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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물고기 숭배, 불교 남래설 증거

11월4일 동명대 학술대회
이거룡 선문대 교수 주장

 
“옛 가락국 권역 또는 낙동강이남 지역에는 물고기 ‘어(魚)’자가 들어간 산 이름이나 땅 이름 또는 절 이름이 많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산악신앙과 물고기 숭배가 결합된 것으로 보이며, 이 가운데 물고기 숭배는 남인도 동해안을 끼고 있는 고대 타밀왕국과 연관된 것으로 판단된다.”

불교의 해상전래설에 기반을 둔 가락국의 창건설화에 대한 사실 여부는 최근 들어 역사학자는 물론 불교학자들 사이에서도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화 교류사적 측면에서 가락국의 인도 전래설을 고찰하는 장이 마련돼 관심을 집중시켰다.

동명대 인도문화교류연구소(소장 장재진)와 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회장 이진오·조수동)는 11월4일 부산 동명대 경영관 107호에서 ‘동명대 인도문화교류연구소·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 추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한국·인도 문화교류의 역사와 미래’를 주제로 마련된 이날 학술대회에서 이거룡〈사진〉 선문대 교수는 ‘가야 왕국과 고대 남인도의 문화적 접촉 가능성·물고기 숭배를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고대 인도와 가락국의 교류 가능성을 진단했다.

이 교수는 “‘삼국유사’ 가락국기의 허황옥 전승을 중심으로 하는 인도 아유타국과 가락국의 관계에 대한 규명은 넓게 보면 한국불교의 남인도 전래설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옛 가락국의 물고기 숭배가 타밀왕국들과 연관된다는 것은 이 지역에 있는 여러 사찰의 창건설화에 반영된 전승에서 엿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인도 관련 산 이름과 ‘가락’ 또는 ‘가야’라는 말이 드라비다어로 물고기를 의미한다는 설 또한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 교수는 “고대 인도와 한국의 문화적인 접촉가능성을 고찰해 볼 때 고대 남인도 드라비다 문화권 빤띠야 왕국의 상징이 ‘쌍어’였다는 점에서 물고기 숭배 신앙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왕국의 중심지 미낙시 사원 역시 물고기 숭배와 깊은 관련성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며 “낙동강 이남의 가락국 지역에는 신어산, 만어산, 어곡산 등 물고기 ‘어’자가 들어간 산이 많은데, 산과 물고기의 결합은 곧 물고기 숭배의 의미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어산에 위치한 김해 은하사가 허황옥과 관련되어 있다는 설화는 사실상 그동안 전설로 간주되다시피 했으나 신어산의 이름도 신성한 물고기라는 점, 대웅전 본존불이 관음보살이며 쌍어문이 대웅전 수미단에 새겨져 있다는 사실 등을 고찰할 때 은하사와 인도의 관계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며 “이 역시 장유화상을 통한 불교 남래설 가능성을 높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교수는 “기존 연구에서 아유타국이 북인도 갠지스 강 지류인 사라유강 유역의 아요디아라는 견해와 수로왕릉의 쌍어문과 아요디야 쌍어문의 동일성이 주장됐다”면서 “하지만 문헌이나 고고학적 발굴에 의거한 입증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 연구경향은 재고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인도의 바트 교수, 일본의 후나하시 켄타 류코쿠대학 남아시아연구센터 연구원 등이 각각 인도와 한국의 문화교류 연계성을 고찰했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367호 / 2016년 11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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