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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득 채워진 그릇에는 음식을 담을 수 없다‘영혼을 깨우는 지혜 수업’ / 이현경 엮고 씀 / 교양인
김형규 대표  |  kimh@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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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26  15: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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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혼을 깨우는 지혜 수업’
어떤 사람이 물었다.

“당신은 어떻게 느낍니까?” 수피가 대답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저녁에 죽을지 어떨지 알지 못하는 사람처럼 느낀다오.” 그가 다시 물었다. “그건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처해있는 상황 아닙니까?” 수피가 대답했다.
“그렇소.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것을 진정으로 느끼겠소?”

죽음을 인식하기란 쉽지 않다. 매일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내일이 계속될 것이라 믿는다. 그런 믿음 속에서 일상은, 그리고 우리의 삶은 빛을 잃어버리고 습관처럼 하루를 살게 된다. 어제가 오늘과 같고, 내일이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그래서 지나가는 시간의 소중함과 지금 이 순간 숨을 쉬고 있다는 경이로움에 마음을 열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오늘이 생의 전부임을 알게 된다면 당장 오늘 저녁 죽을 수도 있음을 자각한다면 지금 마시는 차 한 잔과 동 틀 무렵 머리맡을 비추는 한 조각의 빛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놀라운 선물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수피는 “오늘을 만약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 인식한다면 매 순간이 깨어 명징해 질 것이고, 살아있음에 대한 희열로 심장이 두근거리게 될 것”이라고 속삭이고 있다.

이 말은 결국 “항상 깨어있으라”는 말이다. 그래서 수피의 가르침에는 선사의 향기가 느껴진다. 불교에 선이 있듯이 다른 종교에도 규격화 된 의례나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오로지 홀로 진리를 향해가는 수행자들이 있다. 수피 또한 마찬가지다. 수피는 이슬람의 수행자들로 금욕과 고행, 청빈을 추구하며 신과의 합일을 추구했던 사람들이다. 수피와 비슷한 사람들로 기독교에는 사막교부가 있고 유대교에는 랍비가 있다. 사막 교부는 중동사막 지대에 토굴이나 독방에 머물며 기도와 노동을 통해 하느님과 일치를 추구했던 수도자들이고 랍비는 유대교의 현인들을 말한다.

책은 이렇게 진리와 하나가 된 인류의 오래된 스승들이 남긴 놀랍도록 지혜로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재기 넘치고 촌철살인의 깨우침을 담고 있는 82편의 가르침들은 하나하나가 동화처럼 재미있으면서도 따뜻하다. 사실 수피니, 랍비니, 사막교부니 구분해 놓지 않으면 모두가 다 부처님이나 선사들의 말씀으로 읽힌다. 나를 둘러싼 거짓된 허상들을 벗어버리고 오롯하게 진리와 마주하면서 깨우친 지혜의 사리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저자는 각 종교에서 전해오는 오래된 이야기들을 하나둘씩 발굴해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각의 이야기들에 부연 설명을 달았는데 이해를 돕고 핵심을 간파하게 하는 남다른 힘이 일품이다.

가득 채워진 그릇에는 음식을 더 담을 수 없듯이 ‘나’로 가득 채워진 마음에는 아무것도 담을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종교적인 편견이나 아집을 버려야 한다. 그렇게 비워진 마음으로 오롯하게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삶의 지남이 되는 많은 지혜들이 향기처럼 마음 가득 빈 공간들을 채우게 될 것이다. 1만2000원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373호 / 2016년 12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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