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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걸하던 소년에게 희망 심어준 ‘부처님 울타리’

  • 동행취재
  • 입력 2016.11.29 14:10
  • 수정 2016.11.30 13:00
  • 댓글 0

캄보디아 아동센터 10주년

▲ 로터스월드 이사장 성관 스님과 실천승가회 소속스님들, 염태영 수원시장, 김진표 의원 등 사부대중 500여명이 부처님 앞에 합장하며 아동센터 설립 10주년의 의미를 되새겼다.

메마른 눈망울로 ‘1달러’를 구하던 캄보디아 꼬마아이들의 주눅 든 목소리에 생기가 돈다. 아이들은 굶주리지 않았고 깨끗한 물을 마셨다. 배울 수 있었고 아픈 몸을 돌볼 수 있었다. 마을 이뤄 안전한 집에서 잠들며 법학도를 과학자를 간호사를 꿈꿨다. 그렇게 만 10년. 소가 풀 뜯던 잔디, 벼와 갖가지 야채 익어가던 논과 밭에 기적처럼 생긴 어린이마을에서 희망과 행복이 자랐고 꿈이 영글었다. 그리고 어엿한 성인이 된 꼬마아이들은 이 마을에서 사회로 한 발자국씩 걸음을 떼고 있었다.

11월25일 기념법회 봉행
실천승가회 등 500명 동참
석굴암 본뜬 부처님도 봉안
자립 돕는 직업교육에 박차
인문사회 대학 설립도 추진

국제개발구호 NGO 로터스월드(이사장 성관 스님)는 11월25일 캄보디아 시엠립주 아동센터(옛 BWC 아동센터, 원장 지우 스님)에서 설립 10주년 기념식 및 법회를 봉행했다. 법회에 앞서 로터스월드는 세계일화의 뜻을 담아 캄보디아 전통양식인 압살라 전각에 석굴암 부처님 본뜬 석가모니불을 봉안했다. 부처님 기단에는 로터스월드와 인연 맺은 조계종 총무원, 실천승가회, 법보신문 등 개인, 단체, 사찰, 기관 이름 100여개를 새겼다. 로터스월드 이사장 성관, 고불총림 백양사 주지 토진, 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 혜용 스님과 실천승가회 회원스님들, 김진표 의원, 염태영 수원시장 등 사부대중 500여명이 부처님 앞에 합장하며 아동센터 설립 10주년의 의미를 되새겼다.

아동센터는 로터스월드의 첫 걸음이다. 2004년 법인으로 등록한 로터스월드는 캄보디아 정부와 MOU를 체결하고 무상으로 3만9669㎡(1만2000평) 대지를 제공받았다. 2006년 아동센터를 완공하고 아동보육시설에 착수했다. 기숙사, 사원, 다목적센터, 게스트하우스, 교실 등을 갖추고 방과후교실은 물론 정서 및 예체능 교육도 실시했다. 학업이 어려운 10~18세 어린이와 청소년을 중심으로 보육과 교육을 책임졌고, 설립 10년 뒤 총 100명의 아이들이 아동센터에서 사회로 진출했다. 현재는 50여명이 생활 중이다.

로터스월드는 아동센터를 기반으로 의료, 자립개발구호에 박차를 가했다. 2008년 아동센터 내 김안과병원 개원을 시작으로 우물관정, 초등학교 화장실 등 위생 지원, 방글라데시 소수민족 줌머난민 교육지원, 프놈끄라움 수원마을 개발에 앞장섰다. 미얀마, 라오스 등 제3세계로 천수천안을 넓혀 가는 등 끊임없는 행보는 2014년 UN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 NGO 자격을 취득하는 밑거름이 됐다. 

 
10년 세월은 인연을 깊어지게 했다. 이사장 성관 스님은 아동센터를 도운 국내외 인연들 한 명 한 명을 호명했다. 2003년 당시 이한곤 캄보디아 대사와 오낙영 참사관, 김성주 김안과병원장, 김진표 의원, 염태영 수원시장, 짠소팔(전 시엠립 의회장) 바탐방 주지사와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등 국내 불교단체와 사찰, 스님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진표 의원과 염태영 수원시장은 “성관 스님이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뿌린 진심 어린 서원의 연꽃씨앗이 아름다운 연꽃으로 장엄됐다”고 축하했다. 림톳 캄보디아 사회복지부 차관, 짠소팔 바탐방 주지사, 뻐으삐섯 시엠립 부주지사도 참석해 오랜 인연을 소개하고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 이날 림톳 차관은 성관 스님과 김진표 의원에게 캄보디아 정부 훈장을 수여했다.

성관 스님은 “생명을 주는 행동이자 세상을 관통할 수 있는 힘은 사랑과 자비”라며 “로터스월드는 사랑과 자비가 세상 곳곳에 넘치는 그날까지 서원을 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님은 “유아·어린이·기술교육 나아가 고등교육, 즉 대학 설립을 위한 새로운 출발을 할 것”이라며 “세계적인 문화유산이 있는 아름다운 시엠립의 앙코르제국 후손인 청소년들이 나라를 이끌어 가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명문 교육기관을 조성해 물려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로터스월드는 대학 설립 추진에 앞서 현지 특성을 고려한 기술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자립을 위한 배려다. 2011년 설립된 ‘로터스희망이용센터’에서 미용교육을 실시 중이다. 2016년 현재 과정을 이수한 120여명의 청소년들 가운데 90% 이상이 취업에 성공하는 노하우를 쌓았다. 이를 확대해 컴퓨터, 스마트폰 수리, 자동차 정비, 목공, 제빵 등 기술교육의 폭을 넓힐 방침이다.

비전은 현재 아동센터에 있는 아이들을 웃게 했다. 아이들은 아리랑을 한국어로 부르는 축하공연으로 로터스월드의 사랑과 자비에 화답했다. 10주년 기념법회 주인공은 또 있었다. 성관 스님은 현지 총괄 성킴홍씨 등 아동센터서 7~10년 장기근속한 직원들을 표창해 그간의 노고를 격려했다. 그리고 주요 내빈들은 뜨거운 태양에 그늘 드리울 작은 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성관 스님이 아동센터 부지를 처음 만났을 때 두 손아귀에 들어왔던 나무가 있다. 10년 동안 자라 무성한 잎 키웠다. 나무 한 그루가 만든 그늘이 캄보디아의 뜨거운 햇볕을 거둔다. 로터스월드 첫 발걸음인 아동센터, 입구 한쪽엔 아름드리나무 한 그루 서 있다.

시엠립=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369호 / 2016년 11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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