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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설법

기자명 일창 스님

법을 베푸는 행위는 모든 보시 가운데 으뜸

공덕행의 토대 아홉 번째는 설법(dhammadesanā)으로 빠알리 삼장이나 주석서 등 바른 교학의 법들(dhamma)을 설하고 가르치고 훈계하는 것(desanā)을 말한다.

보시·지계·천상 설법한 뒤에
도·감각욕망 위험 등 설법해야
방편 보며 연민으로 가르치고
자신 높이고 남 멸시 말아야

설법과 관련하여 먼저 법을 설하는 법사가 갖추어야 할 요건 다섯 가지를 ‘우다이 경’을 통해 살펴보자.

차제방편 연민으로 필수품에 미련없이
해치잖고 설법하는 법사요건 다섯가지

먼저 차례대로 법을 설해야 한다. 이때 ‘차례대로’라는 말은 부처님께서도 그렇게 하셨듯이 보시에 관한 설법, 다음에 지계에 관한 설법, 다음에 천상에 관한 설법, 그리고 나서야 도에 관한 설법으로 감각욕망의 위험에 관한 설법, 감각욕망에서 벗어나는 것의 공덕에 관한 설법, 마지막에는 네 가지 진리에 관련된 설법이라는 차제설법에 따라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뜻이다. 보시나 지계, 천상, 감각욕망의 허물, 출리의 공덕에 관련된 법문을 통해 마음이 장애에서 벗어나고 고무되고 깨끗한 믿음이 생겨났을 때 네 가지 진리에 관한 법문을 설하면 네 가지 진리에 관한 눈이 쉽게 생겨난다. 부처님께서는 중생들의 근기가 좋은지  나쁜지, 인연이 무르익었는지 아닌지를 잘 아신다. 그래서 오비구 등을 제도할 때는 앞부분을 생략하고 바로 네 가지 진리를 설하셨고, 야사 존자 등을 제도할 때는 차제설법을 통해 깨달음으로 이끄셨다. ‘다난자니 경’에 의하면 임종에 즈음해서 자신을 찾은 다난자니 바라문에게 사리뿟따 존자는 선정에 관련된 법문까지만 설한 뒤,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마지막 네 가지 진리에 대해서는 법문을 하지 않았다. 다난자니 바라문은 거룩한 마음가짐의 선정을 닦아 죽어서 색계 천상에 태어났다. 그 사실을 아신 부처님께서는 사리뿟따 존자를 불러 “만약 그대가 네 가지 진리까지 설했다면 열반까지 증득했을 것이다”라고 하시면서 천상에 올라가 끝까지 법문을 하도록 지시하셨다. 사리뿟따 존자는 그대로 했으며 다난자니 바라문은 법문을 듣고 깨달음을 증득했다. 사리뿟따 존자는 그 이후로 언제나 네 가지 진리에 대한 법문을 마지막으로 설했다고 한다.

두 번째는 ‘방편을 보면서’ 가르침을 설해야 한다. 어떠한 의미가 있으면 그것의 원인을 보이면서 법을 설해야 한다는 뜻이다. 세 번째는 ‘연민으로’ 가르침을 설해야 한다. 여러 가지 고통과 근심, 혹은 윤전의 괴로움에 빠진 중생들로 하여금 그러한 근심과 고통에서 빨리 벗어나기를 바라는 연민심을 가지고 법을 설해야 한다는 뜻이다. 네 번째로 ‘필수품에 미련 없이’라는 표현은 자신의 설법을 통해 얻게 될 필수품에 미련을 갖지 말고, 혹은 필수품을 얻고자 기대하면서 법을 설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해치잖고’라는 표현은 ‘자신을 높이고 남을 멸시하는 등으로 자신과 남의 덕목을 해치지 않고 법을 설해야 한다는 뜻이다.

설법은 ‘선법들이 청중들에게 도달하기를’이라고 법을 베푸는 행위이기 때문에 보시에도 해당되며, 그것을 법보시(dhammadāna)라고 한다. 앞서 보시에 대한 설명에서도 잠시 살펴보았듯이 모든 보시 중에 법보시가 으뜸이다. 부처님이나 벽지불, 아라한들에게 수많은 음식물, 가사, 정사 등을 오랜 세월동안 보시하는 것보다 최소한 네 구절로 된 게송 하나라 하더라도 법보시가 더욱 공덕이 크다. 그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러한 보시라는 선업도 법을 들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법문을 듣지 못했다면 행하기 힘들다. 더 나아가 도와 과, 열반을 증득하여 윤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부처님과 벽지불을 제외하고 누구라도 법문을 들어야만 한다. 그렇게 윤회에서 벗어나게 하는 법을 보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보시보다 법보시가 더욱 공덕이 크다. 비록 완벽한 깨달음에 이르지 못했다 하더라도 각자 자신의 단계에까지 할 수 있는 만큼 적당한 기회이고 자신의 말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이 있다면 올바른 법을 설하여 많은 이익이 생기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창 스님 녹원정사 지도법사 nibbaana@hanmail.net
 

[1372호 / 2016년 12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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