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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장경에만 실린 가장 오래된 선문답

  • 출판
  • 입력 2016.10.31 15:17
  • 수정 2016.10.31 15:21
  • 댓글 0

‘조당집 읽기’ / 정영식 저 / 운주사

▲ ‘조당집 읽기’
중국에서 선이 크게 일어난 것은 당(唐) 말이다. 꿈결 같았던 양귀비와 현종의 사랑은 안사의 난으로 파국을 맞았다. 전쟁으로 무수한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국토는 폐허가 됐고 백성들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현실에 절망했다. 그 절박함 속에서 선종은 한줄기 빛이었다. 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 즉 단박에 깨달아 여래의 경지에 들어간다는 선종의 가르침은 폐허 속 한 송이 꽃이었다. 선종의 가르침에는 남녀노소빈부의 차별이 존재하지 않았다. 중생은 궁극적으로 부처이며 부처가 될 씨앗인 불성을 가지고 있다는 가르침의 파괴력은 컸다. 당말 이후 동북아 삼국의 불교는 선종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깃들었다.

이런 선종의 기억들을 가장 빠르게 담아낸 선어록이 있다. ‘조당집(祖堂集)’이다. 선어록은 조사들이 제자들에게 설했던 문답과 일화가 생생하게 수록돼 있다. 대다수 선어록이 당(唐)과 오대(五代)를 거쳐 송(宋)대에 저술된 것과 달리 ‘조당집’은 당말 직후인 952년에 쓰였다. 그래서 당대 선승들의 생생한 모습을 기록한 가장 오래된 조사들의 문답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간행된 보림전(寶林傳)이 전해지긴 하지만 일부만 남아있다는 점에서 차원을 달리한다.

‘조당집’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해인사 고려대장경에만 수록돼 있다. 일제강점기 고려대장경에서 ‘조당집’이 발견됐을 때 세계는 이 선어록을 돈황문헌에 비견했다. ‘조당집’에는 과거칠불과 서천28조를 시작되는 선종의 조통설과 함께 중국과 우리나라 253인의 조사 스님들의 행적과 문답을 수록돼 있다. 이번 책은 ‘조당집’에 수록된 선사들을 다양한 문헌을 참고해 입체적으로 복원했다. 중요한 선문답의 경우 해설을 붙여 이해를 도왔다. 중국과 일본의 ‘조당집’ 연구는 활발하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번역 외에 제대로 된 연구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국내 조당집 연구의 수준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책의 제목은 ‘조당집 읽기’다. ‘조당집’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쉬운 읽기와 제대로 된 이해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이 담겨있다. 1만3500원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365호 / 2016년 11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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