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지역 사찰 신도라는 한 불자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함께 신행생활을 하는 도반 3명과 새벽부터 만나 서울로 왔다”며 “선학원 이사장이라는 지위를 가진 덕망 높은 스님이 부적절한 행위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분노스럽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선미모 총무 심원 스님은 “이 자리에 모인 모두가 불제자이기에 특히 화엄성중 정근을 통해 불의를 바로 잡고자 하는 우리의 뜻을 담았다”며 “화엄성중 정근은 ‘화엄경’ 설법시 성인들을 칭송하는 행위로, 특히 세상의 나쁜 것을 지양하고 나쁜 마음이 없는 생명체와 그 세상을 보호하는 의미가 담겼다”고 취지를 전했다.
선미모는 이날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의 여직원 성추행 피소 사건에 대한 선학원 대중들의 입장’을 발표하고 법진 스님의 자진 사퇴 및 이사회 차원의 징계를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선미모는 심원 스님이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선학원 이사회에 “법적 판단과 별개로 범계행위를 조사, 징계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선미모는 “조속한 시일 내에 이 사건을 조사해 범계 사실에 대해 정관과 분원관리 규정에 의해 징계해야 한다”며 “법원에서 어떤 판단을 하더라도 범계행위를 묵과해선 안된다. 법진 스님의 개인비리를 덮기 위해 재단 구성원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법진 스님은 처음 이사장에 취임할때부터 선학원 창립정신을 계승해 청정승풍을 진작시켜 ‘제2의 정화불사’ 전개 및 계행 준수를 공언해 왔다”며 “이제는 더 이상 추한 모습 보이지 말고 본인의 말대로 모든 공직에서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창건주와 분원장들을 비롯한 선학원 대중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하루빨리 선학원의 설립정신을 회복해 선학원이 한국불교를 이끌어가는 중추역할을 할수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법진 스님으로부터 업무방해·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당한 반(反)성폭력불교연대 추진위원회 활동가도 참석해 법진 스님 성추행 사건에 대해 활동하게 된 경과를 설명하고 성명서를 낭독했다. 추진위는 성명서를 통해 “법진 스님의 활동가 고소는 불교계 성범죄 근절을 위한 자정 노력에 대한 공격이자 여성불자를 무시하고 억압하는 반여성적 행위”라며 “우리들은 이 고소사건을 반성폭력불교연대 차원에서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특히 반성폭력불교연대 추진위원회는 이날 오전 선학원 이사회 진상조사위원장 철오 스님에게 공문을 발송해 공식적으로 면담을 요청했다. 한편 이날 집회 현장 인근에서는 '조계종의 숱한 성추문엔 왜 침묵하는가' '조계종 관련단체들은 조계사 앞에 가서 조계종 성폭행 문제부터 규탄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맞불집회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76호 / 2016년 1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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