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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못난 얼굴

국정은 최순실에게 맡기고
온통 외모에 관심 쏟았던
대통령이 가장 추한 사람

‘능엄경’에는 자신의 귀를 크게 막고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다른 사람이 듣지 않기를 바라는 어리석은 사람이 언급된다. 자신의 과오를 어떻게든 감추려는 의도겠지만 부처님께서는 그런 이에게 ‘숨고자 하나 더욱 드러난다(欲隱彌露)’고 일깨우고 있다. 요즘 박근혜 대통령이 그 꼴이다. 두 번의 대국민사과 및 담화도 거짓이었다.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잠재우려 그랬겠지만 거짓말로 인해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성형시술을 둘러싼 박 대통령 의혹도 그 중의 하나다.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이 최순실씨 단골 성형외과에서 성형시술을 했다거나 중독성이 강한 프로포폴을 투여했다는 등 얘기들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 최근 밝혀진 청와대 의약품 구매 목록에도 미용과 노화방지 주사제를 비롯해 비아그라까지 포함돼 있었다. 여기에는 보톡스·필러주사, 레이저 등 얼굴 시술에 주로 쓰이는 피부 국소마취제인 엠라5%크림이 있어 성형시술 의혹을 더욱 짙게 하고 있다. 진위야 언젠가 밝혀지겠지만 세월호에 탑승한 수백 명의 학생들이 공포에 떨며 죽어갈 때 대통령은 젊게 보이려는 시술을 했다면 참으로 충격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늙음이 좋을 수는 없다. 그렇기에 현대의학의 힘을 빌려 젊음을 유지하려는 것을 탓하기는 어렵다.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정도를 넘어서면 외려 추하고 어리석어지기 십상이다. 불교에서 인간의 일생을 생로병사로 설명하듯 모든 생명은 처음부터 늙도록 결정된 존재다. 태어나는 순간 이미 늙음과 죽음이 함께 시작되는 것이다.

이는 부처님이라도 예외는 아니다. 쌍윳따니까야의 ‘늙음의 경’에는 오랜 세월 부처님을 시봉했던 아난다가 이렇게 말한다. “이제 세존께서는 안색은 맑지 않고, 사지는 이완되어 주름이 지고, 몸은 구부정하고, 시각능력, 청각능력, 미각능력, 감촉능력에서도 큰 변화의 조짐이 보입니다.” 그러자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한다. “누군가 백세를 살더라도 그 또한 죽어야 하는 운명이라네. 죽음은 아무 것도 가리지 않고 그 모든 것을 부수네.”

늙음은 누구든 피할 수 없다. 젊음에 집착할수록 상실감도 덩달아 커진다. 그렇기에 늙어갈수록 무상의 이치를 체득하고 지혜로워지려 노력해야 한다. 조선중기 문인인 김창흡의 ‘이가 빠진 것에 대하여(落齒說)’에서는 노화현상이 성찰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이 잘 나타난다. 처음 이가 빠지기 시작했을 때의 놀라움과 통증, 말의 어눌함, 추한 외모에서 크게 비관했지만 나중에 이를 받아들인 뒤 이렇게 적고 있다.

▲ 이재형 국장
“저 육신이 노쇠하면 조용함으로 나아갈 수 있고 말이 어눌해지면 침묵을 지킬 수 있는 법이다. 살찐 고기를 씹기에 좋지 못해도 담박한 것을 먹을 수 있고, 경전을 외우는 것이 유창하지 못해도 마음을 살필 수 있다. 조용함으로 나아가면 정신이 편안해지고 침묵을 지킬 수 있으면 과실이 적어진다. 대개 늙음을 잊는다는 것은 망령된 짓이요, 늙음을 탄식한다는 것은 비루한 일이다.”

환갑을 훌쩍 넘긴 대통령의 주름살 없는 말간 얼굴을 보고 지금 누가 아름답다고 하겠나. 국정을 최순실씨에게 떠맡기고 외모에 더 관심을 쏟았던 대통령보다 추한 사람은 없다. 그런 못난 대통령에게 더 이상 국정을 맡기지 않겠다는 것이 이 나라 국민들의 결연한 뜻이다.

이재형 mitra@beopbo.com


[1369호 / 2016년 11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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