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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귀한 촛불에 아름다운 마침표 필요하다
성태용 교수  |  ty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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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19  11: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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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마음을 졸이기도 하고, 무언가를 이룬 뭉클함에 가슴 설렌 날들이었다. 국민들의 뜻이 이렇게 한 마음으로 모인 적이 없었고, 그것을 그토록 조용하면서도 뜨거운 표현에 담아낸 것도 드문 일이었다. 세계가 주목하는 조용한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촛불시위, 그것이 어떤 결과를 이루어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와 또 그것이 좌초되었을 때 그 역풍으로 올 패배감과 좌절감이 얼마나 클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도 컸던 날들이었다. 물론 그러한 촛불집회에 모인 뜻과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을 수 있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무조건 이것이 옳다고 하면서 그런 주장을 무시하려는 것 또한 아니다. 그렇지만 국민의 거의 대부분이 하나의 뜻에 함께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정권에 대한 지지도가 거의 0%에 수렴한다는 사실은, 현 정권이 이미 정권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말해준다. 그런 정권이 억지로 유지된다는 것은 그 정권에나 국민에나 모두 불행일 뿐이다. 그것을 어떻게 종식시키느냐가 관건이었을 따름이라고 생각하는 게 옳을 것이다. 다수의 의견이 꼭 옳은 것은 아니고, 소수의 의견이 꼭 그른 것만은 아니다. 그렇지만 다수의 뜻에 따르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다음의 문제는 그 다수의 뜻이 어떻게 관철되고 실현되느냐 하는 과정과 방법일 뿐이다.

그런데 그 과정과 방법에 있어서도 이번의 촛불시위는 여러 가지 역사에 길이 남을 의미들을 남겼다. 우선 그것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흐르지 않고, 뜨거우면서도 조용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은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몇 백만이 모이면서도 이러한 진행과 결과를 보여준 예는 정말 없었다. 본디 역사적인 큰 굴절의 과정은 자칫하면 뚝 부러져 나가는 듯한 격렬한 과정을 거치기 쉽고, 자연 폭력이 개입하게 되며, 심하면 피를 흘리는 아픔을 겪게 마련이다. 민주주의가 서는 과정에서도 그러한 피 흘림이 있었다. 그 피는 어느 한쪽의 피가 아니었고, 때로는 민주를 해치고 저항하는 세력의 것이었으며, 또 때로는 민주를 실현하기 위해 몸 던진 이들의 것이기도 하였다.

그러한 피 흘림은 민주를 막으려는 세력들의 핏속에 두려움을 심어 주었으며, 또 민주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핏속에 용기를 심어주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번 우리 국민들이 보여준 일련의 움직임은 굳이 피가 아니더라도 그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나 둘 마치 축제를 하는 듯이 모인 수백만의 마음이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었다. 참으로 귀하디귀한 역사적 사례가 될 일이다.

“여기서도 가만히 있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는 강한 자각이 우리 국민을 움직이게 하였다고 하겠다. 지나고 나면 당연하다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당연한 때에 일어서지 않았으면 과연 어찌되었을까를 생각해 보라! 그리고 그렇게 당연한 때에 일어서지 못하여 수치스럽고 어두운 역사의 터널을 지날 수밖에 없었던 다른 나라나 우리나라의 과거들이 없었는가를 생각해 보라! 참으로 우리 국민이 이렇게 일어설 수 있었던 사실이 감격스럽지 않은가? 그 이룩함이 우리 역사에 얼마나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힘으로 작용할 것인가 기대되지 않는가?

우리들 스스로에게 축하를 해야 할 일이다. 또한 그러한 우리의 움직임을 외호해준 법원과 서울시 등에도 감사를 해야 할 일이다. 그렇게 하여 이룬 이 쾌거는 그 자체로 가장 고귀한 일이다. 그 뒤의 결과가 어떻게 되느냐가 그 고귀함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어서는 안될, 그 자체의 고귀성을 지녔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고귀함을 정말 고귀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마침이 있기를 우리 온 국민이 기원하고 있다는 것 또한 틀림없다. 혹 정치적인 이해타산, 이합집산으로 그 아름다운 마침을 방해하는 세력들은 그 뜨거운 바람을 품은 온 국민의 심판 앞에 서게 될 것이다.

성태용 건국대 철학과 교수 
tysung@hanmail.net
 

[1372호 / 2016년 12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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