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4. 부부가 함께하는 이치-상

“부부 행복 위한 실천덕목, 대화와 칭찬 그리고 애정표현”

▲ 성운대사가 불교 결혼식과 함께 불자 가정의 축복의식을 봉행하고 있다. 대만 불광산 제공

“부부간이라도 서로 칭찬하고 간혹 남편은 아내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사 주어야 하며 아내도 간혹 남편을 칭찬해주어야 합니다. 칭찬 역시 불교의 수행법입니다. 부모가 자녀를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은 야단치는 것보다 효과가 좋습니다. ”

인간불교는 부부간에 조화와 존중으로 함께 하는데 있어서 공동의 신념과 공동의 언어와 공동의 생활이 있어야 합니다. 이로써 가정의 안전망은 더욱 두터워지게 됩니다. 불광산 신도 가운데 청소년들이 적지 않지만 노년층도 매우 많으며 중년부부들은 더욱 많습니다. 부부로 말을 한다면 과거 대부분의 부부들은 일생을 함께 지냈지만 오늘날 부부의 경우 이혼율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부부 피차간의 관계를 묘사한 노래가 기억나는데 아내가 먼저 부릅니다.

“당신에게 시집온 이후로 행복은 다 남의 말이네. 좋은 옷, 맛난 것은 구경도 못하고, 땅도 집도 주식도 없고, 금덩어리도 다이아몬드도 없네. 집이 좁아 갖춰놓고 살지도 못하니 그 어떤 것이 내 맘에 흡족하리? 이런 집안은 장례식장 같구나! 이런 집안은 장례식장 같구나!”

남편도 이어서 노래를 부릅니다.

“당신을 데려온 후 매일이 바가지구나. 당신은 투기를 하라지만 나는 싫어, 당신은 매점매석하라지만 그건 더 싫어. 뇌물을 받지 않으면 다이아몬드가 어디서 오나, 양심도 모르고 명예도 몰라라 하는 당신! 당신은 나보고 도둑이 되라는 거요? 이런 여인네는 원자폭탄 같구나! 이런 여인네는 원자폭탄 같구나!”

부부의 신앙이 같을 경우 가정에서 사이좋게 지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부간 문제로 저에게 도움을 달라는 신도가 적지 않습니다. 매우 많습니다. 예를 들면 아내의 잔소리가 너무 심하고, 참견이 심하고, 질투심이 강하고, 의심이 많고, 가족들에게 우호적이지 못해서 더는 참기 힘들다고 남편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이 남자랑 결혼한 것이 후회 막급하다고 찾아오는 아내도 있습니다. 책임감이 없고, 유흥에 빠져 놀고먹기만 하고, 외도를 하고, 심지어는 가정폭력으로 이혼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정말 집집마다 읽기 어려운 책을 한권씩 갖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가정에서의 이러한 많은 일에 대해서 솔직히 우리 출가자는 겪어보지 못했으니 중재자 역할을 하기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러나 신도의 가정은 우리 단체 안의 한 구성원이라고 할 수 있으니 어찌됐든 관심과 의견을 주어야 했습니다. 어떤 남편은 저를 찾아와 “스님께서 제 아내를 좀 야단쳐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스님은 학교의 선생님도 아니고 아내 또한 학생이 아니므로 선생님이 학생을 관리하는 방식처럼 하면 안됩니다. 어떤 아내는 저를 찾아와서 자신의 남편이 어떻고 어떠하며 집안도 돌보지 않으니 스님께서 대신 자신의 남편을 타일러 달라고 합니다. 그 많은 남성들의 연령이나 학력, 사업 등 모든 면이 다 저를 능가하는데 제가 출가자이고 스님이라는 명분으로 그 많은 남성들을 교육시킬 수는 없습니다. 어쨌든 앞에서도 말한 적이 있지만 한마디로 저는 쓰레기통과 같습니다. 다들 좋은 일은 저에게 알리지 않더라도 분쟁이 있거나 싸웠거나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어야 저를 찾아옵니다. 부부간에 함께 하는 신앙이 없다면 가정에서 함께 하는데 어려움이 있게 됩니다. 호주에서 만난 부부는 대만으로 이민을 왔는데 드넓은 자연풍광과 한적한 생활환경으로 인간관계가 단순하여 이민생활에 불편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퇴직하여 갈 곳이 없어지니 날마다 두 사람이 집에서 같이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점차 서로 눈에 거슬리는 것이 보이고 의견충돌이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느끼다가 결국에는 화를 내고 탁자를 내리치고 물건을 던져서 망가트렸습니다.

