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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청소년 설법과 스토리텔링 ②

속담 적절히 활용하면 여운과 즐거움 선사

주제를 ‘오늘 할 일을 하라’로 정한 청소년 설법 줄거리는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한 후 친구의 중요성, 그리고 인격수양을 강조하기 위해 ‘인격을 닦기 위해 노력하라’는 소주제로 스토리텔링으로 이어갔다.

우리 청소년 비유법 좋아해
시적인 문장 적극 활용하길

먼저 청소년의 호기심을 유도한 뒤,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성장기 청소년들에게는 많은 경험을 쌓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간접체험’으로 익혀가는 방식을 일러준다. 그것은 독서일 수 있고 답사여행일 수도 있다. 그렇게 다양한 경험이 쌓여 인격을 형성한다고 일러준다. 그런 경험과 친구와 만남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자 다시 소주제를 ‘좋은 만남, 좋은 친구 갖기’로 정했다. 청소년 시절에 다양한 만남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자신을 가꾸어 가면서 좋은 친구를 만나는 삶이 곧 큰 기쁨임을 역설했다. “그럼 어떤 사람이 좋은 친구일까?” ‘법구비유경’의 경전을 인용해 설명했다.

“부처님께서 어느 날 제자들과 길을 나섰다가 비가 와 빈집에 들어가 비를 피했다. 비가 갠 뒤 다시 길로 나섰는데 길가에 헌 종이가 떨어져 있어 부처님은 한 비구에게 그 종이를 주우라고 하셨다.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그 종이는 무엇에 쓰였던 종이인가.’ 그는 대답했다. ‘향을 쌌던 모양입니다. 지금은 버려져 있지만 아직도 향내가 배어있군요.’ 말없이 길을 가는데 이번엔 새끼 도막이 길가에 놓여 있었다. 부처님은 그것을 주우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다시 물으셨다. ‘그것은 무엇에 썼던 새끼 도막인가.’ ‘이 새끼에서는 비린내가 납니다. 아마도 생선을 묶었던 모양입니다.’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든 본래는 깨끗하지만 그 인연에 따라 죄와 복을 일으킨다. 어진 사람을 가까이 하면 뜻이 높아지고, 어리석은 사람을 벗하면 재앙이 닥친다. 그것은 마치 종이가 향을 가까이 했기 때문에 향내가 나고, 새끼는 생선을 가까이 했기에 비린내가 나는 것처럼 무엇인가 점점 물들어 가면서도 사람들은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부처님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악한 사람에게 물드는 것은 냄새나는 물건을 가까이하듯 조금씩 허물을 익히다 자신도 모르게 악한 사람이 된다. 어진 사람에게 물드는 것은 향기를 쏘이며 가까이 하듯 지혜를 일깨우며 선을 쌓아 자신도 모르게 선한 사람이 된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친구를 닮아간다. 좋은 친구는 삶의 동반자로 훌륭한 그늘과 벗이 되어줄 수 있다. 그러면서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보배다”라는 속담을 인용해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연재한 글에서 ‘경전은 비유법의 보고’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OECD국가에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독해력과 어휘력 부문에서 최고를 자랑해왔다. 그만큼 청소년들은 비유법에 매력을 느끼고 이를 생산하고 즐길 줄 안다. 청소년 설법에서 비유법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설법은 다시, ‘잡아함경’의 ‘좋은 친구와 나쁜 친구’, 그리고 ‘법구경’의 ‘벗’에 대한 시적인 문장을 인용해 마무리함으로써 설법의 품격과 감동과 여운과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했다.

“어떤 친구가 나쁜 친구이면서/ 착한 벗인 양 겉모양 꾸미는가./ 마음으론 진실로 싫어하면서/ 입으로는 그 마음 같다 떠들며/ 일을 같이 하기는 즐겨하지 않나니/ 그러므로 착한 벗 아닌 줄 아느니라./ 입으로는 은혜롭고 부드러운 말 하면서/ 그 마음은 완전히 거기에 맞지 않고/ 하는 일마다 서로 어긋나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깨달아 알라./ 그런 친구는 실로 나쁜 친구이면서/ 착한 벗인 양 겉모양 꾸미거니./ 어떤 친구가 착한 친구로/ 두 몸을 한 몸처럼 생각하는가./ 두 몸이 한 몸 같은 착한 친구는/ 스스로 방일하여 억제하지 않거나/ 일을 방해하거나 의심을 품고/ 허물 꼬투리 잡으려 하지 않네./ 착한 친구를 의지하는 편안함은/ 자식이 아비 품에 안긴 듯하여/ 아무도 그 사이를 뗄 수 없나니/ 그는 착한 벗일 줄 알아야 한다.”(잡아함경), “참된 벗에는 세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이익 되지 않는 것 덜어 주고/ 둘째는 남의 이익 만들어 주며/ 셋째는 어려울 때 버리지 않는 것이다”(법구경)

박상건 동국대 겸임교수 pass386@hanmail.net
 


[1357호 / 2016년 8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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