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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취붕두농괴뢰(看取棚頭弄傀儡)

대통령의 인형극 놀이

‘악어의 눈물’이라는 말이 있다. 악어가 사람을 잡아먹고 난 뒤에 눈물을 흘린다는 서양전설에서 유래했는데 보통 위정자의 거짓눈물에 대한 비유로 쓰인다.

우리국민들은 악어의 눈물을 자주 접한다. 불과 10여일, 2번이나 악어의 눈물을 경험했다. 10월25일 ‘비선실세’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발각되자 대통령이 사과했다. 보좌진이 꾸려지기 전 조언을 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악어의 눈물이었다. 사과 직후 최씨가 연설문 작성에만 관여한 것이 아니라 외교와 안보, 인사까지 개입하고 기업들에게 돈을 강탈하는 등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증거들이 쏟아졌다. 독일로 피신했던 최씨는 국민적 분노에 떠밀려 국내로 돌아와 구속수감됐다. 검찰에 구속된 한 청와대 수석은 기업들에게 강탈한 돈은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실토했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 지지율 최하위인 5%를 기록했다. 국민들은 하야를 외치고 정치권은 내치·외치에서 손을 떼라고 촉구하고 있다.

대통령은 10여일 만에 다시 사과했다. 울먹거리는 목소리였지만 곧 변명으로 이어졌다. “외로워서” “순수한 의도로” 동정심 유발단어로 채워진 사과문은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는 남탓으로 이어졌다. 대통령은 현재 뇌물죄, 직권남용, 국가기밀누설 등 각종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대통령은 사과문 발표 전 오히려 총리와 비서실장을 일방적으로 임명하는 등 불통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일개 동네 아녀자에게 국정을 맡기는 천박한 지적수준의 대통령이 보여준 일련의 행동은 또 다른 의혹을 낳고 있다. 누군가 그려준 밑그림에 따라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임제록’에 간취붕두농괴뢰(看取棚頭弄傀儡), 추견도래이유인(抽牽都來裏有人)이라는 구절이 있다. “무대 위의 인형극을 잘 간파해야 한다. 무대 뒤서 인형을 조종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 인형극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면 조종하는 사람을 찾는 숨바꼭질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국민 모두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366호 / 2016년 11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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