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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비구니계 왜 주시해야 하나

대만불교 비구니계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11월20일 대만 중화불교비구니협진회(회장 보휘 스님. 이하 협진회)는 세계불교비구니협회 발족을 제안했다. 창립 20주년을 맞은 협진회가 전 세계 12개국 비구니스님 51명을 선정, ‘세계불교걸출비구니공헌표창’ 시상식을 개최한 데 이어 나온 제안에 비구니스님들 대부분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는 전언이다. 협진회는 비구니스님들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불교의 사회적 역량을 넓혀나가자고 제안했다.

세계적으로 비구니승단이 여법하게 유지되고 있는 곳은 우리나라와 대만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화혁명을 거친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티베트불교계에서조차 비구니계맥 전승과 승단구성의 문제는 아직 난제로 남아있다. 동남아시아의 대다수 불교국가는 비구니계맥이 단절됐다는 이유로 아직 비구니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러다 보니 대만이나 우리나라의 비구니계맥을 이어 비구니승단 복원을 시도한다는 소식이 간간히 들려오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대만 비구니계의 세계비구니협회 발족 제안은 매우 고무적인 시도다. 특히 대만 비구니스님들의 문화, 복지, 사회참여 활동은 대만 사회의 한 축을 이루고 있을 뿐 아니라 구호활동이나 복지에 있어서도 전 세계적으로 두각을 드러내왔다. 세계불교비구니협회의 향후 행보가 주목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장에 참여했던 한 비구니스님은 “장기적으로는 세계불교비구니협회를 UN에서 활동하는 민간단체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며 “국제구호활동 등을 통해 오랜 기간 노하우를 쌓아온 대만 비구니스님들의 역량이 결집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협진회는 이번 행사에 참석한 전국비구니회에도 동참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 스님이 참석하지 못한 상황이었던 만큼 즉답은 미뤄졌지만 “긍정적인 논의를 거쳐 추후에 결정하겠다”는 의사가 전달됐다.

▲ 남수연 기자

 

우리나라 비구니계의 자부심은 남다르다. 계맥이 올곧게 전승되고 있을 뿐 아니라 수행의 전통과 교학의 맥이 면면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위상 또한 이웃종교나 비구스님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이제 우리나라 비구니계도 세계불교의 중심으로 눈을 돌릴 때이다. 열악한 처지에 놓여있는 전 세계 여성불교수행자에 대한 도움의 손길은 일불제자의 도리이며 포교와 전법, 자비행의 실천은 불자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형식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대만이 주도하는 세계불교비구니협회에 동참하는 것이라도 좋지만, 비구니계의 역량을 모아 추진하는 새로운 형태의 세계화 시도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중요한 것은 위상과 역량에 맞는 행보, 그리고 관심과 노력이다. 대만 비구니계의 움직임을 주목하며 우리나라 비구니계에 대한 기대를 키워본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369호 / 2016년 11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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