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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태어날 대한민국을 위하여

기자명 화령정사

최근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 ‘헌정 유린’이라는 이슈로 온 국민이 분노와 허탈로 연일 시위에 나서는 가운데 대통령도 여당도 야당도 아무 것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중생들의 안녕과 행복을 오로지 염원하는 우리 불자들의 시각으로 지금의 이 사태를 보면 나라를 위해서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나라가 잘 돌아가면 그보다 더 다행인 것은 없겠지만 진실을 바로 보지 못하고 어리석었던 우리 국민들의 공업(共業)을 어찌 비켜갈 수 있겠는가? 이참에 우리 국민들이 자신을 철저히 반성하고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그릇된 관념과 관습, 제도를 수정하고 다시 태어난다면 이 위기는 재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국정농단과 국기문란 사건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썩어 있었던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압축도이다. ‘정운호 나비효과’라는 말이 떠돌 듯이 이번 사태는 실로 우연한 기회로 밝혀지게 된 것이다.

폭력조직의 해외도박장 운영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도박에 연루된 정운호와 그를 변호하던 홍만표, 최유정이니 진경준 등 법조계 인사의 비리로 번지는가 했더니 롯데가 들썩이고 넥슨의 김정주며 청와대 우병우 수석까지 등장했다. 그를 감싸려던 청와대와 이를 밝힌 조선일보가 맞붙더니 대우조선해양 관련자들이 처벌되고 급기야는 최순실이 수면에 떠오르면서 K스포츠니 미르재단이니 하는 엄청난 실체가 드러나고 딸의 부정입학으로 교육계까지 불똥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굵직한 이러한 사건들을 대충 살펴봐도 그 얽히고설킨 실타래는 보는 사람의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다.

현재로서는 국방비리만 비켜갔지 작년 여름부터 시작된 이 일련의 사건들은 실로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행정, 언론 등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가 부정한 기득권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부역’하면서 그 혜택을 누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 모든 책임을 박근혜 대통령이 짊어져야 하는 상황에 까지 이른 것은 온 국민이 이제는 다 아는 사실이 되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이렇게 분노하고 허탈해 하며 배신감에 치를 떠는 것은 기득권들이 그렇게 나라를 가지고 노는 동안에 ‘개, 돼지’ 취급을 받으며 그저 열심히 법을 지키며 살아온 것에 대한 자괴감인지도 모른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저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라고 했지만 그것은 바른 소리 한번 제대로 못한 반성 없이 자기만 살겠다는 비겁한 변명에 불과하다. 정말로 속은 것은 이미지 정치에 놀아난 우리 국민들이 아닐까?

자라온 환경과 성장 배경을 살펴 볼 때 ‘혼이 비정상’일 수밖에 없었던 한 불쌍한 여인에 대해 동정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대통령까지 만들었다는 것에는 그를 지지한 많은 사람들이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어리석게도 기득권들의 이미지 조작에 농락되고 있었는지, 그들이 쳐놓은 그물에 얽히어 파닥이면서 그야말로 ‘개, 돼지’처럼 무시당하고 있었던 지를 똑바로 알아차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국적인 이러한 시위가 또 일회성 분노표출로 끝나버리고 그 열매는 기성정치인이나 이들과 야합하는 기득권 세력들에 의하여 거두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리석게 살아왔던 지난 일은 이번으로 털어버리자. 이번 일이 너무나 화나고 괴롭고 수치스러우며 황당하지만 인과응보를 어찌할 것인가?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를 하든 탄핵이 되던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새롭게 자신을 바라보고 사회를 바라보고 정치를 바라보는 눈을 뜸으로써 우리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난다면 이 보다 더 다행인 일이 어디 있으랴!

화령 정사 총지종 교육원장·철학박사 padmalee@hanmail.net
 

[1368호 / 2016년 11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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