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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대통령
윤창화  |  changhwa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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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26  15: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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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으로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은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이다. 그는 재직 시에는 물론이고, 퇴임 후에도 여전히 낡은 시골집에서 부인과 단 둘이 가정부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 가난을 행복으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그를 우루과이 국민들은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한다. 우루과이 국민들의 긍지는 권력도 부(富)도 아니고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는 호세 무히카 전 대통령이다. 그의 삶은 우루과이 국민들의 이상향이자 행복의 상징이기도 하다.

요즘 국정농단 사태 속에서 가난을 행복으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는 호세 무히카 전 대통령의 청빈한 삶은 우리에게 새삼 커다란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다.

“빈곤한 사람은 조금만 가진 사람이 아니고 욕망이 끝이 없고 아무리 많이 소유해도 만족하지 않는 사람이다.” “사치스런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 일에만 몰두하고, 일의 노예가 되는 사람이 가난한 사람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질이 아니라 삶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다.”

가난에 대한 그의 견해는 무지와 욕망으로 가득 찬 한국의 정치지도자들과 돈과 권력으로 오염된 대중들이 금언으로 여겨야할 명구다. 호세 무히카 대통령은 2010년 3월에 취임해 2015년 2월28일에 퇴임했는데 그에게는 은행통장이 없다고 한다. 연금이 들어오는 즉시 노숙자들에게 기부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에게 부정 축재나 탈법, 뇌물, 재벌기업으로부터 모금 등은 상상도 못할 단어이다. 그는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세계인들의 뜨거운 찬사와 존경을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무히카 대통령에게 고민이 하나 생겼다고 한다. 아랍의 어느 부호가 그의 34년 된 낡아 빠진 ‘폭스바겐 비틀’을 100만 달러라는 고가에 구입하겠다고 제의한 것이다. 무히카는 최근 우루과이 언론과에 그 사실을 털어놨고, 한 기자회견에서 낡은 차를 팔 것인지 묻자 “사람들은 나보고 그러라고 하는데, 나는 그 제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의 무욕한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특히 그는 만일 자신이 이 차를 100만 달러에 팔게 된다면, 그 돈은 모두 노숙자를 위한 집을 짓는데 기부하겠다”고 말해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무히카는 우루과이의 넬슨 만델라다. 그는 1970~80년대 군부정권 시절 반독재 게릴라 투쟁을 벌였다. 이 때문에 15년 가까이 감옥 생활을 했다. 그가 대통령에서 퇴임하던 날 영국의 BBC방송은 “가장 이상적이고 정직했던 대통령이 떠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온전한 이들이 드물다. 망명한 대통령, 부하의 총에 사망한 대통령, 퇴임 후 구속되거나 또는 자식이나 친인척들이 뇌물, 부정부패 등으로 구속되는 등 수모를 겪어야 했다. 또 지금은 세계 정치사에서도 보기가 드문 희대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비양심, 몰염치가 도를 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의, 도덕성, 부정부패 등에 대해서는 무감각한 것일까? 한 나라를 다스리는 지도자라면 적어도 부(富), 권력, 돈 등은 이성적으로 통제할 수 있어야만 ‘훌륭한 대통령’이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부패 양상을 보여주고 있으니,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국민들은 갈팡질팡 너무나 혼란스럽다. 아마 올 겨울에는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대통령이 퇴임 후 낡은 집에서 청빈, 가난하게 살아간다면 국민들은 모두 “우리 대통령님”이라고 하면서 너도나도 쌀과 돈은 모금해 가지고 달려가지 않을까?

이번 사태를 겪으며 우리나라가 ‘정치 후진국’임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정치 후진국의 특징은 고위층의 부정, 부패가 심하다. 부패는 부정한 방법으로 부(富)를 축적하려고 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가난하면서도 정직한 정치 지도자, 다음에는 그런 대통령, 그런 지도자를 만나야 한다. 긍지는 불황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가난하지만 내 마음은 절대로 가난하지 않습니다. 삶에는 가격이 없습니다.”(호세 무히카) 

윤창화 민족사 대표 changhwa9@hanmail.net
 

[1373호 / 2016년 12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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