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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건립 과정 보여주는 이종욱 스님 편지 공개

  • 성보
  • 입력 2016.10.20 13:39
  • 수정 2016.10.20 13:51
  • 댓글 0

동국대 불교학술원, 10월19일
경봉 스님에게 보낸 편지 11편
“조선불교 생명, 총본산에 달려”

▲ 동국대 불교학술원은 10월1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종회분과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암 스님이 경봉 스님에게 보낸 편지 11편을 공개했다.
지암 이종욱 스님이 총본산 각황사(현 조계사) 신축불사 자금을 마련하고자 1930년대 당시 통도사 주지였던 경봉 스님에게 보낸 편지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를 통해 총본산 건설운동에 이은 조계종 창종 등으로 불교를 재건하고자 했던 당대 스님들의 노력이 새롭게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동국대 불교학술원(원장 정승석)은 10월1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종회분과회의실에서 ‘지암 이종욱 스님의 편지를 통해 새롭게 보는 조계사 창건 과정’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경봉스님문도회장 법산, 조계사 부주지 원명 스님과 정승석 불교학술원장, 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 등이 참석했으며 경봉 스님 상좌인 극락암 암주 명정 스님이 보관하고 있던 지암 스님 편지 11편을 공개했다.

현재 극락암에는 세 가마니 분량의 경봉 스님 친필 일기를 비롯해 한암, 만공 스님 등 고승들이 남긴 편지글 수백여 점이 남아있다. 불교학술원은 지난해 8월12일부터 이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작해 현재 30% 정도 진행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지암 스님이 경봉 스님에게 보낸 편지글 11편을 발견했는데, 3편은 이미 ‘삼소굴 소식’에 소개된 것이었으나 나머지 8편은 새로운 것이었다.

편지는 월정사 주지이면서 총본산 건설위원회 대표였던 지암 스님이 경봉 스님에게 총본산 건설 추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분담금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1937년 2월28일 총본산 건설 사업이 결정됐을 때 재원은 10만원으로 책정됐으나 실제 투입된 액수는 19만원에 달했다. 당시 1만원이 현재 5억원으로 환산된다는 점에서 100억원의 대작불사였던 셈이다. 비용이 예상을 뛰어넘자 총본산 건설위원회는 난관에 봉착했고, 이에 지암 스님은 경봉 스님에게 편지를 보내 분담금 납부 등을 독려했다.

구체적으로 지암 스님은 1937년 5월5일 편지에서 “조선불교의 생명이 이번 사업의 여하에 달려있고, 전국 조선팔도의 사찰에 위풍을 진작하고 독촉하는 것은 통도사와 범어사 두 본산의 완납에 달려있는데, 한 본산은 완납을 하였으니 이제는 화상께서 큰 결단을 내리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 1938년 5월13일 편지에서는 “월정사 산림의 나무가 매각되면 월정사 분의 납입금을 완납하는 데 사용할까 하였는데, 산림의 나무가 아직까지 매각되지 아니하여서 그것도 못하게 되었다”며 “공사를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데 공사에 필요한 자금이 없어서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곤란을 겪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는 “조계종 창종, 총본산 각황사 건설은 우연히, 간단하게 나온 것이 아니라 선대 큰스님들의 헌신, 고충 등에서 비롯됐다”며 “서간문을 통해 선승, 선사 깨달은 도인들은 현실, 종단에 무관심했다는 그간의 정서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봉문도회장 법산 스님도 “도성 출입마저 자유롭지 못했던 조선왕조시대를 지나, 일제강점기의 격동 속에서도 여러 큰스님들이 총본산 건립을 위해 큰 원력을 세우고 추진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경봉 스님의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명정 스님이 뜻을 내어 공개된 편지들이 향후 조계종 총본산성역화 불사에도 귀감이 돼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64호 / 2016년 10월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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