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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국정농단 사태와 불서 읽기

불서 출판 늦추는 등 부정적 영향
경전·어록 등 고전 판매는 꾸준해

“한국 사회 전반이 시끄럽고 여러모로 안정되지 않아 저 역시도 일본에 있습니다만 많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전해 듣는 뉴스만으로도 너무나 황당하고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하던 일들이 현실에서 생겨나고 있어 통탄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국에 당장 책이 출판되어 나온다고 해도 외면받기 십상일 듯합니다.”

국가전체 뒤흔든 사건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출판 위축
불서 출판에 파장 더욱 커
불서읽기 캠페인 펼쳤으면

일본어 책을 한글로 번역해 주신 한 스님으로부터 받은 메일의 내용이다. 일본에서 유학 중인 이 스님은 “출판사와 많은 분들의 노고가 묻혀 버릴 수 있으니 우선 한국의 혼란스러운 정국이 가라앉은 후에 출판을 진행하자는 의견이 옳을 것”이라는 내용으로 메일을 보내왔다.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으로 국가적인 혼란과 파문이 한 달 넘게 대한민국 전체를 혼란스럽게 하면서 출판 시장에도 대단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민 전체를 심각한 우울증에 걸리게 하고 국가경제와 정치를 마비시킬 정도이니 출판계도 남 이야기가 아닌 듯하다.  박 대통령의 진솔하지 못한 책임 회피성 담화에 가신 정치인들의 끊임없는 거짓말과 변명, 매일매일 국정을 농단하는 데 가담했던 새로운 피의자들과 사건이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있으니 국민의 눈과 귀는 절망의 소식에 사로잡혀 다른 곳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을 지경이다. 대한민국 전반의 상황이 이렇듯 부정적이니 우리 불자들도 불서를 읽을 만한 여유가 있을까 싶다.

불서 판매현황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 이후 불교출판의 책 판매가 감소했다거나 새로운 책의 출간을 미룰 계획이라는 반응들은 불교 출판인들을 통해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계획된 책 출간을 늦추거나 미룰 수만은 없는 노릇 아닌가? 2014년 중반 이후 모과나무가 출간한 책 17종의 판매 현황과 최근 한 달 사이 판매 현황을 비교해 보았다. 출판한 책 종류가 그리 많지 않아 통계로서의 가치가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최근 판매 현황에서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 있다. 불교 경전이나 선어록의 판매 지수가 꾸준하다는 점이었다. 혜국 스님 ‘신심명-몰록 깨달음의 노래’과 정우 스님 ‘진심직설-마음을 다스리는 법’, 종광 스님 강설 ‘임제록’, 서광 스님 ‘돌이키는 힘-치유하는 금강경 읽기’ 등이 바로 꾸준한 판매 흐름을 보이는 책들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에세이 종류의 책은 상대적으로 판매가 부진했다. 경전, 선어록과 같은 고전은 기복이 없고 꾸준하다는 불교 출판인들의 조언이 증명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지금과 같이 국민적인 아픔과 고통으로 경기가 어려울 때 일수록 부처님의 가르침을 직접 전하는 경전과 선어록의 지혜가 절실하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있다.

모과나무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신행수기와 명상 에세이, 외국인 스님의 포교집, 경전, 선어록, 시집 등 다양한 부문의 책을 제작해 불자들에게 선보였다. 모과나무 출범 당시 불교문화와 수행, 신행의 콘텐츠를 이 시대에 맞게 기획해 재조명하고자 했던 초발심을 되새겨 본다.

“모과나무는 지혜의 향기로 마음과 마음을 잇습니다.”

부처님께서 정각을 이루신 지 2600여년이 흘렀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이렇듯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우리 인류에 끊임없이 이어진 것은 경전과 불서가 있었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책이 끊임없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불서를 만들고 불서를 읽어야 한다. 또 사회가 혼란스러울수록 자기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불서가 더욱 절실하다. 전국 사찰과 불자들을 중심으로 불서읽기 캠페인을 펼쳤으면 한다.

남배현 모과나무 대표 nba7108@beopbo.com

[1367호 / 2016년 11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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