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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광주불교연합회

체계적 운영 시스템 토대로 화합·발전 도모

▲ 매월 지장재일에 진행되는 운영위원회에서는 지역의 크고 작은 현안들이 공유되고 논의된다.

광주불교연합회는 향후 지역내 사찰연합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모범답안과도 같다. 종단을 뛰어넘는 화합,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 분야별 역량 집중을 위한 전문 기획단, 연합회만의 로고 제작 및 활용 등은 단연 돋보이는 특징으로 손꼽을 만하다. 전국 사암연합회로는 극히 이례적으로 연합회 업무를 전담하는 상근 실무자가 있고 자체적으로 연합회보를 발행한다는 점도 조직 활성화 및 지속가능한 사업 추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종단 구별없는 화합 공동체
매월 지장재일 운영위 개최
작은 현안까지 공유·논의
기획단 활용으로 한계 극복

광주불교연합회는 2013년 11월 창립했다. 창립을 이끈 준비위원회는 애초부터 소속 사찰들 간의 효율적인 논의 구조를 시스템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방안을 고민했다. 매월 지장재일에 10여개 사찰이 모여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모든 크고 작은 사안들이 운영위원회를 통해 공유되고 결정되는 구조가 대표적이다. 또 총회를 명실상부 최고의결기관으로 명시해 모든 소속 사찰들이 실질적인 조직 구성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끄는 한편, 일부 사찰이 주도적으로 연합회를 운영하지 못하도록 체계를 다졌다. 이 과정에서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스님들도 점차 자발적으로 연합회에 동참하면서 광주불교연합회는 말 그대로 지역불교를 대표하는 단체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지역불교를 향한 지자체의 편견을 불식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갔다. 광주불교연합회는 창립 직후 공무원불자회와 광주시장 간담회를 연데 이어 자비의 연탄나누기 등 나눔행보를 통해 지역사회와의 공식적인 연대 및 교류의 토대를 일궜다.

창립 이듬해인 2014년 1월에는 연합봉축행사 ‘빛고을관등재’를 준비하기 위한 봉축기획단(단장 시각 스님)이 출범했다. 한때 지역 불교계가 침체기를 겪으면서 연합 봉축행사조차 치르지 못했던 상처를 극복하고 불교위상과 면모를 일신하겠다는 원력이 모였다. ‘빛고을관등재’는 점차 지역 문화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불교계를 바라보는 지자체와 지역민들의 시각도 완전히 바뀌었다. 매년 예산이 증액됐고 지자체 예산에 문화체육관광부 예산까지 책정되면서 규모도 커졌다.

연희기획단(단장 일명 스님)과 전통등기획단(단장 혜월 스님) 등 분야별 기획단이 잇따라 출범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체계적인 노하우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사진영상기획단의 활약도 눈에 띈다. 지역 불자들을 대상으로 사진·영상 교육을 실시하고 ‘빛고을관등재’ 봉행현장을 촬영토록 한 후 수준 높은 작품들을 선정해 사찰 순회 전시회에 이어 공식 화보집에 담아내는 시스템이다. 사진영상기획단 운영을 통해 시민과 불자들이 봉축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감대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2014년 부설기관으로 출범한 ‘빛고을나눔나무’도 여타 사암연합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사례로 주목된다. 빛고을나눔나무는 지역불교 최초의 공동모금단체로 활동하며 전문적인 모금사업부터 나눔행사 기획 및 운영, 공모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출범 첫 해 이미 네팔 지진피해지역에 9600만원을 전달했고 이를 시작으로 국내외 지원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사찰연합체가 이처럼 다양하고 폭넓은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각기 사중 살림 및 행사를 챙기다보면 연합회 활동에 소홀해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바쁜 스님들의 공백을 메우고 연합회의 체계적인 운영과 지속 발전을 도모할 수 있었던 노하우는 바로 상근 실무자에 있다. 연합회는 역량 있는 젊은 불자인재들을 상근직원으로 고용해 실무행정을 담당토록 하고 있다.

연광 스님은 “광주지역에는 특히 불교 활동가 인재가 많고 네트워크가 잘 이뤄져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무엇보다 자동차가 움직이려면 바퀴가 필요하듯, 실무자를 소중히 여기고 그 역할을 존중해야 조직도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불교연합회는 출범 4년을 준비하며 또 하나의 원력을 세웠다. 바로 지역불교 구심점이 될 불교회관을 건립하는 일이다. 불교회관은 지역불교의 지속가능한 발전 토대라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불사다. 이에 연합회는 11월 중 법선 스님을 단장으로 하는 불교회관기획단을 출범해 2017년 중순 기본안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차근차근 이를 실현해 나갈 방침이다. 

광주=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싹 틔운 화합, 지역불교 깊숙이 심어낼 것”

광주시불교연합회장 연광 스님

 
지난 10년간 불교연합회 창립만 세 번째다. 광주불교연합회는 유독 힘든 길을 걸어왔다. 광주지역에 터를 둔 사찰 수가 결코 적지 않은 만큼, 연합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지역 스님들의 흩어진 마음을 모으는 일이 쉽지 않았다. 어렵게 연합회를 창립해 지역불교를 재건하려 해도 좀처럼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흔들리기 일쑤였다.

2013년 광주 증심사 주지로 부임한 연광<사진> 스님은 사찰연합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해 광주불교계는 혼란과 내홍으로 연합봉축행사조차 치르지 못한 채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 무엇인가 변화가 필요했다. 연광 스님은 종단·종파 가리지 않고 지역 원로스님들을 찾아갔다. 그리고 삼배를 올리며 “지역불교 재건을 위해 마음을 모아주시길” 요청했다. 그 원력에 원로스님들의 마음이 움직였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난 11월 광주불교연합회가 탄생했다.

현재 광주불교연합회에는 지역 내 90여개 사찰이 소속돼 있다. 광주지역 내 위치한 사찰이라면 종단과 종파에 관계없이 회원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열어놨다. 2013년 11월 창립법회를 봉행하고 첫걸음을 내딛은 지 불과 3년 만에 안정화 단계를 넘어 사찰연합회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스님은 여전히 고민이 깊다. 어렵게 일궈낸 ‘화합’의 씨앗을 지역불교 깊숙이 뿌리내리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무엇보다 광주 지역 내 각기 다른 종단·종파의 수많은 사찰들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도 지역불교라는 대의를 위해 하나로 모으는 방안이 화두다. 연광 스님은 “지역불교라는 공동의 울타리 속에서 종단을 초월하고 사찰을 초월한 마음으로 조금씩 희생하고 양보한다면 어쩌면 화합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있다”며 “서로의 장점을 융화하고 더불어 발전하는 지역불교를 위해 지역내 불교 이미지를 쇄신하고 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1365호 / 2016년 11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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