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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 진리·실천론, 이황 학문·수양론과 상통”

고영섭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저서 ‘원효의 생애~’서 주장

원효 성사의 불교적 진리론·실천론이 퇴계 이황의 유교적 학문론·수양론과 상통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영섭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는 최근 ‘분황 원효의 생애와 사상-일심(진여)의 신해성과 일심지원(본각)의 결정성을 중심으로’를 펴냈다. 내년 원효 성사 탄신 1400주년을 맞아 스님의 생애와 사상을 총체적으로 조명한 이 책에서 고 교수는, 특히 원효 성사가 주창한 귀원(歸原)의 진리론과 요생(饒生)의 실천론을 퇴계 이황의 궁리(窮理)의 학문론과 거경(居敬)의 수양론과 대비해 상통성을 밝혔다. ‘귀원’은 일심의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며 ‘요생’, 즉 ‘요익중생’ 중생들을 풍요롭고 이익 되게 하는 것이다. ‘거경’은 인간 의식을 일치시켜 분산되지 않게 하는 원리이며 ‘궁리’는 묻고 배우는 학문의 다른 이름이다.

고 교수는 “원효는 인간이 지닌 일심의 신해성(神解性)과 본각의 결정성(決定性)의 강조를 통해 범부들로 하여금 부처와 보살이 될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며 “일심의 근원으로 돌아가 자각하게 함으로써(귀원) 궁극적으로는 중생 스스로가 자신들을 풍요롭고 이익 되게(요생) 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교수에 따르면 귀원과 요생은 화쟁·회통이라는 매개를 통해 통합·현실화되는데, 바로 이 부분이 이황의 학문론·수양론과 상통되는 통로가 돼준다.

고 교수는 “이황은 이치의 탐구, 즉 궁리를 통해 경의 실천, 즉 수양을 해가고자 했기 때문에 학문론인 궁리와 수양론인 거경은 서로 머리와 꼬리의 관계를 이루며 상호 발전시켜나가는 유기적 관계이며 둘을 이원화시킬 수 없다”며 “이황이 거경의 수양론과 궁리의 학문론을 통합시킨 것은 결국 원효의 귀원의 진리론과 요생의 실천론이 화쟁·회통을 매개로 실현되는 것과 상통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원효가 진리론과 실천론의 거리를 최소화하거나 무화시킬 수 있었던 것과 이황이 학문론과 수양론의 거리를 최소화하거나 무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각성한 수행자였기 때문”이라며 “원효의 일심 사상과 이황의 경 사상에 국제성·세계성이 담겨 있는 것은 보편적 가치 체계를 지닌 불교와 유교에 기반하였기 때문만이 아니라 두 사람 모두 인간의 본질과 세계의 심연에 대해 깊이 물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원효 스님과 이황이 불교·유교의 경계를 넘어 인간과 세계의 지평에서 만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분황 원효의 생애와 사상’에는 1901년부터 2016년까지 원효가 지은 저작뿐 아니라 국내외에서 이뤄진 원효 연구 저서와 주석, 일반논문, 석사논문, 박사논문 등을 총망라한 부록 ‘원효 관련 논저 목록’이 수록됐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70호 / 2016년 12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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