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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 불교영화 부산영화제서 돛 올린다

  • 만다라
  • 입력 2016.09.26 16:26
  • 수정 2016.09.26 16:27
  • 댓글 0

10월6~15일, 제21회 BIFF
‘방랑’ ‘헤마헤마’ ‘법복’ 등
다큐 부분 한국 영화도 다양

▲ 원호연 감독作,선두(SUN).

아시아 각국 영화들에 대한 독보적인 통로로 평가받는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불교 소재의 영화를 만나는 것은 영화에 관심 있는 불자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보물 같은 시간이다. 21회를 맞이하는 올해도 다채롭고 개성이 강한 다수의 불교 소재 영화들이 ‘항해’를 준비한다.

태국 영화 ‘방랑’은 이번 영화제의 많은 영화 가운데서도 불교적 색채가 두드러진다. 시골에 사는 주인공 ‘앵옵’은 어린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아내의 도망으로 폐인이 된다. 마을 사람들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 우연히 만난 스님에 이끌려 출가를 결심하는 과정이 태국의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분송 낙푸 감독은 실제로 가난 탓에 어린 시절을 절에서 보냈다. 독립영화제작집단을 만들고 영화인으로 자리매김한 감독은 유년기의 경험을 담담하게 영상으로 녹여냈다. “다가가려 할수록 멀어지는 것 같은 불심은 마지막에 드러난다”는 박성호 영화제 에디터의 소개가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증폭케 한다. 

3년 전 제18회 영화제에서 ‘바라:축복’이 개막작으로 선정되었음에도 안거 기간을 이유로 영화제 동안 부산을 찾지 않았던 부탄의 스님감독 종사르 켄체 린포체의 신작 ‘헤마 헤마’는 손꼽히는 화제작이다. 부탄의 깊은 숲에서는 원숭이해가 되는 12년마다 특별한 의식이 진행된다. 노스님에 의해 선택된 익명의 사람들이 가면을 쓰고 보름간 의식을 치르지만 그 과정은 가면이라는 자유가 주어지는 한편 생명에 위협이 될 정도로 위험하다. ‘인간의 행동과 업에 대한 이야기’를 가면 의식으로 풀어가는 영화의 등장인물 가운데 중국 배우 양조위와 주신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부탄에서 태어난 종사르 켄체 린포체는 7세 때 티베트 고승 잠양 켄체 왕포(1820-1892)의 세 번째 환생자로 인정받았다. 영화 ‘리틀 부다’의 고문을 맡으면서 영화계에 입문, ‘더 컵’ ‘나그네와 마술사’ ‘바라:축복’ 등의 작품을 만들었다.

▲ 중국 장양 감독作, 선위의 영혼(Soul on a String).

종사르 켄체 린포체의 영향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세낭 기암조 타망 스님의 단편영화 ‘새의 해’도 눈길을 끈다. 삶의 위기를 겪고 있는 두 명의 네팔 라마교 스님 가운데 고참 발조르 스님은 죄책감으로 망가져 있고 어린 타쉬 스님은 아무런 삶의 희망이 없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어떤 깨달음을 선사할지는 영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시아 단편 중에는 미얀마 웨라 아웅 감독의 영화 ‘법복’도 있다. 상영시간 18분에 불과하지만 2007년 수천 명의 스님들과 시민들이 미얀마 군사정부에 저항한 운동의 현장이 재현된다.

한국의 불교 소재 영화들은 다큐멘터리에 집중됐다. 영화 ‘선두’는 한쪽은 자발적으로, 또 다른 쪽은 어쩔 수 없이 절에 들어오게 된 두 소년 선두와 선동을 통해 삶과 인연에 대한 고리를 풀어간다. ‘선두’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이게 될 원호연 감독은 10년 이상 방송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베테랑 영상인이다. 오현진, 고두현 감독의 ‘옥상 위에 버마’는 마석 가구단지 내 옥상에서 살고 있는 미얀마 출신 이주 노동자들의 삶을 비춘다. 살아온 환경, 취향, 생각까지 다른 이들을 노동자가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 바라보는 카메라의 시선을 통해 고향의 사원을 그리워하는 그들이 바로 우리 곁에 있는 불교국가의 이주 노동자들과 다르지 않음을 발견하게 해준다. 영화 ‘앙뚜’는 우리나라의 문창요, 전진 감독이 만들었지만 배경은 티베트 국경 밖의 오지마을이다. 티베트 고승의 환생으로 태어난 앙뚜와 앙뚜를 발견한 작은 사찰의 스님은 정작 앙뚜가 린포체로 인정받고 난 뒤의 삶이 더 험난하다. 가진 돈을 모두 모아 티베트로 향하지만 국경을 넘기도 쉽지 않다. 영화 촬영에만 8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이 담겼다.

▲ 한국 문창요, 전진 감독作, 앙뚜(Becom ing Who I Was).

이 밖에도 불교적 사유를 독보적인 영화 스타일로 표현해 온 대만 차이밍량 감독의 신작 ‘가을날’과 차이밍량 감독의 히로인 이강생이 직접 감독한 ‘신념’도 이번 영화제에서 나란히 만날 수 있다. 중국의 중견영화인 장양 감독은 ‘선위의 영혼’을 통해 죄와 업, 참회와 용서에 대한 티베트의 삶의 방식을 폭력과 살생을 일삼던 한 남자의 여정으로 풀어낸다. 일본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는 니와츠키노 노리히로 감독의 첫 장편 ‘닝코 스님의 수난’은 모든 여자들이 자신만 보면 반하는 것이 괴로운 스님이 산 속으로 들어갔다가 더 큰 난관을 겪는 과정이 풍자적으로 표현된다. 부탄의 여성감독 데첸 로데르 작 ‘자비의 여신’은 비구니사원 주지 스님 실종사건의 범인을 찾는 과정에 관습을 떠나 수행을 선택했던 여성 ‘다키니’의 역사를 접목한다.
한편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5일 폐막식까지 10일 동안 부산 영화의 전당을 비롯한 주요 영화관에서 열린다. 예매는 9월27일 개·폐막식, 29일 오후 2시부터는 일반 상영작에 대한 예매가 온라인과 부산은행에서 진행된다. 1688-3010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360호 / 2016년 9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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