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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원대 천도재 장사…유사포교당 또 활개

  • 교계
  • 입력 2016.10.13 13:38
  • 수정 2016.10.13 18:17
  • 댓글 22

[단독] 천도재 장사 현장 취재
사주로 유혹 뒤 “병으로 죽는다”
과거 마애사 포교당 행태 답습
수익 늘리려 타 유사포교당 제보
전주에 10여개, 피해사례 급증

▲ 영평사 포교원은 노인들에게 사주를 빌미로 천도재를 해주겠다며 수천만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북지역에서 사주를 빌미로 수천만원에 달하는 천도재를 하도록 유도하는 등의 유사포교당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비불교적 영업 행위임에도 버젓이 사찰과 포교당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교계에 심각한 폐해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법보신문에 접수된 제보에 따르면 현재 전주지역에서만 안성 영평사, 보성 일월사, 구미 대원사, 사천 백천사 등에서 총 10개 이상의 유사포교당을 운영하고 있다. 과도한 위패 영업이 언론에 보도되며 전주지역 불교단체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던 마애사 포교당이 지난 6월 전북지역에서 철수한 이후에도 유사포교당의 폐해가 지속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 포교원 직원이 노인을 상대로 사주를 봐주는 공간.
전주지역에서 성행하고 있는 유사포교당들은 스님이나 법사, 포교사들이 사주팔자를 봐준다고 유혹한 뒤, 곧 “병에 걸려 죽는다”는 등의 이유로 천도재를 하도록 하면서 수천만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 최모씨는 “우리 할머니가 영평사 포교원에서 사주를 보고 왔는데, 큰고모가 단명할 것이기에 제사를 지내야 한다며 3000만원이 필요하다고 했으나 가족들이 반대하자 당신 통장에서 1500만원을 인출해갔다”며 “할머니는 작은고모도 암에 걸릴 것이라는 말을 듣고 제사 비용 1000만을 보내려 해서 가족들과 다툼을 벌였다”고 하소연했다.

▲ 입구 계단에는 영평사가 적힌 종이 한 장만이 붙어있을 뿐이다.
이 같은 행태는 과거 문제가 됐던 유사포교당들의 행태를 답습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법보신문 보도(2015년 3월25일 1287호, 2015년 5월27일 1296호)와 SBS시사프로그램 ‘뉴스토리’의 2015년 7월14일 ‘떴다방 포교당’ 방송을 통해 고가의 위패, 불상을 판매하고 천도재를 봉행토록 한 뒤 3~4개월 만에 장소를 옮기는 유사포교당의 실태가 드러났다. 이들 유사포교당은 종교와 무관하게 돈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사업에 불과했으며, 운영주체 또한 불자를 가장한 ‘업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줬다. 현재 전주지역 유사포교당들 역시 불교와 사찰을 표방하지만 정작 비불교적 영업 방식을 동원해 불상, 위패 등을 판매하고 있어 향후 대규모 피해사례가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과거 마애사 유사포교당의 제보자가 사실은 영평사 단장이었다는 사실이 법보신문 취재 결과 드러났다. 10월12일 사실관계 확인 차 찾은 전주시 효자동 영평사 포교원에서 스스로 법사라고 주장하는 이가 사람들에게 부적을 나눠주고, 직원들은 사주를 봐주는 현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때 관계자가 건넨 명함에 ‘영평사 단장 이○○’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는데, 이모씨는 과거 마애사 등을 “나쁜 XX”이라고 지칭하며 주기적으로 제보했던 이와 동일인물이었다. 자신들의 수익을 위해 타 포교당을 제보하는 꼼수까지 써왔던 것이다. 취재 결과 마애사 신도회장과 포교원장들이 구미 대원사 포교당으로 옮겨갔다는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다.

▲ 영평사 포교원장은 조계종 소속이 아닌 불교대학에서 3~6개월간의 이론교육을 받고 포교사가 됐다고 해명했다.
영평사 포교원장 강모씨는 “신도가 요청하면 사주를 봐주는데, 나쁠 경우 위패나 원불을 모시거나 천도재를 지내면 어떻겠느냐고 권유만 하고 강요하지는 않는다”며 “부적판매는 하지 않는데, 제사비용을 부적값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강변했다.

이어 “마애사 포교당이 문제가 됐을 때, 불교단체들이 항의방문을 했던 사례는 알고 있지만 본찰인 영평사가 우리 포교당은 상관없는 일이라고 해서 계속 운영하고 있다”며 “선물과 부적을 나눠주는 방식이 불교적이지 않은 것은 알지만 방문판매업으로 등록해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말해 사찰로 위장한 방문판매업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자인했다.

신용훈 전북주재기자

[1363호 / 2016년 10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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