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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불자를 위한 부처님 가르침 결집…최고의 ‘자기계발서’”

  • 집중취재
  • 입력 2016.12.27 13:42
  • 수정 2016.12.2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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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바새계경’ 강설 회향한 안심정사 회주 법안 스님

 

▲ 안심정사 회주 법안 스님이 지난 1년간 법보신문 지면을 통해 연재한 ‘우바새계경’ 강설 을 회향했다. 스님은 “‘우바새계경’은 재가불자들의 소의경전이라 할 만하다”며 “항상 곁에 두고 반복해서 읽고 실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1년간 법보신문 독자들과 ‘우바새계경’ 강설을 통해 만나면서 참 행복했습니다. ‘우바새계경’이 한국불교에 널리 알려지고 꽃을 피우길, 그래서 우리 재가불자들의 삶이 더욱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행복한 재가불자들은 곧 한국불교의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재가불자가 바로 설 때 한국불교가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불교가 국민들의 마음 속에 희망의 종교로 사랑받게 될 것으로 믿습니다.”

논산 안심정사 회주 법안 스님이 1년간 법보신문 지면을 통해 이어온 ‘우바새계경’ 강설을 회향하며 소회를 밝혔다. 법안 스님의 ‘우바새계경’ 강설은 법보신문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인기연재 중 하나다. 스님의 강설은 특히 한국불교계에 그리 알려지지 않았던 ‘우바새계경’에 대한 불자들의 인식을 확산시키고 경전에 담긴 진수를 쉽고 재미있는 비유로 풀어 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가불자 소의경전’으로 삼길
행복한 삶 위한 모든 것 담겨
하루 한 품 사경도 좋은 방법

삼귀의·육바라밀 등 가르침은
삶 속 실천행 이끄는 이정표
“꾸준히 읽고 실천해야” 당부

출가자·재가자 정체성 찾는 게
한국불교 발전 이끄는 원동력

법안 스님은 “재가불자들의 모든 신앙이 시작되는 근거가 ‘우바새계경’에 담겨있다”며 “‘우바새계경’으로 인한 재가불자들의 변화는 스님들의 변화로 이어지고 한국불교 발전을 견인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우바새계경’을 한국 불자들에게 알리겠다는 법안 스님의 원력이 남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2012년 중국 오대산 문수보살 성지를 참배하고 돌아오는 길에 문수보살이 선몽을 통해 나투셨습니다. 제게 ‘한국에서 계경(戒經)을 설하라’고 하시더군요. 그러나 당시에는 계경이 도대체 어떤 경전인지를 몰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제 책장에서 ‘우바새계경’을 발견하게 됩니다. 1990년대 대만 타이뻬이에 위치한 용산사에서 가져온 책이었어요. 당시 용산사에는 이 ‘우바새계경’이 법공양을 위해 쌓여 있었습니다.”

새삼스레 펼쳐본 ‘우바새계경’은 참으로 놀라운 경전이었다. 재가불자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불자로서 정체성을 지키고 신앙인으로서 살 수 있는 일상 지침이자 최고의 자기계발서에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법안 스님은 많은 재가불자들이 스스로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 깊었다. 한평생 불자로 살아왔다고 자부하면서도 정작 “왜 불교를 믿냐”고 물으면 대답하지 못했고, 삶이 힘들어 불교를 찾은 사람들은 정작 ‘불교가 어렵다’는 생각에 마음 열지 못하고 돌아서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한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우바새계경’이야말로 제 오랜 고민의 해답이었죠. 자료를 찾아보니 1960~1970년대 동국역경원에서 번역한 한글본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세월이 많이 흘러 사람들이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현대의 언어로 다듬을 필요가 있었죠. 새롭게 번역을 하고 각주를 달아 2013년 단행본으로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법보신문에 연재된 ‘우바새계경’ 강설을 통해 더 많은 불자들이 경전의 가치를 알 수 있길 바랍니다.”

‘우바새계경’은 재가불자를 위한 부처님 가르침을 집대성한 경전이다. 따라서 철저하게 재가불자를 위한 경전이며 재가불자들이 지금 현재 자리한 삶 속에서 불자로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는 게 스님의 설명이다.

특히 ‘우바새계경’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배우고 실천하는 재가불자가 지켜야 할 실천적 계율을 명시하고 있는데 이 계율은 억압이나 규제, 통제가 아니라 그야말로 행동 지침에 가깝다. 부처님 제자로 보다 행복하고 지혜롭게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삶의 표준이자 기준점 그 자체라는 것이다.

법안 스님은 “부처님의 팔만사천법문을 담은 수많은 경전이 있지만, 한국불교에서 선호하는 경전들은 대부분 출가자 중심”이라며 “이 때문에 재가불자들이 소의경전으로 삼을 만한 경전이 없고, 재가불자 교육을 위한 기초교재로 활용되고 있는 ‘초발심 자경문’조차 원칙적으로는 출가자를 위한 가르침”이라고 지적했다.

