가르침을 행간에 넣었다. 소설 혹은 어른을 위한 동화 보듯 읽어 내려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가르침과 만난다. 서정적이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견동한 작가의 그림은 가르침에 빛을 더한다.

경전 속에 봉인돼 있던 여인들 드라마틱한 삶이, 그 삶에 녹아있는 부처님 가르침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권한다. 부처님과 여인이라는 어색한 인연의 조합을 둘러싼 운명과 희로애락이 담겼다. 왜 그녀들은 다시 태어나지 않기로 했을까. 1만6000원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356호 / 2016년 8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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