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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용타 스님 설법 노하우 ①

철학적 사유로 삶의 지평 넓히고 일상에 의미 부여

용타 스님은 전남대 철학과 3학년 때 청화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스님의 설법 원리는 철학적 사유로 삶의 지평을 넓히는데 있다. 야스퍼스는 “철학의 본질은 진리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탐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대답보다 질문이 중요하며 모든 대답은 새로운 질문”이다. 그렇게 철학은 끝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의 삶에게 스스로 던지는 질문이다. 스님은 그런 내적 대화의 공통분모를 끌어내 대중에게 던진다.

철학은 스스로 삶에 던지는 질문
동서양에 폭넓은 공감대 형성

스님은 37년째 동사섭 수행프로그램을 전파 중인데 60개 강좌로 구성된 코스는 특별한 규정이 없어 누구나 원하는 강좌를 선택해 수련할 수 있다. 이 줄거리를 엮은 책이 ‘행복노트’이다. 행복하게 사는 법, 행복으로 가는 길을 고민하는 삶의 오솔길에서 스스로를 관조하는 텍스트로 제격이다. 산업화와 경쟁지상주의를 속 민초들에게 결과 격이 다른 사유방식을 제공한다. 철학적 체험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전개해 논리학습을 하듯 흥미로운 전법 메시지를 음미할 수 있다.

특히 인생과 행복에 대한 ‘개념 짓기’와 ‘의미 찾기’ 그리고 ‘의미 부여하기’ 방법론은 스님만의 독특한 스토리텔링 방식이다. 대표적 사례가 비유법과 기호학, 심리학, 행복공식, 행복장착, 행복마중물, 수련3박자, 번뇌구조(실체구조 불만사고 지족사고), 기전향(氣轉向), 표현과 비표현, 뜻의 진화 등 색다른 개념풀이다. 철학적 테마를 설정해 ‘낯설게 하기’라는 창작기술로 풀어가는 데, 가벼운 듯 적당한 철학적 무게가 더해지며 염화시중의 미소를 짓게 한다. 사변적 스토리를 함축해 불교기호로 표상시켜 대중의 가슴에 전달하는 과정은 연기망의 또 다른 응용화법 기술이다.

스님이 설파하는 인생론 혹은 행복론의 시발점은 불교 밖 자유와 개성주의, 인문학적 상상력의 무한한 사유공간이다. 과정은 경계 없는 마음과 자연 이미지를 활용해 디지털시대 이야기꾼으로서 수용자 맞춤형 스토리텔링을 풀어간다. 논리전개의 궁극적인 기항지는 삼라만상의 우주원리에 따르고 이내 공동체로 연결돼 불교적 교리로 귀결된다. 그런 여정으로 가는 스토리 전개의 중심에는 늘 마음이 자리하고 그 중요성을 ‘행복노트’ 6쪽에서 이렇게 묘사했다.

“우리의 삶이야말로 예술을 뛰어넘는 예술입니다. 우리들은 섬세한 붓질로 탄생되는 그림 한 장, 수많은 악기가 어우러지는 음악 한 소절에 감동하지만 그 어떤 색채보다도, 그 어떤 화음보다도 미묘하고 섬세한 것은 바로 우리의 마음입니다.”, 그 마음은 무한한 가능성의 원천이다. “무궁무진한 변화를 겪는 마음을 궁극의 경지로 성숙시키는 요인”은 “가치관에 대한 이해와 바른 가치관에 대한 깨달음, 이를 통한 반복학습인 닦음”이라고 했다(7쪽). “그렇게 인생길에서 만난 한 마디 가르침이나 한 줄의 글, 한 번의 경험 또는 한 사람과의 만남으로도 우리들의 인생은 섬세하고 획기적으로 변화케 하는 것이 참으로 신비한 우리들 마음”이라고 강조했다(8쪽).

마음의 무한한 스펙트럼은 마침내 “사유에 대한 인식이 아주 중요함을 알고 있는 사람은 사유하는 삶을 살게 된다”는 빛나는 명언을 생산해냈다. “이 우주에서 제일 소중한 것은 삶입니다. 바로 나의 삶.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 이 삶을 결정하는 요인은 자기 속 프레임입니다. 그 프레임은 가치관, 신념, 사고방식입니다”(42~44쪽). “인생의 목적은 행복입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굿 필링(good feeling)입니다. 행복의 주체는 우리입니다”(45쪽). 나의 삶, 나의 행복에 대한 고뇌와 프레임을 명쾌하게 정리했다. 동서양 사유방식의 보편타당한 교집합에 근거해 공감 폭이 넓다.

영국 비평가 토마스 카알라일은 “자기 할 일을 발견하고 자기 일에 신념을 가진 사람은 행복하다”라고 일갈했다. 결국 행복의 원천은 ‘마음가짐’이다. 경계 없는 마음, 걸림 없는 마음, 흔들림 없는 마음, 그 본성을 ‘선문경’에서도 “바깥 형상에서 구하면 몇 겁이 지나도 끝내 이룰 수 없고, 안으로 지속적으로 통찰하면 찰나에 깨달음을 증득한다” 했거늘 마음의 중요성과 의미를 더 어찌 강조하랴.

박상건 동국대 겸임교수 pass386@hanmail.net

 [1363호 / 2016년 10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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