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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식의 길에서 ‘공’과 ‘무아’를 배우다

  • 불서
  • 입력 2016.11.14 16:27
  • 수정 2016.11.1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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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식으로 읽는 반야심경’ / 요코야마 코이츠 지음·허암 옮김 / 민족사

▲ ‘유식으로 읽는 반야심경’
한 나라의 행정수반인 대통령은 몰랐지만, ‘반야심경’에 친숙한 불자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이 있다. 모든 것은 인과 연에 의해 생겨나며,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는 ‘공’이라는 것을 말이다. 때문에 스승들은 ‘반야심경’의 핵심 사상인 공에 대한 가르침을 전했고, 불문에 들어선 이들은 누구나 이 경전을 외우고 뜻을 익히려 애쓰고 있다.

사람들이 위정자의 무지와 집착이 가져온 참담한 현실에 비통해하며 이른바 ‘순실증’에 빠져들어 힘겨워 하고 있는 요즘, 세상에 삶의 지혜와 희망을 전할 새로운 ‘반야심경’ 해설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의 유식학 전문가 요코야마 코이츠가 펴낸 ‘유식으로 읽는 반야심경’이다. 저자는 “‘반야심경’의 핵심은 공사상인데, 유식에서 설하는 공사상과 다르지 않다. 유식사상은 우선 식(識)의 존재를 임시로 인정하고, 그 바탕에서 실천을 통해 식을 변혁하여 공에 이르고자 하는 사상이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반야심경’을 새로운 시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유식으로 ‘반야심경’을 해설한 이유는 간단하다. 불교의 핵심 사상을 담고 있으면서도 공이나 반야와 같은 용어에 대한 상세한 논리적 해석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실천적인 면에서도 ‘반야심경’은 반야바라밀다를 닦는 것을 중심으로 설하는 반면, 유식의 경론은 요가 수행을 강조하며 구체적 수행법까지 제시하고 있음을 장점으로 꼽았다. 저자는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삼아 책에서 요가, 팔식, 삼성이라는 유식사상의 새로운 용어를 사용해 ‘반야심경’을 해설했다.

불교가 지향하는 목표, 즉 공과 무아를 깨닫는 데 있어서 유식이라는 길을 안내한 저자는 책을 통해 세 가지를 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첫째는 “나와 사물은 마음속에서 생각과 언어에 의해 만들어진 환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자”는 것이고, 두 번째는 “허망한 나와 사물에 대한 집착을 없애기 위해서 본래의 상태로 되돌아가자. 이를 위해서 요가를 실천하거나 일상생활 속에서 ‘지금·여기’와 하나가 되어 무분별지로 살아가자”는 것이다. 그리고 “내 생명에너지를 타인을 위해 사용하며 살아가자”고 강조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시나브로 유식의 길에서 공과 무아를 알아가게 될 것이다. 1만85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367호 / 2016년 11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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