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독송 등 수행방법 소개
과제 실천해 가면 얼굴도 활짝
자비로 근본적인 치유 이끌어
더러운 창 너머로 본 옆집 빨래 역시 더럽다. 깨끗해진 창으로 본 세상이 맑은 까닭이다. 어쩌면 수행은 자신의 마음 창을 깨끗이 닦는 일이다. 자비명상을 개발해 불교 힐링 선두주자로 떠오른 마가 스님이 ‘나를 바꾸는 100일’을 펴낸 이유다.
스님은 따뜻한 성찰 언어로 내면에 자리한 슬픔의 뿌리를 찾아 ‘지금 이 순간의 나’로 살아가길 권유한다. 그 마음에 ‘자비씨앗’ 뿌리고 키워나가는 여정이 바로 근본적인 치유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보다 나은 보다 긍정적인 자신을 원하는 이에게 ‘나를 바꾸는 100일’은 마음 텃밭에 뿌리는 100가지 씨앗이다.
“고통이든 기쁨이든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것은 과거에 내가 뿌린 씨앗이 열매를 맺은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 뿌린 행동, 말, 생각의 씨앗은 나의 미래가 됩니다. 내 마음의 정원에 자비의 씨앗을 심으세요.”
책에는 마가 스님의 노하우가 듬뿍 담겼다. 스님은 2000년대 초 ‘자비명상 템플스테이’로, 9년간 중앙대에서 ‘내 마음 바로 보기’로 수많은 사람들 마음을 어루만졌다. 책은 스님이 고안한 생활명상과제를 팁으로 제안한다. 휴대폰 메신저로 가족이나 친구 3명에게 먼저 장점을 말하고 자신의 장점 세 가지를 받아보는 것, 휴대폰이 울릴 때마다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쉬면서 지금 이 순간 생각과 말과 행동을 살펴보기, 깨어 있는 마음으로 상대방 이야기 귀 기울여 듣기, 미운사람 위해 촛불 켜고 기도하기 등 매주 과제를 이행하면서 달라지는 자신을 살피도록 했다.
뿐만 아니다. 오늘 잘한 일, 후회되는 일, 고마운 사람, 내일 할 일, 오늘의 마음 이야기를 적는 공간을 남겨뒀다. 그 아래 체크리스트는 바로 수행일지와 다름없다. 책 앞머리에 스님이 소개한 정념수행, 자비명상, 108배, ‘자비경’ 독송, 긍정단어 100개 독송, ‘내 인생의 주인공 되기’ 발원문 독송, 보시, 선행공덕, 맞춤수행, 생활명상 등 10가지 수행을 했는지 스스로 점검하는 리스트다. 긍정단어 100개는 100일 동안 이어갈 수행의 테마다. 매 장마다 격언이 있어 음미하도록 했다. 그리고 스님은 마음을 다독이는 따듯한 위로를 곁들였다.
“조개는 상처를 아물게 하기 위해 진주를 만듭니다. 그래서 진주를 ‘조개의 눈물’이라고 하지요. 오늘 당신의 상처, 당신이 흘린 눈물은 내일의 진주가 될 수도 있습니다. 눈물이 진주가 되는 당신은 이 세상 누구보다 존귀한 존재입니다.”
자비명상 노트 ‘나를 바꾸는 100일’은 자신에게 맞는 기도 수행을 찾아 100일 동안 정성 다하도록 이끄는 안내서다. 100일 회향하면 오계 등을 쉽게 풀이한 10가지 서원으로 ‘이렇게 살겠습니다’ 다짐하고, 자신만의 서원을 적고 실천한다면 안내의 목적지인 행복에 다다를 수 있다.
“수행을 통해 매 순간 행복의 씨앗을 심어보세요. 지금 이 순간은 과거 그리고 미래와도 연결되어 있는 시간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참회입니다. 참회는 마음의 그릇을 씻는 행위지요. 잘 씻어야 그 그릇에 복을 담을 수 있습니다.”
의상 스님은 ‘우보익생 만허공(雨寶益生 滿虛空), 중생수기 득이익(衆生隨器 得利益)’이라 했다. 보배로운 비가 내려도 스스로 준비한 그릇만큼 받아가기 마련이다. 마가 스님 말마따나 얼굴도 낙하산도 펴져야 내가 산다. 하루 30분, 구겨진 얼굴 펴는 비밀은 ‘나를 바꾸는 100일’에 있다. 1만4000원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363호 / 2016년 10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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