나중에 우리들이 호주에 ‘남천사’를 건립하게 되었고 대만에서 불교를 믿은 인연이 있었던 부부는 불광산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부부 둘 다 절에 와서 봉사를 하였습니다. 그 이후로 부부는 집에 돌아가서도 절에서 봉사하던 이야기와 어떻게 안내하고 손님에게 차를 대접할 것이며 어떻게 예불하고 좌선하며 어떻게 음식을 만들고 채소를 다듬을 것인가 등등의 공통된 화제가 많아지면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집안 분위기가 바뀌어서 더는 싸우지 않고 매일 사이좋게 지냈습니다.

어느 날 두 사람은 어떻게 우리가 사이좋게 지낼 수 있었는지를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같은 주제에 대한 대화와 불교라는 같은 신앙으로 절에 다니면서 봉사하고 기여했기 때문에 사이가 좋아진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불광회를 창립한 이후로 남편이 참가할 때는 부인을 함께 데려오라고 하고 부인이 참가할 때는 남편이 함께 참석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인간불교는 부부간의 조화와 존중과 교류에 있어서 공동의 신념과 공동의 언어, 공동의 생활을 갖게 하고 이것이 가정에 또 다른 보호막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부부는 본래 함께 다니면서 함께 해야 하는데 인간불교와는 다르게 과거 전통사찰에서는 찾아온 부부를 남편은 동쪽의 처소로 부인은 서쪽의 처소로 갈라놓았습니다. 합법적인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은 부처님의 제도 속에서는 허락된 윤리인데도 어찌하여 그들을 갈라놓아야 하는 것일까요?

서로 찬탄해주고 사랑으로서 사랑을 얻을 수 있게 마련입니다.

또 다른 어느 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자유롭게 연애한 뒤 결혼을 하였습니다. 결혼한 이후 양쪽 다 교양있는 집안이라서 싸운 적은 없지만 부부 서로가 말을 하지 않고 서로 냉전을 벌였습니다. 서로 말을 하지 않는 것은 매우 골치 아픈 일입니다. 남자는 아내가 먼저 자신에게 말을 걸어와야 한다고 생각하였고 여자는 남편이 먼저 자신에게 말을 걸어와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평소 밥을 따로 먹고 각자 자기 일을 하면서 지내니 집안 분위기가 항상 무거웠습니다.

남편은 음악가여서 노래를 좋아하였고 부드러운 성격의 가정적인 사람이라서 격한 말이나 표정을 보인 적이 없었습니다. 부인은 현모양처로 살림을 잘하여 집안에 먼지 하나 없었습니다. 아빠 엄마가 다 이렇게 좋은데 어찌 서로 사랑하지 않는지 옆에서 지켜보는 십대의 어린 딸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집안일을 하던 아내가 남편이 치는 기타소리에 불쑥 “이 음악 정말 듣기 좋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남편은 깜짝 놀라서 “당신 정말로 내가 치는 기타소리를 듣고 있었던거요?”라고 물었습니다.
아내가 답했습니다. “당신이 치는 노래를 날마다 들었지요. 어찌 안들을 수 있겠어요.” 그러자 남편이 또 물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나한데 말해주지 않았던거요?”

두 사람은 그렇게 너무 오랫동안 서로를 오해하였고 이렇게 오랜 시간 냉전을 하였다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지금부터 다시 예전에 연애하던 때로 돌아갑시다. 매일 10분만이라도 공원에 나가 산책을 합시다”라고 약속했습니다.

사실 부부는 평소에 서로 자주 소통하고 상대를 칭찬해주고 사랑표현을 해야만 두 사람 간 감정을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요즘 어떤 남편들은 출근을 하면서 “여보! 다녀오리다. 사랑한다고 말 좀 해봐요”라고 하면 싫다고 하는 아내들이 있습니다. “말 좀 해줘요”라는 이 남편은 민망하면서도 말을 해달라고 하지만 아내는 여전히 “이 나이가 돼서 무슨 사랑타령이냐”라고 말합니다. 기실 부부간 사랑은 시간이 정해진 것이 아닌 영원한 것인데도 일상의 대화가 이러합니다.

