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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출 스님과 설법연구원

  • 기자칼럼
  • 입력 2016.11.21 11:44
  • 수정 2016.11.2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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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여년간 불서 보급을 통한 문서포교에 앞장서온 설법연구원이 문을 닫는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설법연구원장 동출 스님은 최근 계속되는 경영적자에 따른 어려움으로 12월말 설법연구원을 폐원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지인들에게 발송했다.

1988년 문을 연 설법연구원은 명실상부 문서포교 부문에서 선구적인 활동을 펼쳐온 기관이다. 설법연구원이 연구한 각종 설법문안들은 산하 도서출판 솔바람을 통해 출판물로 간행돼 전국으로 배포됐다. ‘불교설법전서’를 비롯해 ‘전통사찰총서’ ‘만화불교이야기’ 등 설법연구원의 노력으로 출간된 도서만 70여권에 이른다.

이 같은 설법연구원의 오늘은 사실 동출 스님의 원력 위에 세워졌다. 1996년 설법연구원을 맡게 된 동출 스님은 원장 취임과 함께 설법문안을 성인용과 어린이·청소년용으로 분리해 연구를 진행하는 등 계층별 포교라는 새 장을 열었다. 이와 함께 대중의 요청에도 지지부진했던 ‘불교설법전서’와 ‘전통사찰총서’ 발간사업을 이어받아 전체 10권으로 구성된 ‘불교설법전서’와 ‘전통사찰총서’ 19·20·21권과 별권 1·2권을 차례로 편찬해 사업을 마무리했다.

특히 ‘마음을 밝히는 60가지 이야기’를 비롯해 ‘마음 밭을 일구는 사람들’ ‘백유경’, ‘야단법석’ ‘자타카’ 등 불교만화책 17종이 탄생하게 된 것도 모두 동출 스님의 원력이다. 돈이 되지 않는다며 모두가 주저할 때 스님은 불교의 미래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 꼭 필요한 불사라며 가시밭길 가기를 자처했다.

군장병과 병원법당 환우들을 위한 불교책 법보시 운동을 시작한 것도 동출 스님이다. 2009년 대불련 총동문회와 협력해 군법사단 50곳에 1000여권의 불서를 보급한 것을 시작으로 2010년 불교진흥원과 450여 법당에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만화불교책 3000여권을 보급했다. 설법연구원의 이 같은 노력은 이후 전국적인 법보시 운동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만성신부전증으로 투석을 해야 하는 힘겨운 상황이었기에 더욱 값진 성과였다. 설법연구원의 폐원 소식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는 이유다.

▲ 김현태 기자
이와 관련 동출 스님은 “지난 10년간 인건비와 살림살이를 축소하는 등 생존을 위한 자구책을 강구했지만 더 이상은 적자폭을 감당할 수 없어 안타깝지만 폐원을 결정했다”며 “지금까지 설법연구원이 운영될 수 있도록 응원해준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고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그동안 발간된 불서들은 솔바람을 통해 계속해 보급된다는 점이다. 인력도 사무실도 없는 이름뿐인 출판사지만 문서포교의 원력만은 결코 놓지 않겠다는 동출 스님의 마지막 의지다. ‘공업중생(共業衆生)’이라는 의미가 어느 때보다 크게 다가온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368호 / 2016년 11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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