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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의선사, 민멸 위기 처했던 전통차 중흥조”

  • 교학
  • 입력 2016.10.21 21:28
  • 수정 2016.10.2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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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 150주년 기념 학술대회
차 연원·전승·삼종선 논쟁 등
초의 스님 관련 각 분야 발제
“초의선사, 한국차 원형 복원”

▲ 예술의전당은 초의 스님 열반 150주년 기념 특별전 ‘바라밀다’전의 일환으로 10월15일 서예박물관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초의 스님(1786~1866)은 쇠락했던 전통차 문화를 다시금 꽃피워냈던 다성(茶聖)으로 일컬어진다. 뿐만 아니라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 당대 지도계층과 교유했던 지식인이자 빼어난 불화·시문학을 남겼던 문화예술인, 백파 스님과 삼종선 논쟁을 펼쳤던 선지식이었다. 초의 스님 열반 150주년을 맞아, 다방면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겼던 스님의 진면목을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예술의전당은 초의 스님 열반 150주년 기념 특별전 ‘바라밀다’전의 일환으로 10월15일 서예박물관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박동춘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소장, 정서경 목포대 한국전통차문화연구소장, 김미선 청주대 한문교육과 교수, 정병삼 숙명여대 역사문화학과 교수 등이 발제로 참여해 초의 스님 관련 각 분야 연구 성과를 펼쳐놓았다.

박동춘 소장은 ‘초의선사의 초의차 완성과 그 영향’에서 초의차의 연원과 제다 이론 정립 과정을 살펴보고 그 영향이 대흥사의 다풍(茶風)으로 전해져 현재까지 이르고 있음을 규명했다. 박 소장은 “초의선사는 조선후기 쇠락한 사원의 제다법을 복원해 ‘초의차’를 완성했으니, 이는 민멸 위기에 처한 차 문화를 중흥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한 것”이라며 “초의에 의해 차의 본질적 가치가 다시 소생되어 그와 교유했던 경향의 사대부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었고 유·불 교유를 확대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의의 선다는 서암, 월여 등의 법제자와 내일 등의 은제자 및 대승계를 받았던 제자로 계승됐을 것”이라며 “초의의 제다법은 근현대의 혼란기를 겪기도 했으나 대흥사의 다풍에 대대로 훈습된 이들에 의해 면면히 이어졌고, 미래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초의차의 전승맥락과 제언’을 발표한 정서경 소장은 호남지방을 중심으로 한 전통차 현장 답사와 문헌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근·현대 차문화 전승 맥락을 고찰했다. 우선 초의차의 정체성에 대해 “대둔사(대흥사) 제다법이라는 제목으로 덖음차(잎차)를 마셨던 역사적 기록은 응송의 ‘동다정통고’ 등의 문헌을 통해 확인된다”며 “초의선사가 ‘다신전’에서 덖음차를 우선적으로 서술했던 것 등을 보아 떡차(병차) 제다법에서 고급차가 나올 수 없다고 인식했던 것 같고, 그럼으로 초의차의 완성은 잎차인 덖음차로 귀결된다”고 강조했다.

또 “초의선사가 복원한 한국차의 원형은 범해와 원응, 응송에게 이여져 근·현대로 고스란히 이어질 수 있었다”며 “원응은 응송에게 법의 스승인 법사로서 뿐만 아니라 다풍의 스승으로서 초의의 다풍을 전수케 했다는 것이 문헌기록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한국차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는 전승돼온 맥락이 인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병삼 교수는 ‘백파와 초의의 선론과 삼종선 논쟁’에서 백파 스님의 삼종선론, 초의 스님의 이종선론과 이들의 논쟁을 논했다. 정 교수는 “백파와 초의의 선 논쟁의 핵심은 조선후기 불교의 주요 경향으로 부상한 교학사조에 대해 선 우위 전통을 고수할 것인지의 여부였다”며 “이러한 선 논쟁에서 파생됐던 사상적 자성 분위기는 발전적으로 계승되지 못하고 선론의 범주에 머물고 말았고, 근대의 물결이 덮쳐오자 교학전통의 역동성은 힘을 발휘하지 못한 채 선 수행이 조선 전통불교의 명맥을 잇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호석 전 한국전통문화학교 미술공예학과 교수는 소치 허련이 그렸다고 알려진 초의선사 초상화가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이모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방석이 일본식 문양이 장식된 천으로 그려졌다는 점과 탄력성·긴장감이 약한 선 등 이모본의 특징들이 나타난다”며 “현재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 소장된 초의선사 진영은 일본인에게 빼앗긴 후 다시 그린 후대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64호 / 2016년 10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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