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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학교 참가자들의 삶이 바뀐 이야기

  • 출판
  • 입력 2016.10.31 15:18
  • 수정 2016.10.31 15:23
  • 댓글 0

‘다녀왔습니다’ / 월정사 엮음 / 모과나무

▲ ‘다녀왔습니다’
오대산 월정사 출가학교 40기 법경 거사는 대기업의 총괄 관리자였다. 어느 날 그는 고객정보유출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지고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그의 긴 방황이 시작된 것도 그때부터다. 회사는 물론 후배들에 대한 분노가 커지면서 가족들까지 힘들게 했다. 어떻게든 벗어나야 했다.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과거에 얽매여 살고 있는 자신에게 변화를 줄 수 있는 안식처가 절실했다.

오대산 출가학교 경험담
진솔한 고백과 행복 담아
삶의 가치 되돌아보게 해

이때 그는 정형외과 원장으로부터 전해들은 출가학교를 떠올렸다. 가족들이 걸렸지만 이번 기회가 아니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그렇게 시작된 출가학교 생활, 새벽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에 몸은 천근만근이었다. 하루하루 시간은 흘러갔고 그의 마음도 점차 변해갔다. 삭발염의한 도반들과의 일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일러주는 불교강의, 전나무 숲길과 상원사에서 적멸보궁까지의 삼보일배 등 출가학교는 그에게 위로와 더불어 새출발을 위한 재충전의 활력소가 되어주었다. 요즘은 만나는 사람들에게 월정사 자랑부터 한다는 그는 이렇게 말한다.

“오대산 깊숙한 곳에 우뚝 솟아있는 월정사 출가학교로 인해 나는 용기를 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불공평하다는 세상의 많은 이들이 나처럼 출가학교를 경험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운명의 이끌림 같은 월정사와의 만남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축복이었습니다.”

2004년 1개월 과정으로 문을 연 월정사 출가학교. 이곳은 세속을 떠남으로써 세속을 직시하도록 하고, 채움이 아닌 비움으로서 넉넉해질 수 있음을 체득할 수 있도록 이끄는 특별한 공간으로 주목받는다. 지난 13년 동안 3000여명의 사람들이 거쳐 갔고, 이 가운데 출가자도 150여명이나 배출됐다. 참가자의 연령대도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하다. 여러 방송과 신문에 보도되면서 출가학교는 불교를 체험하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도록 하는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 오대산 출가학교 수행자들이 전나무 숲길에서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내 안으로 떠나는 30일간의 출가학교 여행기’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30일간의 출가학교를 통해 행복과 자유를 얻은 이들의 당당한 삶의 기록이다. 삶의 변화가 절실히 필요했던 40대 어느 남성 출가자는 고민 끝에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50대의 어느 남성 출가자는 출가학교에서 머리를 깎고 나서 자신의 인생을 출가학교 이전과 이후로 나누게 되었다고 말한다. 또 부모님의 걱정 어린 반대에도 입학해 삭발하며 출가자의 생활을 보낸 스무 살 여학생의 행복 찾기까지 여기에는 자신이라는 단단한 틀 속에서 벗어나려는 이들의 얘기가 실려 있다.

‘나는 지금 어디쯤 왔을까?’ ‘지금 서 있는 곳은 어딘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출가한 사람, 오랜 부부 갈등으로 우울증을 앓았던 사람, 아이의 장애로 힘들어하던 사람 등 저마다 출가의 목적은 달랐지만 출가학교의 수행 프로그램은 서서히 삶을 바뀌게 했다. 모두들 사소하지만 소중한 변화를 가슴에 품고 있다. 더 자유롭고 당당한 삶을 살게 된 것이다.

출가학교를 이끌고 있는 정념 스님이 서두에서 말하듯 “출가는 스스로 해방되는 길이며, 출가학교는 행복의 문을 열어내기 위한 과정”이다. 출가학교 출신의 생활수행자들이 들려주는 진솔한 얘기들은 누군가에겐 새로운 삶을 향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1만원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365호 / 2016년 11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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