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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소 법진스님’ 규탄 목소리 확산

  • 교계
  • 입력 2017.01.04 14:32
  • 수정 2017.01.04 15:06
  • 댓글 45

1월4일 선학원 재단 인근서 피켓시위
분원장 스님·신도, “청정승단에 먹칠”
여성단체들, “참회하지 않는 태도 문제”
 

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불교계 안팎에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선학원 분원장 스님이 주도했던 집회에는 신도들의 동참이 크게 늘었으며, 여성단체들의 집회 역시 일반 불자들이 속속 동참하면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

 분원장 스님과 신도들이 법진스님의 성추행 사건을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선학원의 미래를 걱정하는 분원장 모임(이하 선미모)은 1월4일 선학원 재단이 위치한 서울 운현궁SK허브 앞에서 법진 스님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경기지역에 위치한 선학원 분원장 스님들 뿐 아니라 사찰 신도 10여명이 함께했다. 선학원 사찰의 신도들까지 집회에 가담하면서 법진 스님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 전망이다.

이날 신도들은 ‘청정승풍 선학원에 성추행 오점 남긴 법진 스님은 석고대죄하라’ ‘성추행 사건은 선학원을 망치는 지름길’ ‘여직원 성추행이 제2의 정화불사인가’ 등 법진 스님의 성추행 사건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참회와 공직사퇴 등을 촉구했다.

집회에 참석한 A 분원장 스님은 “선학원은 그동안 다른 종단과 다르게 청정승풍을 각별히 강조해 왔고 이에 소속 스님들 또한 남다른 청정성에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왔다”며 “그런 선학원의 청정한 이미지가 다른 사람도 아닌 이사장의 범계행위로 무너졌다. 신도들에게 부끄러워 얼굴을 들수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이어 스님은 “선학원 이사회는 이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해 범계 행위의 작은 불씨라도 그냥 넘겨선 안된다”며 “이를 바로잡지 못한다면 향후 선학원 발전을 가로막는 결정적인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 참석한 선학원 소속사찰 신도 김모씨는 “스님들의 청정성을 믿었고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한때 내 자식이 선학원재단 등 불교기관에서 일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 일을 겪으면서 0그런 생각을 했던 것 자체가 소름이 끼친다. 스님들이 달리 보인다”고 분노했다.

 불교계 여성단체와 불자들의 집회.
이날 선미모 스님과 신도들의 집회가 이어진 운현궁 SK허브 건물 주변 안국역 앞에서는 불교 여성단체들이 주도하는 규탄 집회가 진행됐다. 불교여성개발원, 나무여성인권상담소, 종교와젠더연구소 등 불교계 여성단체들은 지난해 12월경 법진 스님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반성폭력불교연대 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준비위 활동의 일환으로 규탄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이날 여성단체 집회에도 불자들의  동참이 늘어났다. 처음 집회에 참석했다는 여성단체 회원 정지원(현정)씨는 “기사를 통해 사건을 접하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며 “불교계에서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된다는 생각으로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 나왔다”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정씨는 “일반사회에서도 성추행은 큰 문제다. 하물며 종교계, 특히 스님이 가해자라는 것 자체가 불자로서 너무나 충격인데 뉘우치거나 반성하는 모습은 없고 문제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듯한 모습이어서 실망만 커지고 있다”며 “하루빨리 잘못을 인정하고 댓가를 치러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옥복연 종교와젠더연구소장은 “그동안 이런 사안에서 불교계는 소극적이고 무관심했고 불교의 대외적 이미지를 생각해 빨리 덮고 넘어가길 바라는 구태의연한 인식 때문에 지금의 상황까지 오지 않았나 반성한다”며 “가해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처벌, 이를 통한 재발방지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옥소장은 이어 “여성불자들이 거리에 나와서 시위를 하고 있음에도 아무런 대응이 없다는 점이 안타깝지만, 선학원 이사회 차원에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한 만큼 범계행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며 “반성폭력연대를 최대한 빨리 출범시켜 피해자에 대한 법적·심리적 지원을 체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미모 집회현장에 나타난 1인 시위자는 소속을 "선학원"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2월부터 정기적으로 진행된 선미모 집회에는 조계종 성추문을 규탄하는 피켓을 든 1인 시위자가 매번 등장했다. 그동안 1인 시위자는 소속과 신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체 답변하지 않았지만, 이날 같은 피켓을 들고 새롭게 등장한 1인 시위자는 소속을 ‘선학원’이라고 밝혔다. 이 시위자는 ‘조계종 고위층 스님이 내 딸(비구니 자매)들 성폭행했다’는 피켓과 관련, “피해자 가족이냐”는 질문에 “아니다”고만 답할 뿐 추가질문에 대한 답변은 거부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75호 / 2016년 1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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