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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14-2. 상품중생(上品中生)

직접 방등경전 읽고 외우지 않아도
의미 이해해 행하면 극락으로 왕생

“상품중생은 (다음과 같다.) 반드시 (대승의) 방등(方等)경전을 읽고 외우지 않더라도”라고 양보하는 말로써 시작합니다. 앞의 상품상생에서 저 아미타불의 나라에 왕생하는 세 부류의 중생이 있다고 하면서, 그 두 번째로 “대승의 방등경전을 읽는” 중생들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상품중생은 이치 깊이 믿으며
대승 올바른 진리 비방 안 해
목숨 다할 때 아미타불 나타나
천명 화불과 더불어 손 내밀어

넓고 깊은 진리를 말씀하시고 있는 대승불교의 경전을 읽는 중생들은 상품상생의 근기에 들어갑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지금 ‘관경’을 읽고 있는 저희들은 모두 상품상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상품상생과는 달리, 상품중생에서는 비록 “반드시 (대승의) 방등경전을 읽고 외우지는 않더라도 (경전에서 설하는) 의미를 잘 이해하여 궁극적인 의미에 대해서 마음으로 놀라거나 후퇴하지 않고서, 깊이 원인과 결과의 이치를 믿고서 대승을 비방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저 앞에서 들었던 삼복(三福)의 법문이 떠오릅니다. 삼복 중 셋째, 즉 행복(行福)에서는 “보리심(菩提心, 왕생극락하고자 하는 마음)을 발하여 대승경전을 읽으며 원인과 결과의 이치를 깊이 믿고 수행자들에게 (극락에 왕생하자고) 권진하는” 중생은 극락에 왕생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 부분을 다시 둘로 나누면서, 대승경전을 읽지는 않더라도 원인과 결과의 이치를 깊이 믿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왕생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생각나는 것은 ‘무량수경’에서 설하는 법장보살(아미타불의 전신)의 48원 중에서 제18원입니다. 아미타불의 명호를 열 번(상권) 내지 단 한 번만이라도(하권) 외게 된다면 아미타불의 나라에 왕생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두 가지 경우는 예외인데, 오역죄(五逆罪)를 범한 자와 대승의 올바른 진리를 비방하는 죄를 범한 경우입니다.

그만큼 대승의 방등경전을 읽느냐 안 읽느냐, 또 거기서 설해지는 말씀을 받아들이느냐 받아들이지 않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오역죄를 범한 중생은, 앞으로 살펴보겠습니다만, 이 ‘관경’에 이르러 구제의 길이 열립니다. 그렇지만 끝내 대승의 정법을 비방한 경우에는 구제해 준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직접 대승경전을 읽어보지는 않더라도, 대승경전에서 설하는 것과 같은 이치를 알고 깨닫는 사람들도 없지는 않습니다. 대승경전 속에 담긴 이야기 자체가 경전 밖에서 이치를 깨달은 분(부처님)이 설하신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원인과 결과의 이치는 원래 경전 안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경전 밖에 이치를 부처님께서 깨달으시고 경전 속에 넣어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공덕을 회향하면서 극락이라는 나라에 태어나고자 원하면서 이 행을 행하는 자는 목숨이 다하려고 할 때,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 및 대세지보살이 한량없이 많은 대중과 권속에 둘러싸인 채 자금대(紫金臺)를 들고서는 그 행자 앞에 나타나서는 찬탄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회향에는 두 가지 회향이 있습니다. 극락으로 가는 데 도움이 되는 회향과 극락에서 다시 돌아오는 데 필요한 회향입니다. 전자를 왕상회향(往相廻向)이라 말하고, 후자를 환상회향(還相廻向)이라 말합니다. 갔다가 오는 것, 즉 왕상과 환상이 불교이고, 특히 정토사상입니다. 가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는다면 다른 이의 구제는 불가능하고, 가지도 않고서 돌아오려고 한다면 자기구제가 불가능하므로 다른 이의 구제 역시 충실할 수 없을 것입니다.

여기서 자금대는 자마금색(紫磨金色)의 좌대(座臺)를 말합니다. 극락으로 오는 행자를 맞이하여, 행자가 앉을 자리를 마련해 주려는 것입니다. 과연 아미타불은 극락으로 왕생한 행자에게 무엇이라 말씀하는 것일까요? “진리의 아들이여, 그대는 대승의 가르침을 잘 행하고 궁극적인 의미를 잘 이해하였다. 그런 까닭에 지금 내가 그대를 맞이하기 위하여 내영하여 천 명의 화불(化佛)과 더불어 일시에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따스한 환영사입니다.

김호성 동국대 교수 karuna33@dongguk.edu
 

[1359호 / 2016년 9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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