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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부부가 함께하는 이치-하

“한눈 판 남편의 말에 귀 기울인 적 있었나요?”

▲ 세계 130여개국 불광산 불자들이 2012년 대만 불광산에서 “성운 대사의 인간불교를 실천해 행복한 지구촌을 완성하자”고 발원하고 있다. 대만 불광산 제공

“부드러운 한마디 말은 무너지는 가정을 구해낼 수 있습니다. 신혼 부부는 처음에는 서로에 대한 고마운 은혜에 보답하고자 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변하게 되는데 이 때 남편의 말에 아내가 귀를 기울인 적이 있나 의심해 보세요. 말과 몸과 마음이 함께 하는 가정은 함께 복덕 인연을 쌓아갈 수 있습니다.”

제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불광산 창건에 인연이 깊은 부부가 있었습니다. 1960년대 전후로, 저는 의란에서 염불회를 만들어 해마다 7일 염불정진을 하고 있었습니다. 신도들은 7일 염불정진을 마치 새해를 맞이하듯이 여겨 다른 도시에 나가서 일을 하는 의란 사람들도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7일 염불정진 때가 되면 모두가 의란으로 와서 염불정진에 동참했습니다.

그 가운데 한 여성이 있었는데 남편은 그 당시 산림청을 책임지는 업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한 해 그 여성이 2~3일이나 늦게 염불정진에 참석했습니다. 그 날 우리들은 때마침 점심공양을 하고 있었는데 그 여성은 도착해서 자리에 주저앉더니 눈물 콧물을 쏟아내면서 저에게 말했습니다.

“스님! 죄송해요. 이번에 못 오는 줄 알았어요.”

제가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남편이 외도를 해서요”라고 사정을 말하면서 슬프게 울었습니다. 저도 속수무책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신도를 위로해 줘야겠기에 “방법은 있는데 보살님이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신도는 바로 눈을 크게 뜨고 다시 물었습니다.

“무슨 방법이에요? 무슨 방법인데요?”

달리 방법이 있을 리 없는 저는 급한 상황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남편분이 외도를 하게 된 것은 보살님 말씀대로 여우에게 홀린 것 같습니다. 여우는 보통 사람을 꼬이는 수완이 있기 마련인데 보살님이 여우가 사람을 꾀는 수완을 능가할 수 있으면 이길 수 있습니다”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여성은 “어떤 수완일까요?”라며 다시 물었습니다.

“남편을 칭찬해주고 남편에게 좋은 음식을 주고, 남편이 외도하는 것을 아는 척하지 마세요. 심지어는 남편이 여우를 만나려고 외출하는 것을 알더라도 남편을 더욱 정성스럽게 보살펴서 외출하도록 해줘야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신도는 “저는 그렇게 못해요”라고 답했습니다.

저는 이에 “그러면 이길 수 없겠네요. 보살님은 여우처럼 달콤한 말을 못하고 남편한테도 부드럽게 대하지 못하니 당연히 질 수밖에 없겠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신도는 집으로 돌아가자 변화가 있었습니다. 관료인 남편은 불교에 대한 신앙이 없었고 전혀 호감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남편이 “어떻게 지금은 사람이 완전히 좋게 변한 것 같아?”라며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아내가 아주 자연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우리 스님의 말씀대로 당신하고 따지지 않기로 했어요.”

이 말을 들은 남편은 스님의 말씀 한마디로 거의 무너져가던 우리 가정을 구해주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저는 그 남편과 알게 되었고 생각이 바뀌면서 저에게 보답하고 싶어 했습니다.

어느 날 저를 만난 그 관료 남편은 “성운 스님! 이 절은 너무 작으니 절을 짓더라도 크게 짓는 것이 좋겠어요. 절강성에 있는 천동사, 아육왕사 같은 중국 대륙의 큰 총림은 법회를 하거나 설법을 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와서 보기만 해도 공경심으로 절을 하잖아요”라고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저는 “그렇지요. 그렇지만 절을 지을 곳이 없네요”라고 대답했더니 “제가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몇 명의 실무 담당자들이 몇 군데 지역의 지도를 갖고 저를 찾아왔습니다. 티엔무(天母)에 땅이 있는데 땅을 빌려 절을 지을 수 있다고 하는데 바로 타이베이 영민총(榮民總) 의원이 위치한 땅입니다. 티엔무가 어느 곳에 있는지 그 당시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 당시의 저는 타이베이 기차역을 중심으로 기준해 기차역에서 너무 멀어지게 되면 저는 동서남북 자체를 몰랐습니다. 다시 또 저에게 양명산에 땅이 한 군데 있다고 했는데 현재 중산루(中山樓)가 있는 곳으로 절을 지을 수 있다고 하는데 저는 가부를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난 후 어떤 원인에서인지 총통부 경호실에서 누군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총통께서 양명산 그 땅에 스님께서 절을 지으려고 한다는 것을 들으시고 그 곳이 관저와 거리가 가까워서 총통께서 간혹 관저에 계시면 경비가 엄해져 신도들이 드나드는데 방해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스님의 양해를 구하라고 하셨습니다.”