“출가자와 재가자의 정체성은 분명히 다릅니다. 출가자를 위한 가르침은 재가자의 삶과 괴리감이 있을 수밖에 없고 여기서 불자들은 혼란을 느끼게 되지요. 승속의 구분이 모호하고 사람들의 삶 속에 스며들지 못하는 한국불교의 모습이 여기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세속적인 여건에 의해 삶이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운 재가자에게는 본디 그 자리, 즉 세간에서 깨달음을 줄 부처님의 가르침이 필요합니다.”

스님이 말하는 ‘우바새계경’의 진정한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 ‘우바새계경’이야말로 부처님 가르침에 근거해 재가불자들이 불교적 사유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가장 명확하게 담고 있다는 것이다.

“제2품 발보리심품을 보면 불자들이 ‘불교를 믿는 이유’에 대한 부처님의 답이 명확하게 나옵니다. ‘중생은 보리심을 어떻게 냅니까?’라는 선생의 물음에 부처님이 대답하지요. ‘선남자여, 두 가지를 위해 보리심을 내니, 첫째는 수명을 늘리기 위함이고 둘째는 재물을 늘리기 위함입니다.’ 어떻습니까. 파격적이지요?”

건강과 재물. 대단히 세속적이다. 때문에 이를 ‘기복’이라고 여기거나 ‘비불교적’이라며 불편해 하는 불자들도 있다. 그러나 법안 스님은 “‘우바새계경’은 경전적 근거가 아주 뚜렷한 경전이며 명백한 부처님의 가르침”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스님은 “기복이 나쁜 것은 아니다”며 “세속에서 살아가는 재가불자들이 건강과 재물을 발원하는 것은 행복한 삶을 일구는 아주 기본적인 가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님에 따르면 세속적인 가치에 대한 불편함은 “불교는 ‘소욕지족’해야 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스님은 “혼동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소욕지족’은 재가불자가 아닌 출가자의 몫이라는 것이다.

“재가불자들은 부처님 가르침을 믿고 실천해 건강하고 돈 많이 벌어 행복해지면 됩니다. 출가자에게 주어지는 기준과 다름을 알아야 합니다. 불교를 믿으면 믿을수록 더 나은 삶이 되어야지 삶이 전혀 행복해지지 않는다면 누가 불교를 믿겠습니까.”

하지만  재물과 건강 증장이 끝이 아닌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스님은 강조했다. 시작은 기복일지라도 차근차근 불교를 배우고 익히며 한걸음씩 정진해, 보리종성을 잇고 중생들 구제하는 단계로 나아가야한다는 것. 그 과정들 역시 ‘우바새계경’에는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이는 법안 스님이 ‘우바새계경’을 일컬어 “한국불교를 바꿀 혁명적인 경전”으로 손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심정사는 앞으로 ‘우바새계경’을 소의경전으로 삼아 재가불자 지도자 양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3~5년 계획으로 재가불자들을 불교 지도자로 성장시키는 프로젝트다. 안심정사가 추구하고 있는 ‘인생불교 인간정토’를 실현하는 토대를 만들어나가는 첫 단계인 셈이다. 이를 통해 포교 현장에서 부족한 스님들의 공백을 메우고 재가불자들의 의식을 고취시켜 불교를 지탱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이끈다는 방침이다.

“재가자가 변하면 한국불교의 미래가 바뀝니다. 재가불자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출가자들도 변할 수밖에 없거든요. 재가불자들이 철저히 계율을 지키는데 스님들이 고기 먹고 술 먹을 수 있을까요? 재가불자들의 불교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요구하는 수준이 높아지면 스님들도 공부하고 정진할 수밖에 없죠.”

법안 스님은 “이 과정에서 재가자는 불자로서 정체성을 찾고, 출가자는 정신적 의지처이자 성직자로서 정체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히 스님들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면 자연히 많은 불자들이 신심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스님들도 ‘우바새계경’을 꼭 한 번이라도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재가불자의 삶을 이해하고 재가자들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이해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교사가 학생들을 상담하기 위해서도 먼저 학생들이 어떤 상황인지를 명확하게 알아야 하잖아요? 마찬가지 아닐까요?”

‘우바새계경’ 강설은 끝을 맺었지만 항상 경전을 곁에 두길 바라는 당부도 함께했다. ‘지장경’ 같은 기도경전이 아니기 때문에 반복해서 읽고 숙지하고 실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법안 스님은 “하루에 한 품씩 사경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쉬운 경전이 아니지만 사경을 하듯 한 구절 한 구절 마음에 새기고 조금씩 실천해나간다면 최고의 자기계발서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재가불자들이 ‘우바새계경’을 소의경전으로 삼아 읽고 새기고 실천해, 결국에는 행복한 불자, 잘 살고 건강하고 지혜로운 불자가 되길 축원합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법안 스님은

논산 안심정사 회주. 1984년 일화 스님을 은사로 공주 원효사에서 출가, 논산 안심정사를 창건해 20년간 약사기도에 매진했다. 고려대 정경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원광대 대학원에서 약사신앙 연구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태고종 11대 중앙종회의원, 총무원 기획부장, 교무부장, 교육부장을 역임했다. 공주교도소 교정위원회 불교분과 위원장, 육군탄약지원사령부 및 육군부사관학교 지도법사 등 활발한 포교활동으로 법무부 장관상, 국무총리 표창, 국민포장 등을 수상했다. 
 

[1373호 / 2016년 12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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