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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엄 스님 승가교육 이념, 불교중흥에 이바지”

  • 교학
  • 입력 2016.12.01 19:38
  • 수정 2016.12.0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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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녕사, 입적 5주기 학술세미나
도혜·적연·본각 스님 등 발제로
묘엄 스님 생애·계율 의미 조명
“율장 교육은 자정능력의 요건”

11월26일 봉녕사에서 열린 묘엄 스님 입적 5주기 학술세미나에는 눈발 흩날리는 궂은 날씨에도 사부대중 200여명이 행사장을 가득 채우며 묘엄 스님 생애와 계율의 의미를 되새겼다.

최초의 비구니 율사이자 강사로 교육·인재불사에 큰 획을 그었던 묘엄 스님의 입적 5주기를 추모하는 학술세미나가 11월26일 수원 봉녕사 문화원 금라에서 열렸다. ‘묘엄명사의 계율관과 비구니승가의 율학 전통’을 주제로 진행된 학술세미나는 눈발 흩날리는 궂은 날씨에도 사부대중 200여명이 행사장을 가득 채우며 묘엄 스님 생애와 계율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였다. 신규탁 연세대 교수의 사회로 봉녕사승가대학장 도혜, 봉녕사 금강율학승가대학원장 적연, 중앙승가대 교수 본각 스님과 백도수 능인대학원대 교수, 조은수 서울대 교수가 각각 발표했다.

도혜 스님은 ‘묘엄 스님의 승가교육 이념과 그 실현’ 기조발제에서 “묘엄 스님께서는 봉녕사에서 50년을 투자해 불사를 하고 그 불사 현장인 강원, 즉 승가대학에서 평생 닦아 수행한 고고한 수행의 면모와 향기를 마음껏 실현했다”며 “당신께서 당당하게 배울 수 있는 여건이 없었음을 교육열의 심지로 삼아 비구니 교육 요람을 세우고 가슴속 타오르는 교육 이념을 강원이라는 현장에 심어 열매를 거뒀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묘엄 스님의 승가교육 이념이 봉녕사라는 큰 교육도량을 만들었고 다시 갈래를 뻗어 800명 제자와 수많은 재가제자를 배출해 불교중흥에 이바지하는 결실을 맺었다”며 “앞으로도 봉녕사승가대학과 금강율학승가대학원에서 창출될 시너지효과는 무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 한국율학에서 금강율원의 위상’을 발표한 적연 스님은 금강율원의 정립과정을 통해 현 시대가 기대하는 율원의 역할을 모색했다. 묘엄 스님은 1999년 6월 근현대 한국불교 최초의 비구니 율원인 봉녕사 금강율원을 개원했다. 적연 스님은 “금강율원은 비구니 율사를 교육하는 전문기관일 뿐 아니라 비구니 계맥을 전수하는 시효가 됐다”며 “이후 2007년 청암사율원, 2008년 운문사보현율원 등 비구니 전문율원의 잇단 개설에 일대 전기를 마련해주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율장을 교육하는 목적은 출가자 스스로 수행의 정도를 점검하고 청정성을 유지해 수행을 실현하는 데 있다”며 “승가가 승보로 존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요건인 ‘자정능력’ 확립을 위해 종단 차원의 계율 연수와 율장 연찬불사가 활발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도수 능인대학원대 교수는 ‘비구니 율장과 계율 전통의 이해’에서 부처님 재세 시 비구니 율장 이해 방법과 계율전통의 이해·방향을 살핀 뒤 “경쟁과 승자독식의 논리 속에서 비구니승가의 정체성을 굳건히 하고 승가 본연의 의무를 다해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행과 교육이 그 중심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승·제자의 지속적인 지도와 학습과정에 주목한 백 교수는 “비구니스님 교육에 투자해 비구니 개개인이 훌륭한 스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비구니 자체 재교육 기관 설립과 재교육 의무 시스템을 형성한 후 비구니 전문화 교육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 비구니 교육문화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론에 나타난 계율사상’을 발표한 본각 스님은 “아함부에서는 신구의 3업을 맑히는 선행계로서 5계와 10선이 중심이 된 반면, 대승계에서는 보살의 공행과 무집착을 계학에 반영시킨 부분이 특별하다”며 “10선계의 근본에 대승보살의 공행과 보살의 자행을 선행으로써 구체화시키려는 노력이 곧 경론에서의 계학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승계학이 스스로를 청정히 하는 십선행으로 시작해 중생과 더불어 청정해지고자 하는 이타행으로 종결됐다는 설명이다.

끝으로 조은수 교수는 ‘동아시아에서 계율과 승단 성립과의 관계’를 통해 율장의 전래가 교단 성립과 불교 정착의 결정적 요소였음을 규명했다. 조 교수는 “공동체 규율로서의 율장은 비구 또는 비구니 교단이 새로운 땅에 성립하기 위한 필수적인 것으로, 이러한 공동의 약속 내지 규칙이 없었다면 초기 공동체가 설립될 수도 유지될 수도 없었을 것”이라며 “백제와 신라의 불교 초전 당시 율장을 전공하는 스님들이 승단 내에서 일어나는 각종 질문들에 대해 정확한 해석과 답변을 내렸기에 승단이 더욱 빠르고 효과적으로 정립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율장과 계율의 확립 여부에 따라 교단 성립이 있고 율에 대한 연구와 교육의 전통이 있었기에 백제와 신라 불교의 기반이 튼튼히 다져졌질 수 있었다”며 “이는 율이 불교의 기본적 의지처이며 비구·비구니는 그것을 수호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70호 / 2016년 12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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