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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타불 칭명으로 피안 간다는 믿음뿐”

  • 수행
  • 입력 2016.11.14 16:11
  • 수정 2016.11.14 16:12
  • 댓글 1

▲ 무하 스님은 10년 정토염불을 회향하고 영주 부석사 모든 소임을 내려놨다. 나무아미타불로 번뇌 여의기 위해서다.

“입으로 아미타부처님의 명호를 염송한 즉 삼계를 벗어나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하물며, 아미타부처님께 예배하고, 집중하여 염불하고, 찬탄하여 읊조리며, 극락의 불보살님과 장엄을 관하는 수행이겠는가.”(원효 스님 ‘아미타경소’ 중)

영주 부석사 무하 스님
10월31일 정토염불 회향
무량수전·토굴 10년 정진
평생 전수염불 왕생 발원

숙연이었다. ‘이뭣고’를 참구했다. 인천 용화선원 송담 스님이 내린 화두였다. 스님이 준 법명 우송(友松)에 우쭐하며 시민선방에 홀로 방부 들인 적도 있었다. 해인사 원당암 혜암 스님 아래 정진하기도 했다. 화두 참구를 제일로 여기던 그에게 수좌 근일 스님이 은사가 됐다. 부석사로 출가한 행자에게 준 법명이 무하(無瑕)다. ‘없을 무(無)’자에 ‘티끌 하(瑕)’자다.

다겁생 염불 공덕으로 심어놓은 정토 향한 그리움 씨앗은 이때 싹텄는지 모른다. 무하 스님 삭발수계도량이 영주 부석사였다. 부석사는 정토 상징하는 안양루 지나야 무량수전이 드러나는 의상 스님 창건 정토도량이다. 무량광불, 무량수불로 일컬어지는 아미타불을 모신 전각이 바로 무량수전이다.

“잔에 담긴 물로는 한 수레 섶 더미의 불을 끄지 못하고 반딧불로는 깊은 골짜기의 어둠을 밝히지 못합니다. 스스로 작은 견해를 지혜 삼아 업을 얼마나 줄일 수 있겠습니까. 피안으로 가는 강 건너기 전에 뗏목을 놓아버리는 허물이 될지도 모릅니다.”

지난 10월30일 무량수전에서 나무아미타불 10년 염불기도를 회향한 무하 스님 발원문 중 일부다. ‘불력수행’(비움과소통, 2016), ‘아미타경 심요’(비움과소통, 2016) 두 권에 발원문 더해 각각 300권씩 법공양 올렸다.

무하 스님은 무량수전과 경내 토굴에서 10년 동안 나무아미타불 전수염불을 했다. 2004년부터 4년 가까운 세월 동안 매월 3000배 정진한 뒤 행한 수행방편이었다. 스님은 사분정근, 오후불식, 포행, 한 잔의 차와 토굴의 작은 뜨락서 길어 올린 소소한 깨달음과 세속 인연을 놓기로 했다. 피안으로 향하는 뗏목을 놓쳐선 안 돼서다.

그래서 전수염불(專修念佛)을 했다. ‘오로지(專) 부처님 명호 부르는(念佛) 수행(修)’을 하겠다는 뜻이다. 무량수전에서, 토굴에서, 오가는 길에서 아미타부처님을 불렀다. ‘이제 금(今)’자와 ‘마음 심(心)’자로 구성된 ‘염(念)’과 ‘불(佛)’을 합한 염불(念佛)이었다. 토굴 미닫이문 소리 없이 열리면 작은 아미타불좌상과 ‘나무아미타불’ ‘묵언 중’ 푯말이 풍경처럼 자연스럽다. 오래됐다는 증거다.

▲ 스님이 수행 중인 토굴 안 모습.

장삼과 가사 몇 벌과 은사 근일 스님 사진이 벽에 걸려 있다. 시선 닿는 곳곳마다 메모다. ‘멈추지 말아야 한다.’ 정토염불 경전과 불서를 읽을 때마다 메모한 수첩 수십권도 눈에 띈다. ‘일어난 한 생각이 태어날 인연이 되니, 늘 정신 차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생각을 맑게 비춰봐야 한다.’

“허깨비 같은 인연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티 없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염불하라고 은사스님이 지어주신 그 이름, 무하. 그 뜻을 알자 회향이었습니다.”

무하 스님은 “왕생발원을 사후  복을 비는 것으로 습관처럼 아는데 궁극적인 동기는 바로 완벽한 열반”이라고 강조했다. ‘믿음은 도의 근원이요 모든 공덕의 어머니’라는 부처님 말씀에 한 치 의심을 세우지 않았다.

“정토염불은 이미 법장비구가 48대원으로 아미타불이 된 완성형 수행입니다. 피안을 향하는 목적지 분명하고 튼튼한 뗏목입니다.”

은행나무 이파리 그득한 영주 부석사 오르내리는 길, 노랗다. 그래서일까. 나뭇가지 앙상함 더 선명하다. 옴폭 패인 눈그늘 위 형형한 무하 스님 맑은 눈 닮았다. 무하 스님은 목탁 없이 시도 때도 없이 걷거나 앉거나 눕거나 나지막이 나, 무, 아, 미, 타, 불이다. 정토 향한 그리움 더 사무친다.

“10년 기도 회향 은혜에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아미타부처님께서 계시는 극락에 태어나는 것이라 여기고, 그 어떤 일보다 동기부여가 확실한 극락왕생을 발원합니다. 지나온 삶이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오늘의 염불소리가 인과 고리로부터 자유롭게 해주리라 믿습니다. 다시 의심하지 않고 왕생원 세워 오직 헤아리지 않는 마음으로 입을 열 때마다 아미타부처님을 부르겠습니다.”(무하 스님 10년 정토염불 회향 발원문)

영주=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367호 / 2016년 11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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