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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재가자의 율 ⑧ 친구의 의무

기자명 일창 스님

이익 있는 선한 일에 친구들 동참토록 권선해야

받기만 하는 이는 나쁜 친구
베풀며 처지를 바꿔 배려하고
물건 부탁하면 정직하게 줘야
의지처가 돼주는 게 친구 의무

북쪽 방향에 해당되는 친구에 대해 선남자라면 다음과 같은 의무를 가진다.

북쪽친구 보시하고 친절한말 유익행위
자신처럼 정직해야 선남자의 의무다섯

첫 번째, 베풀어야 한다. 앞서 받기만 하는 이는 나쁜 친구라고 설명했었다.

두 번째로 아무리 친하더라도 부드럽고 친절한 말을 해야 한다. 친분을 핑계로 아무렇게 부르거나 거칠게 말해서는 안된다.

세 번째로 친구에게 이익이 되는 행위를 해 주어야 한다. 세간적인 이익은 물론이고 출세간적인 이익까지 할 수 있는 만큼 생겨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네 번째로 자신처럼 생각해야 한다. 항상 처지를 바꿔 친구를 배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직해야 한다. 주석서에서는 가지고 있는 물건을 친구가 부탁했을 때 핑계를 대며 속이지 말고 정직하게 주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상대방인 친구는 다시 다음과 같은 의무를 가진다.

숙취보호 재물보호 두려울때 의지처로
안떠나야 자녀존중 북쪽친구 의무다섯

먼저 친구가 취했을 때 그도 보호해 주어야 하고 재물도 보호해 주어야 하는 것, 친구가 두려워할 때 의지처가 되어 주어야 하는 것, 친구가 곤경에 처했을 때 떠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 등은 앞서 좋은 친구에 대해 설명할 때 포함되었다. ‘자녀존중’이란 친구의 자식들, 손자손녀들도 마치 자신의 자식, 손자손녀처럼 대하면서 축하할 일에는 축하해 주고 도움을 줄 일에는 도움을 주어야 한다.

앞서 ‘유익한 행위를 해 주어야 한다’라는 것과 관련된 일화 하나를 소개하겠다. 깟사빠 부처님 당시 조띠빨라라는 바라문이 있었는데 그에게는 흙으로 식기 등을 구워 파는 가띠까라라는 절친한 친구가 있었다. 가띠까라 도공은 당시 아나함으로 눈이 먼 늙은 부모를 모시면서 살고 있었으며 부처님께서 매우 신뢰하던 신도였다. 어느 날, 도공 가띠까라는 ‘친구인 조띠빨라 바라문은 지혜가 뛰어난 이다. 만약 부처님을 뵙기만 한다면, 혹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기만 한다면 부처님에 대해 청정한 믿음을 가질 것이다’라고 생각하여 조띠빨라 바라문에게 부처님을 뵈러 가자고 청하였다.

“그 까까머리 사문을 만나서 무엇을 하겠는가?”라는 등의 말로 조띠빨라 바라문은 거절하였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지내시는 정사가 강 근처 목욕하는 장소에 가깝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한 가지 꾀를 내어 목욕을 하러 가자고 제안했고 두 사람은 강으로 목욕을 하러 갔다. 목욕하는 곳에 도착하자 “정사가 가까우니 부처님을 뵈러 가자”라고 다시 도공 가띠까라는 제안했고 조띠빨라 바라문은 세 번째까지 거절하였다. 그러자 도공 가띠까라는 조띠빨라 바라문의 허리띠를 거머쥐면서 부처님을 뵈러 가자고 청하였고, 조띠빨라 바라문은 그것을 뿌리치면서 머리를 감았다.

그때 도공 가띠까라는 머리를 감고 있는 조띠빨라 바라문의 머리채를 잡고서 부처님을 뵈러 가자고 청하였다. 조띠빨라 바라문은 ‘아무리 친하지만 낮은 신분의 사람으로서 높은 신분인 자신의 머리채까지 잡아서 권할 정도면 사소한 일은 아닐 것이다’라고 생각하고는 동의하고 부처님을 뵈러 같이 갔다. 부처님의 설법에 믿음이 생겨난 조띠빨라 바라문은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네 가지 청정한 계에 머물면서 열세 가지 두타행을 실천하고 탁발을 하러 가면서도 수행하고 오면서도 수행하는 의무도 잘 이행하면서 사문의 법을 닦으면서 위빳사나 수행을 하여 형성평온의 지혜까지 도달했다. 사실 조띠빨라 바라문은 나중에 고따마 부처님이 될 보살이었기 때문에 형성평온의 지혜에만 머물고 그 위의 도와 과를 위해 애쓰지는 않았다.

낮은 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머리채를 잡으면서까지 친구로 하여금 부처님을 뵙도록,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도록 권유한 사실을 통해 여러 가지 적당한 방편으로 이익이 있는 선한 일에 친구들이 동참하도록 권선해야 한다. 그것도 친구로서의 의무 중 하나이다.

일창 스님 녹원정사 지도법사 nibbaana@hanmail.net
 

[1359호 / 2016년 9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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