그의 말을 듣고 어찌 감히 총통과 이웃이 되겠는가 라는 생각에 절 짓는 일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다시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제가 중산루에 관심을 보이지 않자 그 관료는 우라이(烏來) 농민청에 땅이 한 군데 있다고 했는데 바로 현재 대만은행이 지어진 곳입니다. 우라이가 너무 멀고 나한테는 나무 한 그루 베어낼 도끼조차 살 돈이 없는데 이런 곳에 어떻게 절을 짓겠느냐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큰 절을 지을 헛된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는 의란과 까오슝 두 곳을 다녔고 땅은 비록 작았지만 인정미는 넘쳤습니다.

나중에 불광산을 창건하고 일부 법당 전각이 지어졌습니다. 어느 날 오후로 기억하는데 이 관료가 직접 찾아왔는데 저를 보고 “정말 알 수 없는 분이네요. 이런 쓸모없는 곳에 절을 지으려면 얼마나 고생인줄 아시나요? 제가 애초에 그렇게 좋은 곳을 드려도 다 마다하시고요”라며 씁쓸해 했습니다. 저는 이에 “호의는 감사하지만 이곳이 비록 좋은 땅은 아니지만 돈을 많이 쓰지 않더라도 천천히 불사를 하다보면 저의 것이 되지 정부의 것이 되지는 않겠지요. 그 많은 국유지는 제가 임대할 능력이 안 되는 곳입니다. 설사 제가 불하를 받게 되더라도 남들이 질투를 하겠지요”라고 답했습니다.

그 분도 물론 제가 하는 말이 맞다고 인정을 하면서 “그럼 이렇게 하시지요. 스님의 절에 필요한 나무를 다 제가 심어 드릴게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오수제(吳修齊) 선생이 많은 보리수를 심어 주었고 이 관료도 산림청 소관의 마호가니 나무와 인도 자단목 등등의 많은 나무를 심어주어 불광산에 나무그늘이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부부가 함께 하려면 사랑으로 사랑을 얻어 낼 수 있습니다. 미움과 잔소리는 오직 사랑의 분열을 가져오게 됩니다. 이미 부부가 된 사람은 서로 상대를 이해해주며 함께 하는 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부부간 화합을 위해 선의의 말로 일러 주다보니 불광산과의 인연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출가인으로서 사회에 대한 관심과 가정에 대한 보살핌, 여러 부부를 위한 축복에 어찌 마음을 쓰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물론 불광산이 세워지고 난 이후에는 더 많은 아름다운 가정이 있게 되었고 부부가 같이 불광산 신도로서 함께 불광산의 성장을 지켜주었습니다. 더욱이 이들 부부의 뒤를 이어서 2대, 3대의 자손들이 계속해서 불광산 호법신도가 되고 있습니다. 불광산의 많은 호법불자들을 모두 헤아릴 수 없고 일일이 언급할 수도 없습니다. 이렇듯 수 많은 국내외 불광인들이 함께 불교가정을 이루어 부부간 공동의 신앙으로 수십 년을 함께 하면서도 감정이 변하지 않고 한마음 한뜻으로 불교를 보호하며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비록 부처님의 가피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들 자신의 좋은 인연이기도 합니다.

애초 저백사(褚柏思) 선생과 부인이 함께 불광산의 이 땅을 내어놓으면서 훗날의 인연을 성취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불광산에서 호법신도 부부들이 함께 동참하는 하나의 풍토를 이루게 된 것도 이런 연유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불광산에서 많은 부부가 함께 하는 인연을 이끌어 주었고 수 없이 많은 행복한 가정과 화목한 부부가 이루어지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인연차 공덕으로 불광산의 발전도 매우 순조로웠습니다.

‘부부는 어떻게 함께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역시 공동의 신앙을 받들면서 함께 복덕인연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번역=이인옥 전문위원

[1372호 / 2016년 12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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