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 부산 사하구불교사암연합회

사찰마음 모은 무료급식소로 소외계층에 자비행

▲ 사하불교연합회는 12월2일 지역 소외이웃을 위한 자비의 김장 행사를 진행했다.

부산은 ‘불교 수도’라는 별칭에 걸맞게 지역 내 16개 구·군 단위 사암연합회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각각 단위 연합회마다 개성 있고 실효성 있는 사업 개발을 바탕으로 지역 밀착형 포교에 앞장서 온 덕분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단연 독보적인 활동을 펼치는 곳이 바로 사하불교연합회(회장 혜우 스님)다. 부산 사하불교연합회는 20여 사찰이 긴밀하게 연대해 자비나눔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전국 사암연합회 중 이례적으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 역사도 벌써 20년을 채웠다는 점에서 놀라운 대목이다.

사하사암 무료급식소 운영은
사찰 화합하는 굳건한 토대
순번 정해 체계적 운영 ‘눈길’
지역사회 위한 다양한 나눔도

사하불교연합회가 운영하는 사하사암무료급식소는 오랜 세월 소속 스님과 신도들을 긴밀하게 엮어낸 신뢰의 토대이기도 하다. 사하구는 부산의 타 구·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소득 계층 밀집 주거지역이 많은 곳이다. 1996년 7월1일 사하사암무료급식소가 문을 연 것은 이런 사하구의 특성을 고려한 결단이었다.

사하불교연합회는 무료급식소 운영을 위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회원 사찰이 당번제로 돌아가며 순번을 정한 뒤 연합회 사무실 자체를 매주 1~2회 급식소로 변신시켜 지역 주민 누구나 무료로 공양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었다. 

스님과 불자들은 봉사 초기 타 무료급식소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경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각 사찰에서 자발적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신도들이 직접 봉사활동을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십시일반 모인 정성은 무료급식소의 안정은 물론, 지역불교계의 화합으로 이어졌다. 매월 순번을 정하면서 자연스럽게 각 사찰의 행사까지 공유하게 됐고, 그날그날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급식 메뉴도 다양해지면서 누군가의 후원이나 지원 없이도 빠르게 정착이 됐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자비의 김장행사는 약천사에서 15년간 지속해 왔던 것을 연합회 차원으로 확대한 것이다. 특히 저소득 계층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에게 무주상 나눔을 실천해 온 사하사암무료급식소는 IMF 경제 위기를 겪으며 직장을 잃은 가장들의 가슴 시린 사연들까지 녹아들었다.

무료급식소에서 제공되는 것은 공양뿐이 아니다. 매년 급식소를 찾는 어르신들을 위해 매월 첫 번째 월요일마다 어르신 합동 생신잔치를 갖고 해마다 경로잔치를 펼친다. 더불어 장수 어르신들을 위해 영정사진을 촬영하고 액자에 사진을 담아 전달하는 장도 마련해왔다. 이제는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마다 150~200여명의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정착됐다. 

연합회는 무료급식소뿐 아니라 지역 사회를 위해 소리 없이 다양한 나눔의 장도 마련해왔다. 수년 전부터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을숙도에 철새 먹이를 지원해 온 것을 비롯해 2013~2014년 사하구청, 2012~2015년 사하경찰서에 각각 장학금을 전달하며 지역 저소득 계층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응원했다. 지역 내 요양병원을 찾아 환우들을 위한 쾌유음악회의 시간을 갖는가 하면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사하구민을 위한 ‘사하불교 불자의 한마당’ 행사는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축제로 정착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각 사찰의 초하루법회 때 교통질서 지키기 예방 캠페인을 전개하고 매년 여름에는 스님들과 불자들이 직접 이 지역의 명소인 다대포해수욕장을 찾아 청소년들의 안전과 건강을 발원한다. 또 구민 가운데 어업 종사자가 많은 점을 고려해 어촌계 고혼영가 천도 수륙재를 봉행하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연합회는 이 같은 다양한 활동으로 연간 4500만원의 예산을 책정한다.

사하불교연합회에는 현재 회장인 약수사 주지 혜우, 전 회장인 약천사 주지 법인, 총무 해장암 주지 송우 스님을 비롯해 성불사, 보광사, 백용사, 미륵암, 문수암, 칠보사, 성불사, 무학사, 대부암, 용주암, 지송정사, 옥련암, 감로암 등 20여 사찰 스님들이 동참하고 있다. 사하불교연합회 총무이며 해장암 주지 송우 스님은 “지역 내 200여곳이 넘는 사찰이 있는 것으로 안다. 이 가운데 실제 연합회 활동을 하는 사찰은 아직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앞으로 동참 사찰이 더욱 늘어나 사하구를 위한 일련의 활동들이 내실을 더하고 더욱 다양한 분야로 부처님의 자비행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급식소가 곧 공양간…작은 도량도 봉사할 수 있어”

부산 사하불교연합회장 혜우 스님

 
“사하불교연합회의 모든 사업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지속적이고 효율적이면서도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끊임없이 자문하면서 그 가치를 찾아갑니다. 그 길을 함께 이어 온 모든 스님들과 불자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부산 사하불교연합회장인 약수사 주지 혜우<사진> 스님의 일성이다. 스님은 “사찰이 무료급식소 당번을 맡은 주에는 일찌감치 신도들과 메뉴를 의논하면서 공양물을 준비하고 스님들이 직접 동참해 배식까지 꼼꼼히 점검하면서 매회 급식의 내실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각 스님과 신도, 사찰의 열정이 모이고 모여서 무료급식소가 지역민들의 위한 나눔의 장소로 정착됐다. 모두 ‘연합회의 급식소’라고 하기보다는 ‘우리 절 공양간이나 다름이 없다’는 마음이었기에 발전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스님은 회원 사찰 스님들이 급식소 운영을 넘어 다양한 활동을 함께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로 “각 사찰의 솔직한 교류와 나눔”이라고 손꼽았다. “사하불교연합회 회원 사찰 면면의 규모가 그렇게 크진 않지만, 적은 살림으로도 급식소 공양물을 준비하고 자원봉사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해 거듭 발견했다”고 언급한 스님은 “중요한 것은 지역을 위해 나누겠다는 마음이다. 그 열정만 있다면 재정 규모를 떠나 지역 내 어느 도량이든 동참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급식소가 열릴 때마다 회의를 하다 보니 회원 사찰 스님들의 아이디어가 모이고 모여 연간 사업이 해마다 다양해지고 있다”며 “수년 전부터 이어 온 철새들을 위한 먹이 지원 등 사하구에 꼭 필요한, 이 지역에서 불자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앞으로도 더욱 내실 있는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부산=박동범 지사장 busan@beopbo.com

[1370호 / 2016년 12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