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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과 우상 파괴하는 계기 되기를
화령정사  |  padma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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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19  11: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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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에 대한 국회의 가결로 헌법재판소가 바빠졌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고, 그에 반대하는 시위도 잇따르고 있다. 어수선한 정국이다. 그러나 슬기로운 우리 국민은 이 또한 우리가 성장하기 위해 겪어야 할 아픔이라고 여기고 있다. 어찌보면 우리는 생업에 바쁘다는 핑계로 정치에 무관심했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치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대통령 탄핵안이 있기까지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로 불리며 이루어진 국정조사를 보면서 대다수 국민들은 생각이 많았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국회 청문회장에 나온 증인들과 그들을 상대로 질문하는 국회의원들의 수준을 보면 한심한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물론 성실한 준비로 의문점을 풀려는 진지한 국회의원도 가끔 있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수준미달로 생각된다. 우리가 저런 사람들에게 나랏일을 맡겼나 싶은 자괴감이 든 것은 나 한사람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 국민들은 정치인과 관료들에 대한 허상을 버리고 진실을 꿰뚫어 보는 안목을 길러야 할 것이다. 정치에 무관심하고 어리석은 민중은 탐욕스럽고 무능한 지도자들에게 지배당하고 조종당하는 것이 역사의 되풀이였다. 국민이 진실에 눈을 뜨고 정치에 대해 바른 생각을 가지지 않으면 숱한 희생으로 일구어온 민주주의는 중우정치로 타락하게 될 것이고 그 희생과 대가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 된다.

박근혜 대통령을 예로 들어보자. 박 대통령과 관련해 매일 같이 새롭게 터져 나오는 스캔들은 우리로 하여금 분노를 넘어 자괴감이 들게 한다. 박 대통령 본인의 말마따나 ‘내가 이럴려고 대통령이 되었나’하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녀를 이용해 득을 보려는 세력들에 의해 허상이 만들어지고, 나아가 우상처럼 떠받들어지게 된 것임에도 국민들은 거기에 현혹되었던 것이다. 아직도 박근혜 대통령이 뭘 그리 잘못했냐며 불쌍하다고 눈물을 흘리는 소수의 사람들을 볼 때 허상과 우상에 의해 주입된 고정관념은 참으로 뿌리 깊고 무서운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대가를 지금 우리는 국정혼란이라는 이 사태로써 몸소 보고 느끼고 있다.

반드시 불교적 관점이 아니더라도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평범한 진리는 민주사회의 시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말이다. 대통령이라고 우리와 다른 별천지의 사람은 아니다. 단지 우리는 생업에 바쁘기 때문에 대통령을 뽑아 대신 나라 일을 맡기고 그 수고에 보답하기 위해 여러 가지 혜택과 편의를 주는 것이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허상과 우상에 세뇌된 많은 사람들은 일꾼을 지배자로 생각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 국민이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진정한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행동할 때 국민으로서의 주권회복이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촛불시위는 우리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일대 사건이었다.

현대 사회는 매체의 발달로 실시간으로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알 수 있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 남들에게 알릴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자칫하면 매체의 선동에 의해 허상이 만들어 질 수 있고 그러한 허상이 더욱 부추겨져서 우상화가 이루어 질 수 있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가서 그 결정을 기다리고 있기는 하지만 조만간에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도래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이제는 과거와 같이 매체의 선동에 휘둘리어 막무가내로 편을 갈라 허상의 특정인을 지지하는 그런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고 대통령이 되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보다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국민들을 위하고 나라를 튼튼하게 할까 생각하는 참된 일꾼을 ‘정신 빠짝 차리고’ 선별해 뽑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허상과 우상에 휘둘리지 않는 똑똑한 국민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이번 일을 계기로 깊이 명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화령정사 총지종 교육원장·철학박사
padmalee@hanmail.net

[1372호 / 2016년 12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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