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6.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서구사회에 불교의 심오함을 소개한 19세기 대표 철학자

▲ 노년의 쇼펜하우어의 모습.

“만약 저에게 진실의 본질이 무엇인지 질문하시고 그 대답을 제 철학으로 설명하시라고 한다면 저는 제 철학적 논리들은 뒤로 숨기고 부처님의 말씀들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불교 철학만큼 위대한 것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프러시아 서부에서 출생
철학에 빠져 유년기 보내

불교와 서양철학 접목해
독창적인 철학세계 열어

간단한 가구에 소박한 삶
서재 한쪽에 불상도 모셔

불교 생명사상 받아들여
동물학대 맹렬하게 비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 hauer)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철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쇼펜하우어’라는 철학자의 이름을 학창시절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철학은 전 세계의 수많은 작가와 철학자와 예술가에게 영향을 미쳤다. 레프 톨스토이(Lev Tolstoi), 헤르만 헤세(Herman Hesse),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Fyodor Dostoyevsky), 프리드리히 니체(Fredrich Nietzche),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 등 근현대를 풍미했던 위대한 인물들이 모두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영향을 받았다.

쇼펜하우어는 1788년 프러시아 서부 그타니스크(현재의 폴란드 발트해 연안의 항만 도시)라는 항구도시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성공한 사업가였으며 어머니는 유명한 예술가였다. 그러나 그는 부모님의 불화로 방황하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는 쇼펜하우어가 자신의 뒤를 이어 성공한 사업가가 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그의 아버지는 쇼펜하우어를 유명 사립학교에 입학시켰고 상업을 전공하도록 했지만 그는 인문학, 특히 철학에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그는 대학에 진학한 뒤 상업 아닌 의학을 선택했다. 그러나 ‘칸트’ 철학을 접한 뒤 의학도 그만두고 철학에 발을 들여 놓게 됐다. 사실 쇼펜하우어는 어린 시절부터 철학 서적들에 매혹되어 철학에 빠진 채 유년시절을 보냈고 그가 숨을 거두던 1860년까지 다양한 철학사상을 발전시켰다. 쇼펜하우어는 어릴 때부터 삶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에 관해 큰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다방면으로 다양한 서적들을 읽어나갔다.

▲ 단치히에 위치한 쇼펜하우어의 집.

쇼펜하우어가 철학을 하던 시절 서양에는 금욕주의가 만연했다. 많은 철학자들은 인간의 삶은 고통과 번뇌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욕망을 절제하고 정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궁극적인 휴머니즘을 성취할 수 있다고 믿었다. 쇼펜하우어는 유명한 작품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서 자신은 세계라는 수수께끼에 진정한 해결책을 제시하여 많은 이들에게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이 책은 서양 철학사에 큰 획을 그었고 많은 철학자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쇼펜하우어는 동양의 철학에 깊이 매혹되었던 최초의 서양 철학자라 할 수 있다. 특히 쇼펜하우어는 불교에 기반 한 그의 철학과 서양의 사상들을 접목시키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19세기 중반부터 후반까지 불교가 유럽 전역에 본격적으로 전해지기 시작하면서 쇼펜하우어는 예전부터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었던 불교와 서양철학을 접목시켜 독창적인 그만의 철학이론을 펼칠 수 있었다. 쇼펜하우어는 ‘지혜’라는 덕목은 서양의 철학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며 단지 부처님의 말씀으로만 이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쇼펜하우어는 아무리 큰 위험과 고난이 닥쳐와도 욕망을 제어하고 부처님께서 강조하신 명상을 실행하면 그저 지나가는 사소한 일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쇼펜하우어가 그의 집에서 가장 아꼈던 그의 불상.

쇼펜하우어는 젊은 시절부터 불교서적들에 집중했고 불교와 부처님께서 강조하신 말씀들이 그가 인생을 정의하는데 많은 해답을 제시한다고 믿었다. 그 당시 서양의 많은 철학자들이 얻고자했던 욕망을 절제하는 방법에 대해 쇼펜하우어는 불교에서 해답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쇼펜하우어는 ‘열반(Nirvana)’이라는 개념을 ‘소멸’이라는 단어와 동일시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는 했지만 쇼펜하우어는 서양과 동양의 철학을 조화롭게 접목시킨 최초의 철학자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쇼펜하우어는 1814~1818년 드레스덴(Dresden)에서 거주했고 그 곳에서 수많은 저서들을 집필했다. 그는 그 이후 이탈리아로 떠났고 1831년 독일의 베를린으로 돌아왔다. 당시 베를린에 만연하고 있던 콜레라 때문에 쇼펜하우어는 베를린을 떠나 프랑크푸르트에 정착해서 세상을 떠났던 해인 1860년까지 머물렀다. 쇼펜하우어는 자택을 소박한 가구들과 검소하고 단순한 데코만으로 장식했다. 그래서 그 곳을 방문하는 지인들과 친구들은 종종 그가 그 집에서 잠시 머무르는 것으로 생각했다. 검소하고 조용한 삶을 염원했지만 쇼펜하우어의 집은 유명인사와 친구들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방문했다. 그러나 쇼펜하우어는 자신에게 최고의 친구는 그의 강아지였다고 고백했다. 또 그 소박한 집에서 그가 가장 소중히 여겼던 것은 고졸한 가구들 사이의 한 구석에 위치한 작은 불상이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가정부가 불상을 보면서 어떤 것인지 물어 봤을 때, 쇼펜하우어는 부처님을 세상에서 가장 해박하신 지식인이라고 설명했다는 일화도 전해져온다.

쇼펜하우어는 한국의 사상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의 철학은 실제로 한국의 인도주의와 사회과학이 단단한 기초를 다지는데 도움을 주었다. 또한 한국에서는 그들의 전공과 상관없이 데카르트와 칸트, 그리고 쇼펜하우어 이름의 약자를 따서 만든 데칸쇼(Dekanscho)의 작품들 중 최소 한 작품은 읽어야만 한다고 여기고 있다. 또 중고등 교육의 기본 필수 과정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서 그의 큰 그림자를 인식할 수 있다.

▲ 쇼펜하우어의 대표작인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삶에 대한 열정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었으며 생명에 대해 깊은 자비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동물을 잔인하게 대하는 것에 대해 맹렬한 비판을 가했다. 그는 동물의 생명에 대한 존중은 인간이 취해야 할 의무이며 아무리 작은 동물이라도 위해를 가하는 행동은 인간이 해서는 안 될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쇼펜하우어의 사상은 당연히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부처님의 “살아있는 생명에 해를 가하는 행동은 매우 천한 행동으로 모든 살아있는 존재들을 사랑과 존중을 가지고 대할 때 스스로 고귀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가르침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쇼펜하우어는 작은 동물이라도 그들은 자신만의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에게 해를 가하는 것은 서양 특유의 잔인함과 야만적인 잔혹행위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쇼펜하우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왜냐하면 그가 흔히 염세주의자로 오해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교가 세상을 고통으로 규정하고 수행을 통해 열반으로 나아가듯이 쇼펜하우어 또한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이를 통해 올바른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한것은 아니었을까?

19세기 유명철학자 중 불교철학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던 쇼펜하우어는 부처님이 강조하셨던 모든 덕목들을 자신의 서양 철학을 통해 이론적으로 또 과학적으로 풀어 설명함으로써 불교가 주목받지 못했던 유럽 대륙에 불교철학을 간접적으로 소개한 천재적인 철학자로서 기억될 것이다.

알랭 베르디에 저널리스트 yayavara@yahoo.com

[1359호 / 2016년 9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