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년간 스님들의 다비의식을 총괄해 온 유재철 동방문화대학원대 교수는 “화장의 수요는 증가하지만 지역 이기주의로 인해 새로운 화장장 건설은 사실상 어려운 상태”라며 “시범적으로 신도들을 대상으로 사찰 다비장을 적극 활용한다면 화장시설 부족현상을 일정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 교수에 따르면 성철, 법정, 지관 스님 등의 다비식을 통해 일반 장례식장이나 화장터가 아닌 사찰에서 다비로 장례를 치르기를 원하는 신도들이 적지 않다. 불자들을 위한 사찰 다비가 활성화 된다면 불교계가 장례문화를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감소세가 뚜렷한 신도확보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유 교수는 강조했다.
손보영 동방문화대학원대 교수는 사찰 다비장의 경우 일반 화장장 건립에 비해 법적 요건이 쉽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손 교수는 “사설화장시설은 지역주민의 반발도 문제지만 제한 규정이 많아 건립에 어려움이 있는 반면 사찰 다비장은 이렇다 할 규정이 없다는 점에서 용이하다”며 “이 점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소규모의 사찰 다비장을 많은 곳에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찰 다비장은 공익적 목적이라는 점에서 건립비용의 일부를 정부 혹은 지자체로부터 지원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손 교수의 분석이다.
손 교수는 또 사찰 다비장이 장기적으로 사찰 재정확충에 크게 기여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손 교수는 “다비 이후 고인에 대한 천도의식을 비롯해 재의식 등을 정기적으로 진행할 경우 고정된 신도가 확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찰재정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376호 / 2016년 1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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