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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수행 김도순씨-상

기자명 법보신문

부처님 알고 싶은 마음
다라니 108독에 정착
정기법회 창설 이어져

▲ 49·시현행
“저는 앞으로 7년 동안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부처님을 알고 싶어 찾아간 곳이 부산 여래사다. 공부를 시작하고 첫 템플스테이 시간에 불쑥 했던 말이 떠올라 부끄럽기만 하다. 참 당돌했던 그 말을 꺼낸 지 어느덧 6년이 지나간다. 비록 수업에 빠지는 날도 많았지만 공부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꾸준하게 이어가도록 이끌어 준 것은 바로 기도였다.

불교대학을 다니는 틈틈이 집에서 108배를 3개월 동안 했던 적도 있고 자비도량참법을 펼치는 날도 있었다. 여래사에서 정기적으로 봉행되는 다라니기도에 동참하기를 권하는 도반들의 이야기를 접했다. 하지만 양산에 위치한 집에서 부산 동구에 있는 여래사까지 다소 거리가 있어 주 1회 불교대학도 빠듯하게 이어온 상황이었던지라 정기적인 수행을 실천으로 옮기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집 가까운 곳에 통도사 포교당인 전법회관이 개원했다. 이 도량은 집에서도 가까워 종종 찾기 시작했고 몇몇 도반들과 용기를 내어 양산 전법회관 주지 정도 스님께 ‘다라니기도’ 개설을 제안했다. 스님께서는 적극적으로 응원해주시면서 기도의 출발을 이끌어주셨다. 특히 도반들과 다라니 108독을 위한 별도의 기도집을 만들기도 했다. 108독씩 묶어 기록된 이 책으로 다라니를 읽으면 108독을 완성할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었다. 보통 ‘천수경’을 읽으면서 다라니를 독송하는데 이렇게 하면 시간만 확인될 뿐이다. 몇 독을 읽었는지 알 수가 없다. 이 책을 펼치고 다라니를 반복하면 자신의 리듬과 1독에 걸리는 시간을 가늠할 수 있어 수행계획을 세울 수도 있다. 도반 4~5명이 함께 원력을 모아 제본한 다라니 기도집을 법회에 동참한 50여명의 불자들에게 보시했다. 보시의 기쁨과 가치를 절실하게 느낀 날이기도 했다.

매주 1회 저녁 2시간 동안 양산 전법회관에서 다라니 기도가 시작됐다. 처음에는 따라 읽기도 벅찼다. 숨이 차고 입이 돌아가지 않았다. 이대로는 따라 읽기조차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에서 기도가 없는 날에는 집에서 다라니 주력수행을 반복했다. 거처를 옮긴 아들의 방을 수행 공간으로 삼았다. 매일 저녁식사를 마친 뒤 어김없이 좌복을 펼쳤다. 다라니 108독을 일주일간 이어서 한 뒤 21독을 3주씩 반복했다. 어느새 절에서 하는 속도가 익숙해졌고 나중에는 신기할 정도로 속도가 빨라졌다. 소리는 정확했고 숨도 차지 않았다. 어느덧 전법회관에서는 다라니 기도반이 정착되어 매월 첫째 주 토요일마다 다라니법회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큰 보람 중 하나다.

주력수행을 하면 삶이 달라진다고 하는 도반들의 말에 반신반의했다. 그런 내게도 분명 변화가 왔다. 직장 생활을 지속적으로 해 온 나의 삶은 다소 급하고 불 같은 성격을 자제하지 못하는 편이었다. 그런 삶에 여유가 생겼고 평소 하고 싶었던 취미활동에도 인연이 닿았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새기는 서각 그리고 부처님의 뜻을 그림과 글로 표현하는 사불, 사경이었다. 전문가로부터 체계적인 지도를 받아 부처님의 말씀을 표현하는 과정은 환희심 그 자체였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의 법명 ‘시현행’이 그대로 실천되는 느낌이었다. 평소 늘 ‘부처님 품 안에서 보살행을 하면서 살게 해 주세요’라고 읊조리던 바람이 어떻게 보면 절 안에서 기도를 하고 놀이도 절 안에서 하는 삶으로 ‘시현(示現)’된 셈이었다. 서각을 배운 뒤 처음 조성한 ‘반야심경’은 여래사, 두 번째 ‘반야심경’은 전법회관에 기증하며 감사함을 회향했다.

[1365호 / 2016년 11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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