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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 추구 남녀차별 있을 수 없다”

  • 불서
  • 입력 2016.09.1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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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페미니즘과 리더십’ / 본각 스님 등 / 불광출판사

▲ ‘불교 페미니즘과 리더십’
시간이 지날수록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높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곳곳에서 여성의 능력과 역할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남성 위주의 편협한 시각과 오래된 관습에 둘러싸인 채 고통을 호소하는 여성들도 여전히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비의 종교인 불교는 남녀평등과 소외된 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노력해야 함은 물론, 스스로도 그 길로 나아가야 할 의무를 지닌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불자들이 여성에 대한 경전 속 부정적 기록들을 근거로 불평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과연 타당한 것이며, 나아가 이 시대 여성불자들은 어떤 위상을 갖춰나가야 할까. 불광출판사가 펴낸 ‘불교 페미니즘과 리더십’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전 세계 여성불자들의 시각에서 제시하고 있다.

책은 세계최대 불교여성단체인 ‘샤카디타 인터내셔널’이 주최하는 세계불교여성대회에서 발표된 논문 가운데 중요한 것들을 골라 엮은 것이다. 지구촌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불자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여성불자들이 가져야 할 리더십 모형을 모색하는 한편, 각 나라 비구니승가의 현황을 진단,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대만의 석(釋) 꾸어시앙 스님은 ‘대만 비구니스님은 어떻게 성장하였나’에서 비구스님들의 후원과 양성평등운동의 적극적인 지지가 오늘날 대만 비구니계의 성장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음을 설명했다. 스님은 “대만의 여러 저명한 비구들 가운데 특히 인순(印順) 스님은 비구니를 전적으로 지지했다”며 “인순 스님은 여성은 불교의 가르침을 받을 수 없다는 생각은 불법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엄(聖嚴) 스님과 성운(星雲) 스님의 예를 들며, 이들 비구스님들이 제자들 사이에서의 남녀평등을 강조하는 등의 노력 덕분에 많은 비구니들이 교단에서 활동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앙승가대 교수 본각 스님은 ‘여성 수행의 의미와 가치-경전자료를 중심으로’에서 경전 속 여성에 대한 긍정·부정적 기록을 살펴보고 당시 시대상과 결부시켜 설명했다. 스님은 “(부정적 기록은) 여성에 대한 애욕에 흔들리는 남성들의 두려움과 종래 인도 사회에 만연했던 여인에 대한 편견을 경전 편찬자가 기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우바이정행법문경’에 보면 부처님 재세 시에는 재가불자도 수행으로 근본을 삼았고 여성불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진리를 보는 눈을 갖추고 욕망으로부터 털고 일어서는 일은 남자건 여자건 모두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 ‘불교 페미니즘과 리더십’은 여성불자들이 가져야 할 리더십 모형에 대한 담론이다. 사진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14차 세계여성불자대회 모습.

남성성이 강조되는 기존의 리더십을 답습하는 대신 상황에 따른 역동적이고 포괄적인 리더십을 창출해내야 한다는 주장도 흥미롭다. 캐롤 윈클만 미국 자비에르대학 교수는 ‘떠오르는 여성불자의 리더십-신성과 불경의 교차점’에서 “전통적으로 남성에 의해 활용되던 단호한 리더십을 실행하는 것은 위해하고 자기 파괴적일 수 있다. 위대한 불교 리더십의 원형적 유형에 대한 호소 역시 각각의 문화적 상황을 쉽게 극복할 수 없다”며 “현명한 불자는 해당 상황과 모순되는 담론들을 분석하고, 더불어 특정 리더십 관행에 대해 식견 있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보살임과 동시에 언어학자로서의 리더십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책의 각 논문들은 지혜와 자비의 여성적 영성이 불교 페미니즘의 모토임을 되새기고 있다. 2만3000원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59호 / 2016년 9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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