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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원효·혜능이 권장한 염불 외면 말아야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6.11.07 11:44
  • 댓글 2

조계종 8대 총림 중 선원과 강원, 율원, 염불원 4원을 갖춘 도량은 한 곳도 없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조계종 중앙종회 총림실사특별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8대 총림 운영실태 실사보고서’에 따르면 수덕사만 염불원을 운영하고 있고 그 외의 7개 총림은 염불원을 아예 운영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염불원을 운영하고 있는 수덕사는 다른 7개 총림이 운영하고 있는 율원을 운영하지 않고 있었다. 조계종 승단이 현재 염불수행에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일으키기에 간과할 수 없다.

조계종 내에서 선지식이라 하면 선교를 겸비한 수행승을 말한다. 교란 교학을 뜻하니 강원의 중요성은 거론할 필요 없다. 문제가 되는 건 ‘선’이다. 선교에서의 선이란 ‘간화선’을 이른다. 선에 버금가는 또 다른 수행법 위빠사나를 비롯한 염불이나 간경 등은 이 범주 안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따라서 간경을 통한 삼매나, 염불을 통한 깨달음은 외면하고 있는 분위기다. 과연 이러한 의식은 바람직한 것일까? 한국과 중국의 대 선지식의 말을 빌리면 그렇지 않다.

원효 스님이 대중들에게 ‘나무아미타불’ 염불을 권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신라 발징 화상은 고성 건봉사에서 염불만일결사를 진행했고, 고려시대의 의천, 보우, 나옹 스님이 염불수행을 권장했다. 조선시대의 서산, 사명 스님 또한 선과 염불을 융합한 ‘선정일치(禪淨一致)’를 내세우며 염불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중국선종의 시조로 추앙받고 있는 육조혜능은 어떤가. “염불에 무슨 이익이 있습니까?”라는 물음에 혜능은 “아미타불 염불이야말로 만세의 티끌을 뛰어넘는 묘한 길이며 부처가 되고 조사가 되는 정당한 원인”이라 전제하며 “오로지 아미타불을 염불하고 다른 생각이 없으면 손가락 튕길 수고도 없이 곧장 서방극락세계로 왕생한다”고 했다. 당나라 최고의 선사로 칭송 받았던 영명연수 선사는 ‘참선을 통해 견성 했더라도 다시 염불을 해 이루지 못한 나머지 일들을 완성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혹 염불원이 운영되지 않는 이유가 ‘염불로는 견성성불하기 어려우므로 오로지 참선을 해야만 한다’ 의식에 따른 것이라면 이는 너무도 편협한 사고다. 염불원이 운영되고 있지 않는 이유를 따져보고 그에 따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1366호 / 2016년 11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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