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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운집한 참회 행자, 쉼 없는 낮춤으로 ‘남 위한 기도’

  • 수행
  • 입력 2016.10.19 18:50
  • 수정 2016.10.2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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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백련암, 성철 스님 23주기 추모 3000배
10월16일 입재…4박5일 릴레이로 1000명 정진

▲ 해인사 백련암 성철스님 문도회는 10월16일~20일 4박5일 동안 해인총림 해인사와 백련암 일대에서 ‘성철 대종사 열반 23주기 추모참회법회’를 봉행했다.

쏟아지는 가을비가 속절없이 내렸다. 오늘만큼은 멈춰달라고 애원해도 빗소리만 돌아올 뿐이었다. 태풍으로 집 잃고 차 잃고 사람 잃은 수재민들은 쓰라린 마음을 말리지도 못한 채 다시 적시고 있을 터였다. 그들처럼 아픔 속에 잠긴 이들이 하루 속히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염원하는 마음이 전국 곳곳에서 가야산으로 모여들었다. ‘남을 위해 기도하자’를 가슴에 새기고 한 배 한 배에 스스로를 낮추고 또 낮춘 시간, 1000여 사부대중의 ‘지심귀명례’의 울림이 가야산 해인사의 빗줄기를 타고 더 큰 소리로 공명된 날이었다.

해인사 백련암 성철스님 문도회는 10월16일~20일 4박5일 동안 해인총림 해인사와 백련암 일대에서 ‘성철 대종사 열반 23주기 추모참회법회’를 봉행했다. 이 법회는 5일 동안 매일 3000배 참회기도와 참선 수행을 이어가는 등 4박5일 동안 동참자들이 저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타인을 위해 기도하는 릴레이 정진의 장이다. 성철 스님의 열반 23주기를 맞이하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전국에서 가야산을 찾은 1000여 명의 사부대중은 성철 스님을 향한 변함없는 존경심을 표현하며 수행하는 삶의 가치를 몸소 실천했다.

▲ 성철 스님의 열반 23주기를 맞이하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전국에서 가야산을 찾은 1000여 명의 사부대중은 성철 스님을 향한 변함없는 존경심을 표현하며 수행하는 삶의 가치를 몸소 실천했다.

특히 16일 입재를 맞아 성철 스님의 사리탑 주위에서 3000배 참회정진을 올리려던 일정은 궂은 날씨로 인해 백련암으로 옮겨 진행됐다. 백련암의 고심원을 비롯해 적광전, 천태전, 정념당까지 경내 모든 전각에 사부대중이 빼곡하게 운집한 가운데 3000배 참회기도가 시작됐다. 기도 기간 중에는 아비라카페 회원들을 비롯해 부산, 울산, 대구, 경남, 제주도, 서울 등 전국에서 1000여 명이 동참했다. 이밖에도 이날 백련암에서는 3000배 참회기도의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이 제3회 신행수기공모전 대상 수상자인 황성희 보살에게 축하와 함께 격려금을 전달하는 시간이 마련돼 훈훈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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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은 3000배 참회기도의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제3회 신행수기공모전 당선자를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해 온기를 더했다.

무엇보다 이번 법석의 첫날에는 휴일을 맞아 휴식보다 수행을 선택한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눈길을 끌었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 백련암을 찾은 이들은 아들, 딸만이 아니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온 손자, 손녀들도 합세해 고사리 손을 모으고 좌복에 온몸을 엎드렸다.

대구 정혜사 신도 정손분 보살(대천중, 65)은 딸과 며느리, 8살의 손녀와 5살의 손자와 함께 백련암을 찾았다. 정 보살은 “평소에는 가까운 도량에서 매일 새벽예불에 동참한다. 그래도 해인사에서 봉행되는 큰스님 열반일 추모 3000배 정진에는 가능하면 가족들이 함께 동참하려 한다”며 “절을 할 때마다 삶에 대한 감사함이 충만해진다. 자만심으로 살아온 일상을 반성하는 계기도 되고 남이 하기 힘든 일을 먼저 실천하는 용기도 생긴다. 그 마음을 손주도 느끼는지 절에 가자고 하면 평소보다 더 빨리 일어나는 모습이 기특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보살과 함께 백련암을 찾은 며느리 양진희(37) 보살도 “결혼 초기에는 불교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어머니와 함께 절에 다니면서 나 역시 삶을 돌아보게 되고 감사하는 마음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 무엇보다 이번 법석의 첫날에는 휴일을 맞아 휴식보다 수행을 선택한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눈길을 끌었다.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은 “올해는 지진과 태풍 등 재해로 많은 분들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아직도 불안함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피해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거나 막막함에 좌절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불제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참회기도 원력이 힘들고 어려운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용기와 희망을 전할 수 있길 바란다”고 취지를 전했다.

 ▲ 백련암의 고심원을 비롯해 적광전, 천태전, 정념당까지 경내 모든 전각에 사부대중이 빼곡하게 운집한 가운데 3000배 참회기도가 시작됐다. 사진은 천태전 전각에서 수행하는 불자들.

한편 해인사 백련암에서는 입재일 3000배 참회기도를 회향한 이후 이날 오후부터 20일 새벽까지 4만8천배 참회기도가 쉼 없이 릴레이로 봉행 중이다. 참회기도 회향일이며 성철 스님 열반일인 10월20일에는 오전9시 사리탑전 참배에 이어 오전10시 해인사 대적광전에서 추모재가 엄수된다.

합천=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364호 / 2016년 10월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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