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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탐욕 참회하고 살처분 조류들 왕생발원

  • 사회
  • 입력 2017.01.16 12:34
  • 수정 2017.01.2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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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한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이하 조류독감)로 살처분됐거나 예고된 가금류가 3000만 마리를 넘어선 가운데 강화 선원사(주지 성원 스님)가 이를 위한 천도재를 봉행했다.

 강화 선원사, 가금류 천도재
1월15일, AI 매몰 처리된
닭·오리 등 영가 위로도
"근본책은 사육환경 개선"

2016년 11월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이하 조류독감)로 살처분 된 가금류가 3203만마리로 집계됐다만 마리(1월 현재)를 넘어선 가운데 강화 선원사가 닭·오리 등의 영가를 위한 천도재를 봉행했다.

선원사는 1월15일 ‘대한민국 AI 매몰 가금류 천도재 및 계란파동 정상기원 법회’를 열고 살처분으로 목숨을 잃은 가금류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특히 이날 법회는 인간의 욕심으로 사육되고 소중한 생명을 빼앗긴 가금류에 대한 참회인 동시에 시름에 빠진 양계농가에 대한 위로의 자리기도 했다.

천도재는 경내 대웅전 앞 야외에 차려진 영단에서 봉행됐다. 일반적인 천도재에서 위패가 봉안되는 자리에는 위패를 대신해 오리·닭 등 가금류의 사진과 모형이 올려졌다. 또 가금류가 좋아하는 쌀과 사료를 포함한 갖가지 음식들이 진설됐다. 천도재는 선원사 합창단의 음성공양을 시작으로 가금류 영가 축원, 반야심경, 법성게 봉독 등 약식으로 진행됐다. 동참자들은 그동안 무심코 행해왔던 살생을 참회하며 살처분 된 가금류 영가를 위로했다.

천도재에 참석한 선원사 신도는 “오늘 지낸 천도재가 살처분 된 가금류 영가와 피해 농가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길 바란다”며 “더 이상 무분별한 살처분으로 희생되는 가축들이 나오지 않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선원사는 사찰의 명물이었던 ‘목탁소리 내는 소’를 지난 2011년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해 매몰처리해야 하는 아픔을 겪은바 있다. 성원 스님은 “또 다시 반복된 매몰처분을 지켜보며 강화군 구제역 파동으로 8년 동안 기르던 ‘우보살’, ‘신우보살’, ‘광양우보살’ 등 소 3마리를 매몰할 수밖에 없었던 기억이 떠올랐다”며 “안타까운 마음에 우보살들을 묻은 자리에서 이번 천도재를 봉행했다”고 말했다. 성원 스님은 또 “갑작스런 살처분 확대로 양계농가들은 막대한 타격을 입었고 소비자들은 계란값이 치솟아 장바구니 경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하루 빨리 니번 사태가 진정돼 양계농가와 소비자들이 어려움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선원사는 AI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연구 중에 있다. 동물에게 연잎으로 만든 사료를 먹였을 때 면역력이 강해진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연가루가 섞인 사료로 닭을 사육하고 있다. 성원 스님은 “늙어서 더 이상 알을 낳지 못하는 노계 200마리에게 지난 6년간 연잎으로 가공한 사료를 먹이며 변화를 관찰한 결과 처음엔 알을 낳지 못하던 닭들의 60% 이상이 50여일 만에 다시 알을 낳기 시작했다”며 “현재와 같은 집단 사육 시스템을 개선해 사육밀도를 낮추고 사료의 질을 높여 가금류의 면역력을 강화 시키는 것이 AI확산을 방지하는 근원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선원사는 연을 활용한 음식개발과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부터는 지역 종교계와 손잡고 김포강화연연구회를 발족해 연개발 및 보급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성원 스님은 “연구를 통해 연 효능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유통하고 강화와 김포지역에 연재배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농촌경제활성화와 전국민의 건강에 기여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377호 / 2017년 1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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