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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수행 박명희씨-상

기자명 법보신문

사랑하는 아들 잃은 슬픔
불법승 삼보 안에서 치유
환희선원서 좌선에 몰두

▲ 53·법정행
15년전 쯤 능인선원 31기 불교대학 재학 중 새벽기도를 하고 졸업 후엔 봉사도 하며 살았다. 어린 자녀들을 돌보느라 힘들긴 했지만 초발심에 즐겁게 다닐 수 있었다. 도중에 집안에 일이 생겨 그만두고 능인선원을 떠나기 전까지….

아이들 키우고 집안일 하느라 기도도 잊어버리고 살았다. 겨우 집 가까운 동네 사찰에서 입시기도만 하고 살았고 입시가 끝남과 동시에 잊어버렸다. 신심 날 땐 집에서 혼자 몇 개월간 염주 돌리고 경전 읽고 몇 시간씩 기도를 할 때도 있었지만 꾸준하지는 않았다. 제대로 부처님을 모르고 그냥 이름만 불자로 살고 있었다. 독실한 불교신자이신 친정어머니께선 항상 말씀하셨다. “시간 날 때마다 기도하고 염불해라.” 여든 연세의 친정어머니께선 아직도 아침마다 2시간씩 모든 자식들을 위한 기도를 하시고 날마다 사경을 거르지 않고 하신다.

뭘 모르고 살던 나는 벌을 받았나 보다. 1년 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듬직하고 똑똑한  아들을 잃었다. 속이 깊고 배려심 많은 침착하고 현명한 아들이었다. 한동안은 일상이 눈물이고 가슴이 답답하고 막막한 시간들이었다. 운전하면서도 울고, 평소 아들이 좋아하던 음식만 봐도 울고, 아들의 사진을 어루만지며 울었다.

집에 있으면 자꾸 눈물만 나서 법당에 나와 스님 법문 들으면서 마음공부를 하고 조금씩 치유했다. 경전공부를 함께하니 더 도움이 되었다. 아들은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항상 곁에서 함께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마음이 편안해져 갔다. 이승과 저승이 다르지 않으니 차별을 둘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가를 위한 우란분재 3재 때 일이다. 모두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암송하기 시작했는데 귀에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웬일인지 그날은 제사 후반부쯤 되었을 때부터 흐느끼기 시작했다. 어찌나 울었는지 눈이 발갛게 부었고 재가 끝나 스님께서 법문을 하시는데도 울음이 그치질 않았다. 아들의 49재를 지내는 동안 아들은 나를 다시 기도에 나오게 만들고 참선을 시켰다. 새벽만 되면 기도를 하라고 잠에서 깨웠다. 그리고 참선을 시켰다. 아들이 나에게 준 너무도 귀하고 감사한 선물이었다.

2015년 7월9일 참선반 25기로 등록했다. 평소 허리 디스크에 목 디스크, 척추측만증을 가지고 있었다. 손엔 류마티스 초기증상이 있어, 아침에 일어나 주먹을 쥐면 통증으로 쥘 수가 없었다. 아는 사람들은 모두들 한마디씩을 한다. 보기엔 멀쩡해 보이는데 몸은 할머니 몸이란다. 그런데 차크라 아사나(좌법)를 하고 있는 지금은 몸이 많이 유연해져 허리나 다리 통증으로 고생하지도 않는다. 자고 일어나 주먹을 쥐어도 손이 아프지가 않다. 예전보다 장운동도 활발해져 소화도 잘된다.

8월15일 광복절 휴일이라 집에서 쉬면서 좌선을 했다. 시간이 지나자 눈앞에 나타난 하얀 구름이 발부터 가리기 시작하더니 점점 올라와 다리를 뒤덮었다. 잠시 후 어떤 기운이 몸 위쪽으로 올라오는 것이 느껴지며 현기증이 났다. 명치 부위에서 연두와 초록 중간색 정도의 빛이 목까지 천천히 올라왔다. 기운이 잠시 머물다 머리 쪽으로 하얀 기운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더니 환한 빛이 분수처럼 쏟아져 나와 탄산음료 거품처럼 쏴한 청량함이 느껴졌다. 환희심에 왠지 가슴이 뭉클해져 눈물이 나며 합장을 했다. 다음날 기쁜 마음에 스님께 여쭤봤더니 좀 더 지켜보자고 말씀하셨다.

기도 뒤 차크라 아사나를 하고 참선을 하면서 시간될 때마다 횐희선원에 가서 좌선했다.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 시간 되는대로 앉았다.

[1359호 / 2016년 9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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