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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청주불교연합회

종단·재가단체 아우르는 지역불교 화합 토대

▲ 청주불교연합회가 9월3일 개최한 무심천 직지 유등문화제.

지역 불교가 ‘하나’라는 이름으로 뭉쳐 연대하고 발전하기 위해 가장 우선되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 지역불교 발전에 기여해 온 많은 스님들이 그 답으로 ‘화합’을 꼽는다. 화합이 깨어진 단체는 구심점을 잃게 되고, 구심점을 잃은 단체는 결국 침체되거나 와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화합은 단체의 성망을 좌우하는 기준점이 되지만, 여러 종단과 수십여 사찰이 혼재된 지역불교연합회에서 안정적으로 화합을 유지하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각 종단 돌아가며 회장 소임 맡아
연합회 결속·유대 강화 이끌어
30년 세월동안 ‘불협화음’ 전무
‘유등문화제’ 지역축제로 발돋움

그런 점에서 청주불교연합회(회장 현진 스님, 마야사 주지)는 남다른 측면이 있다. 그 어떤 지역보다 오랜 기간 잡음 없이 화합을 유지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적지 않은 지역불교계가 고민하고 있는 ‘종단 간 화합’이 이미 시스템으로 정착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청주불교연합회는 조계종과 천태종, 태고종 등 4개 종단이 순서대로 회장 소임을 맡아오고 있다. 임기는 2년. 창립 이후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변함없이 지켜온 원칙이다.

각 종단이 돌아가며 회장 소임을 맡다보니, 시간이 흐르면서 종단을 넘어 ‘청주불교’를 생각하는 공감대가 자연스레 형성됐다. 어느 종단이건 소외되거나 배제되지 않고 연합회를 일구는 한 축이 됐고 지역불교를 향한 애정과 책임감도 커졌다. 회장을 역임한 각 종단 스님들이 연합회 사정을 이해하는 가운데 결속력도 나날이 강화되고 있다. 

잡음이 발생할 조짐이 보이면 어른 스님들이 중재에 나서기도 한다. 각 종단의 어른 스님들은 과거 청주불교연합회를 일군 주축이자, 1세대 불교계 지도자로서 지금까지 청주불교를 지탱하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매월 관음재일마다 열리는 정기회의 또한 청주불교연합회의 결속력을 다지는 법석이다. 사찰 주지 소임에 바쁜 스님들이지만 이날만큼은 한 자리에 모여 지역불교 현안을 공유하고 근황을 나눈다. 정기회의가 정착되면서 연합회 운영 체계도 정비됐다. 

여러 가지 방식으로 안정된 ‘화합의 문화’는 결과적으로 지역불교를 성장시키고 외연을 확장하는 원동력이 됐다. 대표적인 것이 ‘무심천 유등문화제’다. 유등문화제는 청주불교연합회의 정체성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애초에는 불자들이 중심이 된 불교 전통행사로 출발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더욱 확대돼 이제는 지역민들의 발원까지 품어내는 희망의 법석이 되고 있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발전을 거듭한 유등제는 이제 안정을 넘어 새로운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12월9일 총회에서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현진 스님은 시대적 변화에 발맞춘 새로운 형태의 축제를 고민 중이다. 유등제의 전통적인 의미를 되살리면서 종교를 떠나 모든 사람들이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문화축제로 변모시키겠다는 다짐이다.

현진 스님은 “단순한 볼거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직접 체험하고 참여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한단계 성장하도록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주=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전법·감동·수행, 새로운 가치로 변화 모색”

청주불교연합회장 현진 스님

 
청주불교연합회장 현진 스님(마야사 주지)은 신임회장이다. 지난 12월9일 총회에서 선출돼, 2017년 2월2일 취임식을 앞두고 있다. 신임회장이지만 청주불교, 그리고 연합회에 대한 이해는 깊다. 이미 청주지역에 터를 잡은 지 20년이 훌쩍 지난데다 4년간 사무총장을 역임한 경험도 있기 때문이다. 청주불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만큼 지역불교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도 무궁무진하다.

12월16일 청주 마야사에서 마주한 스님은 청주불교연합회를 통해 일구고자 하는 세 가지 지향점를 밝혔다. 바로 “전법하는 불교, 감동을 주는 불교, 수행(실천)하는 불교”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현진 스님은 “어떤 행사, 어떤 활동을 하더라도 ‘전법’이라는 본래 목적을 유념하고 불자·비불자 모두에게 감동을 전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특히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발전을 위한 역할을 강화하는 등 대사회활동에 적극 나서 역동적인 불교, 함께 살아가는 불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스님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하나로 귀결된다. 지역민과 가까운 불교, 지역민에 사랑받는 불교가 되겠다는 것. 이를 통해 지역 내 불교 위상을 높이고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현진 스님은 그 일환으로 청주지역의 불교성지 ‘흥덕사지’의 역사성을 조명할 수 있는 방안도 찾고 있다. 스님은 “통일신라시대 사찰로 알려진 흥덕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을 인쇄한 곳”이라며 “지역 불교의 노력으로 종교적 공간으로서 옛 위상을 되찾고 그 역사성을 되살려 지역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역불교를 지탱하는 중심축이었지만 세월이 흐르며 산발적으로 활동 중인 직능불자회·재가신행단체의 활성화와 연대를 위한 고민도 깊다. 출·재가 구분없이 모두가 ‘불교’라는 이름으로 뭉쳐 그야말로 ‘수레를 움직이는 두 개의 바퀴’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현진 스님은 “청주지역 불심은 서서히 움직인다는 특징이 있다”며 “계속 불을 떼어야 온기가 확산되는 것처럼 지속적인 관심이 결국 지역불교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스님은 “불교연합회 스님들, 재가불자들과 마음을 모아 시대적 변화에 발맞춘 변화를 모색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72호 / 2016년 12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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