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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스님 “박 대통령 조건 없이 즉각 퇴진해야”

  • 교계
  • 입력 2016.12.06 12:11
  • 수정 2016.12.06 12:28
  • 댓글 23

12월6일 긴급 시국호소문 발표
“민심은 천심, 국민 뜻 받들어야”
“퇴진만이 국가 위한 유일한 길”
“정치권도 민심 따라 탄핵나서야”

▲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현 시국과 관련해 호소문을 발표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시국성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승 스님은 12월6일 오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날 호소문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중앙종회의장 원행, 호계원장 성타, 교육원장 현응, 포교원장 지홍,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정념, 전국비구회장 육문 스님의 공동 명의로 발표됐다. 조계종을 대표하는 각급 기관의 대표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종단의 공식입장으로 분석된다.

자승 스님은 이날 호소문에서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듯 수백만 국민들이 민주주의 역사를 새로 쓰는 촛불을 들고 거리고 나서고 있다”며 “이런 국민들의 외침은 위기의 국가를 새롭게 일으켜 세워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소중한 빛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자승 스님은 또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근본으로 돌아갈 것”을 조언했다. 특히 자승 스님은 ‘신심명’에 나오는 ‘귀근득지 수조실종(歸根得旨 隨照失宗, 근본으로 돌아가면 본래의 뜻을 얻고, 보이는 것만 좇다보면 근본을 잃는다)’을 인용하며 “대통령은 민심을 천심으로 여겨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작금의 상황에서 조건 없는 즉각적인 퇴진만이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길”이라며 “국민들의 마음은 이미 충분히 드러났다. 더 이상 국민들의 뜻을 확인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자승 스님은 “한시라도 나라를 정비해서 안팎의 위기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통령은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을 아끼는 마음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승 스님은 여야 정치권을 향해서도 “현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발로참회하라”고 질타했다. 스님은 이어 “여야 정치인들에게 거는 국민들의 마지막 기대가 대통령 탄핵에 있다”며 “당리당략에 따라 조변석개하지 말고 민심을 올곧이 받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승 스님은 평화적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국민들을 향해 “자랑스러운 해답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치하했다. 특히 스님은 “스스로를 태워 세상을 밝히는 촛불처럼 우리 안에 드리워진 불신과 두려움의 어두운 장막을 걷어내자”며 “촛불에 담긴 국민들의 염원을 모아 새로운 미래 희망찬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원동력으로 승화시켜 나가자”고 당부했다.

▲ 이날 호소문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중앙종회의장 원행, 호계원장 성타, 교육원장 현응, 포교원장 지홍,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정념, 전국비구회장 육문 스님의 공동 명의로 발표됐다. 조계종을 대표하는 각급 기관의 대표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종단의 공식입장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조계종은 현 사태와 관련해 공식입장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조계종이 ‘현 정권의 눈치 보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총무원 총무국장 남전 스님은 “조계종은 현 시국과 관련해 민심을 수용할 것을 수차례에 걸쳐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해 왔었다”며 “다만 종단 내적으로 종단의 신성이자 법의 상징인 종정추대 문제가 남아 있어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자제해 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남전 스님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11월9일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청와대가 최근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과거 편향적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최성규 목사를 임명한 것에 대해서도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조계종 총무원장을 비롯한 각급 기관 대표들이 시국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불교계의 ‘박근혜 퇴진요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다음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이 발표한 호소문 전문.

호 소 문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듯 수백만 국민들이 민주주의 역사를 새로 쓰는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민들의 외침은 혼란과 위기의 국가를 새롭게 일으켜 세워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소중한 빛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국가적 혼란을 해소해 나가기 위해 다음과 같이 대한불교조계종의 입장을 밝힙니다.

‘歸根得旨 隨照失宗 귀근득지 수조실종’
근본으로 돌아가면 본래의 뜻을 얻고 보이는 것만 좇다보면 근본을 잃는다 하였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민심을 천심으로 여겨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작금의 상황에서 조건없는 즉각적인 퇴진만이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길입니다. 국민들의 마음은 이미 충분하게 드러났습니다. 더 이상 국민들의 뜻을 확인하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추운 날씨에 고생하는 국민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나라 안의 사정이 매우 시급하고, 나라 밖의 정세가 매우 위태롭습니다. 따라서 한시라도 나라를 정비해서 안팎의 위기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통령께서는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을 아끼는 마음에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여야 정치인들 또한 현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민심을 바로 본다 하되 바로 보지 못했고 국가를 위한다 하되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발로참회해야 합니다. 여야정치인들에 거는 국민들의 마지막 기대가 대통령의 탄핵에 있는 만큼 눈앞의 당리당략에 따라 조변석개(朝變夕改)하지 말고 민심을 올곧이 받들어야 합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평화적인 대규모 촛불집회를 통해 국민들께서 자랑스러운 해답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태워 세상을 밝히는 촛불처럼 우리 안에 드리워진 불신과 두려움의 어두운 장막을 걷어내고, 촛불에 담긴 국민들의 염원을 모아 새로운 미래 희망찬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원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국가적 위기와 혼란이 조속히 종식되고 우리 사회가 금번 사태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한걸음 더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진하겠습니다.

불기2560(2016)년 12월 6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원행
대한불교조계종 호계원장 성타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대한불교조계종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월정사 주지 정념
대한불교조계종 전국비구니회장 육문
 

[1371호 / 2016년 12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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