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력수행 전병운 씨-상

기자명 법보신문

부처님 가르침에 목말라
사경·염불·참선해보다
대비주 만나 허전함 달래

▲ 57·이안
‘절에 살고 싶다….’

어려서부터 들던 생각이었다. 이 생각이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는 모른다. 왜일까. 절에 가 본 적이 없는데도 절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살던 마을엔 절이 없었다. 무속인 집만 하나 덩그러니 있었을 뿐이다. 칠월칠석이면 동네 사람들이 그 집에 모여 떡을 해 놓고 무언가를 했다. 다른 아이들은 무섭다고 피하는데 나는 그 집 마당에 쪼그리고 앉아 밤늦게까지 구경을 하곤 했다. 왜 그랬을까. 그런 날엔 절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했다. 

그렇게 절을 그리워하는데도 그렇게 부처님 가르침에 목이 말랐는데도 기회가 없었다. 남들은 어려서 부모님 손을 잡고 간다는데 그 인연도 없었다. 유년시절을 보내고 어른이 돼서야 인연이 닿았다. 서울에 와서 직장 근처에 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단숨에 찾아가서 일주문에 들어서는데 그냥 편안하고 내 집 같았다.

무작정 법당으로 들어섰다. 그때는 절 예법을 아무것도 몰랐다. 부처님만 바라보고 가운데 문으로 들어갔다. 후에 알았지만 스님들이 드나드시는 어간문이었다. 둘러보니 양쪽에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고 가운데가 비어있기에 그곳에 앉았다. 부처님과 정면으로 마주 앉으니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왜 그랬는지 아직도 모른다. 그날의 법회는 청년회 법회였다. 그 인연으로 청년회 법회에 참석해서 4년 동안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결혼을 하면서 서울을 떠났지만, 몇 년 후 다시 서울로 오게 되어 송파 부근에 둥지를 틀었다. 가까운 곳에 절이 있어서 매주 일요일 거의 빠지지 않고 법회에 참석했다. 여러 도반들과 어울려 사경, 염불, 참선을 두루 섭렵했다. 그렇지만 마음 한 쪽에 항상 어떤 허전함이 있었다. 허전함, 그것이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생각으로는 알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었다. 

그러던 중에 영등포에 있는 작은 절을 알게 되었다. 그곳에서는 근기에 따라 지장, 관음, 약사 등 100일 기도를 입재하고 회향하게 하였다. 나는 ‘관세음보살 보문품’ 기도를 하였다. 기도 중에 신묘장구대다라니 주력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올라왔다.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TV를 여유롭게 볼 시간이 없다. 하지만 항상 불교채널에 맞춰 TV를 틀어놓고 지냈다. 오며가며 슬쩍슬쩍 보고 법문을 들어도 공부가 많이 된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BTN 불교TV에서 한 스님이 대비주, 즉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에 대해 법문하시는 것을 스치듯 보았다. 짧은 순간에도 마음이 활짝 열리는 기분이었다. 얼른 ‘법상 스님’을 기억해 두었다.

아들에게 인터넷으로 법상 스님을 찾아보라고 했더니 덕양선원 주소와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먼저 전화로 확인하고 덕양선원을 찾아갔다. 2014년 10월3일, 법당을 방문했다. 마침 중양절 법회와 출가기념일 법회를 하고 있었는데 아주 인상적이었다.

카페에도 가입했다. 카페에서는 ‘대비주 수행 나침반’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도반들이 그날그날 수행하면서 느끼고 체험한 것을 올리는 수행공간이었다. 대비주 49일 수행에 입재하고 나침반 수행도 신청했다. 그동안 노트에 수행일기를 쓰고 있었기에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침반 수행일기를 쓰고 보니 전에 20여년 동안 썼던 나의 수행일기는 주로 일과정진을 기록한 것이고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흐름을 관찰하는 것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침반에 동참하면서부터 나의 생각, 느낌, 배려, 인내 등에 대해서 좀 더 깊게 느낄 수 있었다.

[1367호 / 2016년 11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