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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모창가수? 명품 포교단체가 진짜 꿈입니다”

  • 만다라
  • 입력 2016.12.19 16:21
  • 수정 2016.12.19 16:22
  • 댓글 1

대한불자가수회 나운하 회장

 
그가 손가락을 가리키면 사람들은 손뼉을 친다. 살짝 찡그린 표정에 사람들은 웃음을 터트린다. 이것도 잠시, 가슴에서 우러나온 구성진 노랫소리에 이내 사람들은 감상에 젖는다. 그리고 감동의 무대를 선사해준 그에게 사람들은 진심 어린 찬사와 환호를 보낸다.

‘나훈아모창대회’ 출연 대중에 알려져
43년차 중견 가수…일본서도 큰 인기
힘들 때마다 아내·부처님 버팀목 돼
“음성포교사인 불자가수들 격려” 당부

나훈아 모창가수로 널리 알려진 나운하<사진>씨 이야기다. 가수 나운하를 본 사람들의 첫 반응은 대부분 ‘닮았다’다. 여기에 나훈아만의 특징을 잡아낸 창법과 동작을 선보이면 ‘똑같다’며 신기해한다. 그러나 끝이 아니다. 그는 나훈아의 이미지에 자신만의 매력을 더한 창조적인 무대로 짝퉁이 아닌 ‘진짜’ 가수라는 찬사를 이끌어낸다.

나운하씨의 본명은 ‘박승창’이다. 1974년 ‘라성아’라는 예명에 노래 ‘옛 시절 옛 친구’로 데뷔를 했으니 경력 43년차의 중견가수다. 1991년 한 공중파방송에서 개최한 ‘나훈아 모창대회’에서 입상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외모는 물론 말투와 행동, 몸짓까지 싱크로율 99%를 선사해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이름까지 ‘나운하’로 바꾸고 본격적인 모창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금은 국내는 물론 일본에도 팬클럽이 결성될 만큼 유명인사가 됐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한 지 10년이 넘었다. 지난 2013년에는 모창가수로는 처음으로 특급가수들만 한다는 단독 디너쇼도 열었다.

“10대에 데뷔해 얼굴이 알려지기 전까지 지독히도 가난했습니다. 지금의 제가 있도록 지탱해 준 기둥은 바로 아내와 불교입니다. 어려웠던 시절 믿음으로 따라준 아내와 힘들 때마다 의지처가 되어준 부처님께 보답하는 길은 더 열심히 노래하고 포교현장에 음성으로 동참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는 언제 어디에서나 당당히 불자임을 드러낸다. 크든 작든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는 일 자체가 모두 부처님의 가피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한불자가수회 회장직을 맡은 것도 부처님의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어서다. 해서 임기 2년의 회장 소임을 벌써 만 6년째 맡고 있다.

부산이 고향인 그에게 불교는 익숙한 존재였다. 그러나 불교는 친숙한 대상일 뿐 자신의 종교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런 그가 부처님과 인연을 맺은 것은 온전히 아내 때문이다. 그는 20살 되던 해 결혼을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군에 입대했다. 어린 아내는 그의 빈자리를 대신해 부모님을 모시고 살림을 일궜다.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어린 나이에 남편도 없이 3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보냈냐는 질문에 아내는 ‘부처님’이라고 대답했습니다. 힘들면 부처님께 의지하며 공부하고 기도하면서 시부모님을 부처님 모시듯 봉양하다 보니 금새 시간이 지나갔다는 겁니다. 아내는 지금도 매일 절에 나가 기도하고 공부하며 봉사를 합니다. 108참회와 독경으로 아침을 시작하고 기도로 하루를 정리하는 아내와 40여년을 살다 보니 가랑비에 옷 젖듯 어느새 제 마음 가운데도 부처님이 자리하게 됐습니다.”

 
무명가수 생활은 견디기 힘들 만큼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배가 고파 견딜 수 없어 잠시 가수의 꿈을 접기도 했다. 당시 첨단기기인 팩시밀리와 컴퓨터를 판매하는 회사에 영업사원으로 취업했다. 나훈아를 닮은 친근한 외모와 무대를 휘젓던 끼로 단숨에 영업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시간이 갈수록 생활은 나아졌지만 그만큼 무대에 대한 그리움은 커졌다. 어려서부터 가수를 꿈꿨던 그에게 노래는 운명 그 자체였다. 다시 무대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아내의 응원 때문이었다. 바느질과 파출부 등 고단했던 과거로 돌아가야 했지만 아내는 남편을 위해 그 길을 마다치 않았다.

매일 오전 연습실을 찾는 것도 이때부터다. 아내가 부처님을 염하고 경전과 불서를 손에서 놓지 않는 것처럼 연습실을 법당 삼고, 노래를 수행 삼아 아내처럼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에 매진했다. 그렇게 그는 실력을 길렀고 아내의 권유로 참가한 대회에서 대중적 인기도 얻게 됐다. 10여년간 쌓아온 인욕과 정진의 시간이 지금의 그를 만든 원동력이다.

대중들에게 그는 여전히 모창가수다. 스스로도 ‘가수 나운하’가 아닌 ‘최고 모창가수’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불자로서의 꿈은 다르다. 대한불자가수회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진짜 포교단체 되기를 발원한다. 그의 가슴 속 불심은 짝퉁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자가수는 노래를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음성포교사입니다. 지난 26년간 군부대, 교도소, 양로원을 비롯해 음성공양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역할을 다해왔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제자로서 우리의 재능을 불교발전을 위해 회향하겠다는 회원들의 마음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더 많은 불자가수들이 음성공양을 펼치고 불교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부처님 법을 전하는 복밭에서 정진하는 불자가수들에게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성공한 사람보다 가치 있는 사람 되기를 발원한다는 나운하씨. 짝퉁이라서 진품은 아니지만 불자로서 명품의 삶을 살아가기에 대중들은, 불자들은 그를 사랑한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372호 / 2016년 12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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