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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재를 시작하며

기자명 성원 스님

아이들은 내 삶의 마르지 않는 샘

 
새해에는 천진불이야기를 나누어보기로 했다. 사실 천진이 부처님이고 부처님이 곧 천진함 그 자체이다. 몇 달 전 어린이 합창단을 결성해 연습하는 몇몇 도반 사찰이 모여서 어린이합창단연합회를 결성하였다. 어린이 합창단을 통한 사찰 활성화를 기할 수 있다는데 공감하고 여러 사찰에서 시들해지는 어린이청소년법회보다는 뭔가 학습의 효과가 분명한 합창단활동을 통해 교육적 효과를 더하면서 불교적 소양과 신심을 일구자는데 뜻을 같이 했다.

부처님은 천진함 그 자체
성불은 어린 모습되는 일
얼마 전 어린이합창단도 운영
새 글이 잠시나마 쉼이 되길

처음 결성하면서 연합회이름을 무엇으로 할까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천진불어린이합창단연합회’는 어떨지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다. 놀랍게도 모두들 너무나 좋아했다. 인위성이 없는 순수한 부처님의 성품과 모습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어린이들과 온전히 하나로 인식되어 있는가보다.

성불하고자 노력하는 일은 어쩌면 우리들이 다시 때 묻지 않은 어린모습으로 돌아가는 일인지도 모를 일이다.

일요일마다 어린불자들이 도량 가득히 즐겁게 뛰어노는 모습만 봐도 마음 든든한 게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더욱 가까이 다가가보면 어른들과 함께 할 때의 여러 담소 주제들이 얼마나 부질없는지 금방 알게 되기도 한다.

어린아이들과의 만남은 그렇지 않다. 합창연습에 참석한 꼬마를 번쩍 한번 들어 올려주면 줄을 서서 모두 들어 달라고 난리다. 너무 커버려서 내가 들다 기우뚱해도 자신의 뚱뚱함을 전혀 생각하지 아니하고 마냥 우습다고 ‘깔깔깔…’. 몇 번이고 다시 들어 올려 달라고 조른다. 이제 너희들이 스님을 들어줘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하면 사지를 제각각 들고 걸리버를 들어 올리려는 난쟁이들처럼 몸부림친다.

힐링은 이런 때 되는 것 같다. 아무리 짧은 시간이지만 내가 나를 잊게 해주는 우리 천진불들은 내 삶의 용솟음치는 마르지 않는 샘물이다. 한해를 두고 어린이들과의 추억을 되새기면서 모두를 어린 시절로 되돌려 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새로운 글을 쓰면서 먼저 나 자신이 어린 불자들의 모습과 어린 시절로 돌아가 화살보다 빠르게 흘러가버리는 시간에서 내려 지쳐가는 삶의 날개를 접고 잠시나마 쉼의 시간이 되도록 하고 싶다.

우연의 일치이지만 천진불이라는 연합회의 이름도 함께 알려지게 될 것만 같아 너무 기분이 좋아진다. 1월에 부산에서 연합공연을 하기 위해 여러 사찰에서 열심히 연습들을 하고 있다. 연습하느라 어린이들이 사찰에 자꾸 몰려오면 어지간한 주지스님은 정말 권위를 자연스럽게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그들은 언제나 그들의 어린방식으로 사유하고 뛰어놀고 어울리지, 애써 어른들의 학습된 모습에 어울리려고 하지 않으니 말이다.

갑자기 글을 쓰려하니 갑자기 불쑥 한아이가 뒤에서 다가와 까칠한 삭발머리를 만지며 ‘스님은 왜 까까머리에요?’하며 고사리 손으로 머리를 문지를 것만 같다.

성원 스님 sw0808@yahoo.com
 

[1374호 / 2017년 1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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