나중에 이 부부의 딸이 성장하여도 모친과 같은 성격이라서 좋은 남자에게 시집을 갔더라도 여전히 감정표현에 인색하여 냉전으로 서로 말을 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남녀 서로가 “상대가 먼저 나한테 잘해야 한다”라고 바라는데 이런 관념을 바꿔야 합니다. 사랑으로 사랑을 얻어낼 수 있는 것은 마치 투자와도 같은 것으로, 투자하지 않는데 어찌 수확이 있겠습니까?

타이베이에서 멀리 대만 남부에 위치한 불광산을 찾아온 여성이 눈물을 흘리며 우울한 마음으로 출가하겠다고 하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이런 여성을 보면 필히 가정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짐작하게 되지만 그 여성은 사실대로 말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출가하겠다”는 사람의 가정 사항에 대해서 알아야 하기에 이름이 무엇이고 주소지가 어디며 집 전화번호와 가족으로 누가 있는지 신상명세서를 작성하라고 합니다. 출가하려면 자신의 자료를 분명히 해야 하기에 자신의 모든 자료를 다 작성하더라도 부부간에 싸웠다든지 가정에 문제가 있었던 사실은 말하려고 하지 않으면서 집이 싫다고만 합니다.

자료가 있으니 우리는 타이베이 주소지로 전화를 합니다. 여성의 남편은 마침 조급한 상황에서 자기 아내의 소식을 들으면 흥분하여 “제 집사람이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제 집사람이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묻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말해 줍니다. “부인은 지금 저희들이 있는 이곳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남편께서 부인을 사랑하셔야 집으로 돌아가실 것입니다. 만약 사랑하지 않으시면 이 분은 이곳에서 출가하실 것입니다. 이곳은 사찰입니다.”

남편은 얼른 “절대 집사람을 출가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내일 제가 가겠습니다. 제가 내일 갈게요!”라고 합니다. 그 다음날 남편이 찾아오면 그들 부부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데 한 시간도 안돼 부부 두 사람은 환한 얼굴로 손을 잡고 타이베이로 돌아갔습니다. 이런 경우가 불광산에 자주 있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인해서 우리는 타이베이에 ‘관음의 전화’를 개통해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하는 부부들에게 하소연의 시간과 창구를 만들어 주었고 상담을 통하여 부부문제를 줄여주고자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제가 자주 말하던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집에 밥을 먹으러 돌아온 남편에게 아내는 오리백숙을 준비하였는데 오리다리가 하나뿐인 것을 본 남편이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이 요리한 오리는 어찌해서 다리가 하나뿐이요?” 그러자 “우리 집에서 키우는 오리는 다리가 하나뿐이에요!”라고 아내가 말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우리 집에서 키우는 오리가 어찌 다리가 하나뿐이란 말이오.” “정 못 믿겠으면 집뒤 연못에 가서 한번 보시구려!” 마침 정오 때라서 오리들이 쉬고 있었는데 모두들 다 알겠지만 오리가 쉴 때는 한 쪽 다리를 웅크리게 됩니다. “이것 봐요. 우리 오리들은 다 다리가 하나뿐이잖아요”라고 아내가 말했습니다.

그러나 남편도 그렇게 간단히 속아 넘어갈 사람이 아니라서 그 사람은 두 손으로 박수를 쳤고 박수소리에 놀란 오리는 숨겨져 있던 다른 다리를 내딛고 헤엄쳐서 떠나갔습니다. 남편이 웃으며 “여보! 이거 봐요. 우리 오리도 다리가 두 개 이잖소?”라고 말했답니다.

아내는 정색을 하면서 “남편아! 당신은 모르겠어요? 당신의 박수소리에 오리의 다리가 두 개가 된 거잖아요.”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뜻은 내가 날마다 음식을 해서 당신에게 주는데 당신은 한마디 찬탄의 말도 없으니 당신에게 오리다리를 하나만 먹게 하는 것이고 만약 당신이 나에게 박수를 쳐주었다면 두 개의 다리를 먹도록 해 주었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부부간이라도 서로 칭찬하고 간혹 남편은 아내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사 주어야 하며 아내도 간혹 남편을 칭찬해주어야 합니다.

번역=이인옥 전문위원

[1370호 / 2016년 12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